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수출입국사증 비용 150달러, 인천~심양 간 왕복 항공료 290달러, 북조선 사증 비용 160달러, 심양~평양 간 왕복 항공료 459달러. 재미교포인 김동수 미국 버지니아주 노폭주립대 교수가 2015년 평양을 방문하는데 든 비용 목록이다. 그는 우리 돈으로 모두 130만 원가량 들었다며, 이를 “분단비용”이라고 했다. 분단비용은 남북한 분단에 따른 대결과 갈등으로 발생하는 유·무형의 비용을 말한다. 유형 비용은 올해 기준으로 54조6112억 원에 달하는 국방비가 대표적이다. 여기다 이산가족 애환, 이념대립 혼란 등 사회적, 심리적 무형 비용까지 고려하면 추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다. 김 교수가 지불한 분단비용은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분단비용을 어림할 수 있는 근거는 통일비용이다. 통일비용은 남북한이 체제를 통합해 안정된 상태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분단비용은 통일비용을 능가한다. 1948년 남북한에 각각 독립 정부가 수립된 지 70여 년이 흘렀지만 분단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분단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일비용은 통일이 완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드는 비용이라 분단비용에 미치지 못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5년 박근혜 정부가 ‘통일대박론’을 발표한 직후 통일비용을 4657조 원으로 추산했다. 따라서 분단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이 든다고 보면 된다. 분단비용은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상징한다.
우크라이나가 한반도와 같은 처지에 놓일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정부 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1953년 휴전 이후 종전에 이르지 못한 한반도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오늘로 개전 6개월을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비용은 414조 원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올해 예산(604조 원)의 68.5%에 달한다. 사상자는 15만여 명, 피란민은 1300만여 명 발생했다. 문제는 인적 물적 손실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제2의 한반도로 변해가는 우크라이나의 참담한 현실이 눈물겹다.
한반도 분단의 근본원인은 미국과 옛 소련의 냉전이다. 그래서 한반도 분단 해소의 책임도 미국과 러시아, 6·25전쟁 당사국인 중국 등 주변 강대국에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이 근본원인인 만큼 사태 해결의 책임 또한 두 나라에 있다. 생명을 희생해가며 패권을 다투는 반인륜적 행위는 당장 끝내야 한다.
이경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