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책임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2-09-07 19:45:2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미국 서부 자이온 국립공원에 ‘앤젤스 랜딩(Angels Landing)’이란 유명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이름에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듯 천사들이 다니는 길이라면 인간이 접근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 앤젤스 랜딩은 굉장히 위험하다. 보통 절벽을 상상하면 깎아지른 낭떠러지는 길의 한쪽에 있다. 반면 앤젤스 랜딩은 폭 1m도 되지 않는 좁은 등산로 양쪽으로 천 길 낭떠러지가 펼쳐져 고소공포증이 심한 사람은 네발로 기어간다. 누군가는 면도날 위를 걸어가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영남 알프스의 신불산 칼바위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앤젤스 랜딩 입구에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커다란 경고판이 서 있다. 이 코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설명해 놓았다. 그러면서 2004년 이후 6명(2015년 4월 기준)이 떨어져 죽었다고 겁을 준다. 그런데 그 경고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사망자 숫자가 아니다. ‘당신의 안전은 당신 책임이다’고 적은 부분이다. 앤젤스 랜딩에는 각종 안전 장치가 확실하게 설치돼 있다. 다만 아무리 안전 장치가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자기 목숨은 스스로 지키라는 뜻이다. 이런 모습은 미국 국립공원이나 주립공원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위험한 장소에는 당연히 안전 장치가 있지만, 그 이상은 방문객 스스로 조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미국의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나 행정기관이 안전 장치를 설치할 뿐만 아니라 강하게 통제하면서 안전 전체를 책임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름 해수욕장 개장철의 안전 관리다. 익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영 가능 구역을 설정하고 전문 인력을 촘촘하게 배치해 감시한다. 덕분에 시민은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올해 부산의 해수욕장에서는 4년 만에 익사자가 없었다.

지난 5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를 덮쳤다. 국가 전체가 비상 상황에 들어가 대비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유튜버들이 셀카봉을 들고 개인 방송을 해 전 국민의 비난을 받았다. 한 유튜버는 안전 장비도 없이 한 손에 셀카봉을 들고 마린시티의 위험 지역으로 갔다가 벽을 넘어온 대형 파도에 휩쓸렸다. 그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다른 유튜버와 BJ도 바닷가 곳곳에서 경찰과 안전 요원의 감시를 피해 개인 방송을 했다. 만약 이들에게 사고가 났다면 누가 책임지나. 앤젤스 랜딩의 경고판이 답을 말해준다. ‘당신의 안전은 당신 책임이다’.

김희국 신문국 에디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근교산&그너머 <1308> 전남 장흥 억불산
  3. 3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4. 4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5. 5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6. 6“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7. 7'재개발 통행로 실종' 막을까
  8. 8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9. 9[이병주 타계 30주기…새로 읽는 나림 명작] <11> ‘쥘부채’
  10. 10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1. 1“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2. 2"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3. 3尹대통령 지지율 3%p 오른 32%…"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57%
  4. 4이상민 해임건의안 본회의 보고 사실상 무산
  5. 5北 이달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핵실험 계획 공개 가능"
  6. 6대통령 집무실·전직 대통령 사저 반경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
  7. 7여야 예산안 합의 불발…법정시한 내 처리 미지수
  8. 8박영선 분당 가능성 또 언급
  9. 9‘메가시티 프리미엄’ 사라졌다, PK사업 예산 35조 날릴 판
  10. 10朴시장 공약 ‘15분도시’ 예산 줄삭감…하하센터 조성사업 28억 전액 깎여
  1. 1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2. 2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3. 3'재개발 통행로 실종' 막을까
  4. 4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5. 5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6. 6“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7. 7에어부산, 부산~삿포로 2년9개월 만에 운항 재개
  8. 8외국인, 올 상반기 부산에서 482만6000㎡ 토지 보유
  9. 9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초읽기…정부, 발동 준비 착수
  10. 10경제 9분기 연속 성장세...소상공인 체감경기 2달 연속 악화 왜?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3. 3민간사회안전망운동 양덕2동위원회, 김장김치로 사랑 나눠요
  4. 4고속도로 달리던 택배차, 작업 인부 들이받아 2명 사망
  5. 5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징역 15년 구형
  6. 6김해시 투자 유치 ‘대박’…지역 경제활성화 청신호
  7. 71달 만에 또 숙취운전... 부산경찰 직원 직위해제
  8. 8부산 울산 경남 아침 어제보다 더 추워...낮 4~9도
  9. 9“양산 증산에 아울렛 유치…지역 상권 살리겠다”
  10. 10용돈 못 받아 홧김에…60대 노부 폭행한 30대 아들
  1. 1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2. 2폴란드, 아르헨티나에 지고도 토너먼트 진출...호주도 16강 행
  3. 3[조별리그 프리뷰] 이변의 연속 일본, 스페인 꺾고 죽음의 조 통과할까
  4. 4대표팀 호날두 페널티킥 주의보..."혜택 논란 일 정도로 천재적"
  5. 5불명예 기록 줄줄이…카타르 쓸쓸한 퇴장
  6. 6네덜란드 vs 미국, 잉글랜드 vs 세네갈 16강 격돌
  7. 7벤투 감독 빈자리 코스타 수석코치가 메운다
  8. 8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2월 2일
  9. 9NC, FA 노진혁 보상선수로 안중열 지명
  10. 10'좌완 112승' 차우찬, 롯데서 마지막 불꽃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항재개발 성공은 부산시장에 달렸다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새로운 10년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얼짱 축구선수
중국 ‘백지 시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엑스포 승부수 될 ‘부산 이니셔티브’ 진정성 보여야
‘메가시티 예산’ 35조 원 균형발전 위해 부울경으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