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23일부터 9월 1일까지 맹위를 떨친 태풍 ‘루사’로 246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고 5조 원의 재산 손실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안겨줬던 태풍이었다. 특히 무서운 건 호우였다. 강원 강릉에 1시간 동안 자그마치 80㎜가 내렸고 일일 강수량은 898mm에 달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태풍은 2003년 9월 6일~14일 발생한 ‘매미’다. 아이가 날아갔을 정도로 강한 바람이 특징이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130명이 사망·실종됐으며 이재민 6만여 명이 발생했다. 가옥 9000여 채가 파괴됐으며, 피해액은 4조 7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부산항의 높이 80m 골리앗 크레인을 무너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이런 이유로 미리 태풍의 특성을 파악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만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먼저 태풍이 크게 발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다. 발생 해역의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어 북상하는 태풍의 세력이 강해진다. 특히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해수 온도가 높아서 태풍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주변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이다. 특히 늦여름부터 초가을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통로를 만들어 준다. 또 초가을이 되면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서 태풍과 기온 차이가 커져 한반도에 강력한 대기 불안정이 형성된다.
올여름에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8월에 라니냐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한 기상 이변으로 평년보다 많은 25개 정도의 태풍이 발달해 우리나라에 4개 정도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매년 반복되는 자연 재난인 태풍의 발생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렇지만,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대비한다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 부산해양경찰서는 16개 기관이 포함된 지역해양 수색구조기술위원회를 운영해 유관 기관과 상호 공조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사고다발해역을 사전점검하고 고위험군 선박 안전관리카드를 작성해 비상시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또한 기상불량시 부산항 선박대피협의회를 개최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연례적으로 태풍 관련 위험해역인 영도 봉래동 물양장에서 선박이 집단 표류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부산해경은 3단계 감시체계를 구축해 대비하고 있다. 1단계로 선주간 계류질서를 확립해 표류 피해를 사전 차단하고, 2단계로 예부선선주협회·부산해경서 간 현장상황 공유망을 구축해 사고대응 신속성을 강화한다. 3단계로 해수청·해양환경공단·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 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협업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부산해경 관내 7개 파출소는 태풍 특보가 있으면 원거리 조업선 및 지역어민들을 대상으로 태풍 정보를 제공하고 조기 피항을 유도한다. 이에 더하여 항·포구 육상 순찰을 통해 안전펜스 등 시설물을 점검하고 유선 및 수상레저사업장 등에 대한 태풍 대비 사전 점검도 실시한다.
하지만 국가기관의 대비 활동도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을 때 효과적인 예방과 최소한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어민들은 태풍 예보를 접하면 배를 안전한 항구 쪽으로 대피시킨 후 단단히 결박시켜 태풍으로 인한 침수나 파손에 대비해야 한다. 태풍이 완전히 지나가기 전까지 가능한 출항을 자제하고 언론매체나 기상청을 통한 태풍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 태풍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어느 정도의 피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위험한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경찰과 국민이 함께 대비해 태풍 피해 없는 즐거운 여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