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반문(反文) 만으론 안된다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22-07-20 19:43:46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싫어하면서도 닮는다고 했던가? 청와대 마지막 출입기자이자 용산 대통령실 첫 출입기자로서 두 정권의 마지막과 처음을 가까이서 보게 됐다. 두 정권은 ‘극과 극’이지만 독선과 불통의 그림자가 보인다는 점에서 묘하게 닮았다.

임기 말까지 지지율 40% 선을 유지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임기 시작 두 달 만에 40%대가 무너진 윤석열 대통령. 소통이 부족했던 문 전 대통령과 소통이 과해서(?) 오히려 혼선을 낳은 윤 대통령. 뭐가 더 문제일까.

‘용산 시대’의 상징이 된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은 윤석열 정부의 소통의 변화를 확연히 보여준다. 미국 일본에서나 보던 도어스테핑은 그야말로 신선한 파격이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를 출입하면서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본 것은 세 번의 기자 간담회와 해외 순방 당시 풀 취재가 전부였다. 청와대가 아닌 ‘춘추관 출입기자’라는 자조 속에 1년을 보냈고, 직접 청와대 녹지원을 밟아본 것도 단 한 번에 불과했다. 그렇게 만나기 힘들었던 대통령과 매일 마주하고 질문을 할 수 있다니 정말 엄청난 변화였다. 취재진으로선 매일 아침 일용할 양식(뉴스거리)이 제공되니 어찌 반갑지 않으랴. 그런데 그렇게 ‘가슴 설레는 시간’이 ‘가슴 졸이는 시간’으로 바뀌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답변과 태도가 몇 차례 논란이 되면서 결국 도어스테핑이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출입기자들의 관심사가 됐다. 코로나19 확산에 잠정 중단됐던 도어스테핑은 하루 만에 재개됐지만 분위기는 과거에 비해 사뭇 달라졌다. 6~7개에 달하던 질문 개수는 2개 정도로 줄었고, 민감한 답변은 회피하기 시작했다.

소통하겠다고 나선 도어스테핑에서 불통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안 하느니만 못 할 수 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엔 답하지 않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해서는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없다. 비판에는 귀 막고 자화자찬만 한다고 문 정부를 얼마나 비판했던가.

소통의 언어도 매우 중요하다. “전 정권은 잘했느냐” “9급이라 미안” 등의 언급은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세계적 물가 상승, 금융 불안 등 초유의 복합 위기를 맞았는데 정부 출범 석 달도 안 돼 개국공신인 윤핵관 내부 불화설 등 권력투쟁이 연일 지면에 오르내리는 상황도 반갑지만은 않다.

정권 출범 100일이 다가온다. 그럼에도 국민에게 윤 정부의 상징적인 개혁 방향이나 임기 5년의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나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의 진실을 찾고 지난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만 이슈로 떠올라선 곤란하다.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에 “그럼 전 정부는 공채했느냐”고 억울해하기만 할 일이 아니다. ‘내로남불’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공정과 상식’으로 국민의 마음을 샀던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정확히 읽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

현재 위태로운 지지율 30% 선이 무너지면 앞으로 어떤 정책도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민생에 올인’한다고 했지만 동력은 희미하고 기대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여권 내부에선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 의중을 꿰뚫고 치고 나갈 참모가 없는 게 문제라고 하고, 일부에선 부처 장관들이 제대로 일을 안 해서라고 한다. 어찌 됐든 당정이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한 몸처럼 치고 나가야 할 것이다.

‘촛불 혁명’으로 집권한 민주당 정부가 5년 만에 국민에게 외면받은 이유를 정부 여당은 곰곰이 되짚어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반문(반문재인)’을 내걸었지만 똑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한다. 문재인을 넘어서야지 ‘반문’에만 갇혀선 안 된다.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것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는 여당 대변인의 쓴소리는 여전히 곱씹어볼 만하다.

정유선 서울정치부 차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근교산&그너머 <1308> 전남 장흥 억불산
  3. 3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4. 4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5. 5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6. 6“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7. 7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8. 8[이병주 타계 30주기…새로 읽는 나림 명작] <11> ‘쥘부채’
  9. 9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10. 10'재개발 통행로 실종' 막을까
  1. 1“안전운임제 폐지 검토” 尹, 압박수위 더 높였다
  2. 2"정치파업 악순환 차단" 벼르는 정부…노정관계 시계제로
  3. 3尹대통령 지지율 3%p 오른 32%…"도어스테핑 중단 책임" 57%
  4. 4이상민 해임건의안 본회의 보고 사실상 무산
  5. 5北 이달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핵실험 계획 공개 가능"
  6. 6여야 예산안 합의 불발…법정시한 내 처리 미지수
  7. 7대통령 집무실·전직 대통령 사저 반경 100m 이내 집회·시위 금지
  8. 8박영선 분당 가능성 또 언급
  9. 9‘메가시티 프리미엄’ 사라졌다, PK사업 예산 35조 날릴 판
  10. 10朴시장 공약 ‘15분도시’ 예산 줄삭감…하하센터 조성사업 28억 전액 깎여
  1. 1양정자이 100% 완판…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 희망되나
  2. 2경남 중견업체도 무너졌다…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
  3. 3정부 ‘백기투항’ 요구…40분 만에 결렬, 원희룡 “정유·철강도 언제든 발동” 경고
  4. 4전국 주유소 휘발유 8일분 남았다(종합)
  5. 5'재개발 통행로 실종' 막을까
  6. 6“균형발전 촉진” 먼저 온 금융공기업 ‘산업은행 부산행’ 웰컴
  7. 7에어부산, 부산~삿포로 2년9개월 만에 운항 재개
  8. 8정유업계 '업무개시명령' 초읽기…정부, 발동 준비 착수
  9. 9외국인, 올 상반기 부산에서 482만6000㎡ 토지 보유
  10. 10경제 9분기 연속 성장세...소상공인 체감경기 2달 연속 악화 왜?
  1. 1해운대구서 70대 대리기사가 몰던 차량 연이은 충격으로 전복
  2. 2경남지사 “내년 부·경 행정통합 여론조사”
  3. 3고속도로 달리던 택배차, 작업 인부 들이받아 2명 사망
  4. 4민간사회안전망운동 양덕2동위원회, 김장김치로 사랑 나눠요
  5. 5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징역 15년 구형
  6. 6김해시 투자 유치 ‘대박’…지역 경제활성화 청신호
  7. 71달 만에 또 숙취운전... 부산경찰 직원 직위해제
  8. 8부산 울산 경남 아침 어제보다 더 추워...낮 4~9도
  9. 9“양산 증산에 아울렛 유치…지역 상권 살리겠다”
  10. 10용돈 못 받아 홧김에…60대 노부 폭행한 30대 아들
  1. 1단 한번도 없던 조합으로, 또 한번의 기적에 도전
  2. 2폴란드, 아르헨티나에 지고도 토너먼트 진출...호주도 16강 행
  3. 3[조별리그 프리뷰] 이변의 연속 일본, 스페인 꺾고 죽음의 조 통과할까
  4. 4대표팀 호날두 페널티킥 주의보..."혜택 논란 일 정도로 천재적"
  5. 5불명예 기록 줄줄이…카타르 쓸쓸한 퇴장
  6. 6네덜란드 vs 미국, 잉글랜드 vs 세네갈 16강 격돌
  7. 7벤투 감독 빈자리 코스타 수석코치가 메운다
  8. 8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2월 2일
  9. 9NC, FA 노진혁 보상선수로 안중열 지명
  10. 10'좌완 112승' 차우찬, 롯데서 마지막 불꽃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항재개발 성공은 부산시장에 달렸다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새로운 10년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얼짱 축구선수
중국 ‘백지 시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엑스포 승부수 될 ‘부산 이니셔티브’ 진정성 보여야
‘메가시티 예산’ 35조 원 균형발전 위해 부울경으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