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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또 건드리고 마나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22-09-08 19:46:1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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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추석이다. 본능 같은 귀성이 어제부터 시작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로 최대10시간 걸릴 것이라고 한다. 10시간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이 걸려도 하고 싶은 게 귀성이다. 사람 사는 곳에 귀성은 필연적이다. 보다 살기 좋은 곳을 찾아 고향을 떠나 타지를 유랑해온 게 인간의 역사여서다. 우리나라만큼 명절 귀성인구 비율이 높은 곳도 드물다. 이번 추석연휴 때 전체 인구의 58%에 달하는 3017만 명이 이동한다고 한다. 다수가 귀성객이다.

귀성객이 많은 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지방민이 갈수록 늘어나서다. 청년의 이동이 두드러진다.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2016~2020년 부산에서 수도권으로 옮긴 청년(20~34세)은 4만2327명이다. 이 기간 전체 청년 유출 인구의 95.7%에 달한다. 이동 사유는 대부분 취업과 대학 입학이다. 청년의 수도권 집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산을 포함한 지방의 공통 현상이다. 익히 아는 사실을 새삼스레 거론하게 만든 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방민의 수도권 쏠림을 막으려면 “20대 대기업의 본사나 공장,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 등 주목을 끌 만한 주요 대학, 특목고를 함께 지방으로 내려보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내에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실 인식과 대책은 옳다. 현재 주요 기업의 70% 이상이 본사를 수도권에 두고, 명문 대학의 다수가 서울에 있으니 타당한 해법이라 하겠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지난 대통령선거 기간 윤석열·이재명·안철수·심상정 등 모든 후보가 ‘서울대 이전’에 반대했다. 서울대 관련 인사들의 저항을 의식해서다. 대신 지방 거점대학 육성 등 대안을 내놓았다. 국립대인 서울대 이전을 이렇게 보는데, 정부 입김이 덜 미치는 사립대 이전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대선 출마를 중도 포기했지만, 김동연 경기지사가 제3지대 독자 출마를 선언하면서 관련 공약을 내거는 등 그런 시도를 하려는 이가 있어서다. 그는 “서울대 학부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서울 소재 사립대가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과세 특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의 생각은 이와 유사하다.

우리 현실은 이 장관의 생각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수도권 쏠림에 따른 지방 인구 감소로 국가 소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처럼 성급히 제시했다가 여론 반발에 밀려 철회하는 정책 추진은 안 된다. 그러기에는 수도권 쏠림 폐해가 너무 심각하다.

이경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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