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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배춧값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2-09-21 19:55:0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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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한국인의 소울 푸드다. 먹거리가 변변하지 않던 시절에는 겨우내 먹는 반찬이었다. 과거엔 1년 내내 두고 먹다 보니 김장철이면 집집마다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김치를 담갔다. 김장하는 날은 온 동네 잔칫날이었다. 이웃끼리 김장품앗이도 했다. 이런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김장을 하거나 직접 김치를 담가먹는 가구는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야식으로 먹는 컵라면과 김치 맛은 일품이다. 무궁무진한 맛의 조합을 연출한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재배기간이 석 달가량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손쉽게 경작할 수 있다. 봄배추는 전남과 충남의 비닐하우스에서 자라 4~7월에 시장에 나온다. 강원도 고랭지에서 자란 여름배추는 10월까지, 김장배추(가을배추)는 10~12월 전국적으로 공급된다. 해남 등지에서 자란 겨울배추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이어진다. 요즘 식당에 가서 배추 김치를 찾기 힘들다. 일부 가게에선 별도 주문 비용을 받기도 한다. 이는 기상악화로 여름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올핸 농약·비료·유류비 등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인건비 상승 등도 소비자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이달 중순(11~19일) 배추 도매가격(서울 가락시장 기준)은 포기당 8992원으로 이달 초(7009원)보다 28.3% 올랐다.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포기당 1만171원으로 9월 초보다 27.3% 상승했다. 앞서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추석 전 3주간 배추 총 1만t을 시장에 조기 공급했다. 그래도 예년과 달리 추석 이후 가격이 더 올라 수급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수확을 앞둔 배추에 무름병이 확산하고 있다니 걱정이다.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자 포장김치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몰과 대형마트에서는 포장 김치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치 속 재료로 들어가는 무, 당근 가격은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4인 가구의 김장 비용(33만5840원)이 5년 전보다 30% 넘게 올랐다고 한다. 올해는 김장을 일찌감치 포기한 가정이 많다.

배추 무 대파 등은 서민들의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이다. 정부가 이들 품목의 가격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김치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세상은 아쉽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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