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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도 칼럼] 네옴시티와 행복도시

사우디 실세 빈 살만 주도, 리야드 엑스포 쌍끌이 전략

미래의 싹 틔우려는 부산, 공존과 나눔 공감대 형성…내년 11월 유치 성공 결실을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2-09-12 18:52:3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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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놓은 친환경 미래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황무지 2만6500㎢를 주거 산업 관광이 어우러진 스마트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인 사우디 경제의 대전환을 꾀하고자 제시했다. 2030년까지 총사업비 5000억 달러를 투입하며 첨단 산업도시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 주거와 업무 중심 직선 도시인 더 라인으로 이뤄진다. 그리스어로 ‘새롭다’란 네오(NEO)에 미래를 의미하는 아랍어 무스타크발의 첫 글자 M을 합쳐 네옴(NEOM)이라 했으니 네옴시티는 새로운 미래도시라 하겠다.

빈 살만 왕세자는 네옴시티에 ‘나만의 피라미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사우디를 이끄는 그는 2017년 왕위 계승 1순위자가 됐다. 형제 간에 왕위를 이어가던 관례를 깨고 32세에 사우디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권력 입지를 다지고 국민을 설득할 ‘한 방’이 필요했던 그는 ‘사우디 비전 2030’을 마련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의 오일머니로 탈석유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야심작이다. 그 핵심 프로젝트가 네옴시티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가운데 더 라인의 청사진이 지난 7월 26일 나왔다. 사막 위 거울 같은 외벽을 가진 직선 도시다. 길이 170㎞, 높이 500m, 너비 200m 규모로 자동차와 탄소 배출이 없으며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친환경 스마트 도시다. 더 라인에만 당초 네옴시티 전체 예산의 배인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1300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배 수준이다. 말로만 그친 게 아니다. 지난달 30일 네옴시티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나르 알모니프 부사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글로벌인프라협력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 정부 지원과 한국 기업 참여를 요청했다. 다음 달 말이나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한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옴시티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이는 건 당연하다. 천문학적인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친환경을 표방한 반환경적 토건 사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무엇보다 왕정 국가의 1인 리더가 주도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얻어내기가 만만치 않지 싶다. 당장 지난 5년간 구상 단계에서 잦은 계획 변경 등 불안한 징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에게 네옴시티는 기회이자 위기다. 제2 중동 건설붐이 기회라면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국이란 점에서 위기다.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 엑스포를 유치해 ‘비전 2030’의 성공을 과시하려 한다. 리야드와 네옴시티 쌍끌이 전략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엑스포 유치를 선언한 빈 살만 왕세자는 ‘변화의 시대, 예측된 내일로 지구를 이끌다’란 주제로 유치전을 지휘하고 있다. 2030년 10월 1일부터 2031년 4월 1일까지 리야드에서 엑스포를 열겠다는 야망이다. 2032년은 사우디 건국 100주년이다.

우리 정부 대표단이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기구(BIE)에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계획서를 공식 제출함에 따라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떠오른 사우디와 차별화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왜 대한민국이고, 부산이어야만 하는가를 설득하는 일이다.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로 기후위기 대응 및 녹색경제 전환, 인간 중심 기술의 구현에 앞장서는 디지털 강국이 대한민국이다. 피란수도에서 유라시아 관문도시로, 다시 그린 스마트 도시로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줄 대표적인 도시가 부산이다. 인간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지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싹을 부산에서 틔우자는 것이다. 2030년은 유엔기후협약에 따른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의 기준이 되는 해다.

그래서 만든 것이 6대 차별화 포인트다.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탄소중립 엑스포, K콘텐츠를 활용한 문화 엑스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한 열린 엑스포, AI 로봇 드론 6세대이동통신을 동원한 신기술 엑스포, 개발도상국을 껴안는 함께하는 엑스포, BIE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록 엑스포다. 이를 바탕으로 엑스포를 유치해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 부산은 대한민국이 고루 잘사는 균형발전 버팀목으로 거듭 나려는 것이다.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고, 희망이 차곡차곡 쌓이는 행복도시 부산의 미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과 부산은 6조5000억 원을 투입해 61조 원의 경제효과를 거두는데 만족하지 말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소외보다 공존, 배제가 아니라 나눔을 우선하려는 노력이 내년 11월 170개 BIE 회원국으로부터 엑스포 유치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정상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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