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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기후위기는 세대 문제다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7-24 18:52:4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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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 세대 사이에서 이런 말들이 떠돌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출생으로 멸망하기 전에, 지구가 기후위기로 멸망할 것 같다.” 그에 더해 기후 우울증도 퍼지고 있다. 지구가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도달하고 있어 더 이상 미래는 없다는 관념에서 오는 우울이다. 나아가 청년 세대 사이에는 반출생주의라는 것도 나타나고 있다. 지구가 최소한의 생태계라도 유지하려면, 더 이상 인간이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기후위기는 세대 문제라는 것이다. 저출생 쇼크는 지금의 기성세대가 아니라 지금의 청년 세대 또는 유소년 세대가 입게 되는 피해다. 연금 고갈, 경제 붕괴, 양극화, 지방소멸, 노년 세대 부양 가중 등은 지금의 ‘아이들’이 고스란히 짊어질 미래다. 기후위기 또한 다르지 않다. 기후가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돼 절망적인 피해가 시작되는 것 또한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당장 작년과 올해 전 세계 기후는 극단적인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남극은 사상 최고 기온인 20℃ 이상이 관측되기도 했다. 기록적인 유럽의 폭염 등에 유엔 사무총장은 이제 “공동대응 또는 집단자살”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대규모 산불로 호주 생태계는 치명적으로 파괴되었고, 해수 온도 상승으로 산호초 지대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의 기후정책에 따르면 2045년이 되기 전에 지구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상승한다. 또한 이대로 계속 진행될 경우, 2100년 되기 전에 지구 온도는 4도 상승한다. 2도 상승 시 산호초는 멸종하며, 상당수의 생물종이 절반 이상 사라진다.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며 전 세계 감염병 전파, 가뭄, 식량 부족이 심화된다. 우리의 아이들은 상당수 동식물을 공룡처럼 동화책에서나 보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기후학자 모집 라티프는 그의 책 ‘핫타임’에서 “지구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기후변화 같은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한다. 나아가 지구 온난화를 멈추려는 노력은 “세대 간 정의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괴멸적인 피해를 입는 건 미래 세대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티핑 포인트, 즉 어떤 한계를 넘어선다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 있다”고 말한다. 모집 라티프를 비롯한 기후학자들에 의하면, 인류는 지금 그 ‘티핑 포인트’ 근처까지 왔다.

사실, 나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기후 문제에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보다 중요한 다른 문제들이 더 많다고 믿기도 했고, 인생 문제를 고민하다 보니 기후 문제를 깊이 들여다볼 여력이 없었던 듯하다. 그런데 이제는 정말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때가 왔다고 느낀다. 내 개인적인 삶에서도 그렇고, 인류나 미래 세대의 관점에서도 그렇다.

물론,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미미하다. 일회용품 소비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정도의 일일 테고, 그런 일 하나하나가 지구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거의 없을 것이다. 모집 라티프도 핵심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는데, 개인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인다고 해봐야 전반적인 에너지 절약이나 자동차 덜 타는 것 정도 외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시민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다면, 정부를 움직일 수 있고, 세계를 움직일 수도 있을 거라 믿는다. 결국 나라와 인류를 구성하는 건 개개인의 인간이고 시민이기 때문이다. 또한 작은 일상생활에서부터 탄소 발자국을 줄여나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미래 세대에게는 생명의 길이 될 수 있다.

지금껏 기성세대들은 얼마나 청년 세대가 자신들에게 빚졌는지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전쟁에서 낙동강 전선과 서울을 지켜내고, 산업화에 한 몸 바쳐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독재정권과 맞서 싸워 민주화를 이루어낸 이야기들이다. 그런 이야기들은 모두 값지고 중요한 역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기성세대는 미래 세대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기도 하다. 그 빚은 미래 세대가 살아갈 터전의 돌이킬 수 없는 붕괴다.

정지우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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