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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15분 도시와 공공디자인

부산 15분 도시 조성 위해선 공공디자인 역량 강화 필요

지자체·시민 인식 개선하고 훌륭한 인재·자원 확보해야

  • 강필현 부산디자인진흥원 원장
  •  |   입력 : 2022-07-12 20:02:2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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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의미에서 과학, 기술 분야는 보편적 진리와 법칙을 발견하고 인문 분야는 인간의 근원적 문제에 관해 탐구한다. 디자인 분야는 효과를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디자인 분야의 역할은 사회의 진보과정에서 확장·발전하고 있다. 20세기까지 디자인 분야는 주로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를 충족시켜 시장경쟁에서 기업의 승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데 집중됐다. 영국은 1915년 디자인산업 협회를 설립해 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 진흥정책을 시작했다. 대한민국도 산업 부처에서 총괄하며 1970년부터 디자인 진흥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지속가능한 진보를 위한 가치를 추구한다. 사회의 진보과정에서 디자인 분야의 역할도 개인의 만족을 넘어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며, 나아가 지구환경의 생태계 문제해결까지 참여한다. 영국은 DOTT(Design of the time)프로젝트를 2007년에 도입해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지속 가능하게 증진시킬 수 있는 공공기반, 공공서비스, 사회 공동체의 연대, 자연환경의 보존과 회복을 포함하는 공공디자인 정책을 진행한다.

현재 선진사회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역할은 ‘부산 시민이 행복한 15분 도시’(이하 15분 도시)를 위한 공공디자인과 연계된다. 필자는 15분 도시와 공공서비스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공공디자인의 최우선 역할로 생각한다.

15분 도시를 위한 디자인의 첫 번째 과제는 공동체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연대를 이끌어내 상호 만족하는 공공의 가치를 발견한 뒤 공공디자인에 참여하는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즉 15분 도시의 공공디자인 과정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역량과 자산으로 축적돼야 한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6월 부산디자인진흥원과 함께 복합환승역인 ‘연산역’ 이용 시민과 함께 이동 안내 안전 Barrier-free(무장애) 역사 공간 등의 공공디자인 개선을 위한‘부산시민공감디자인단’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선 사용자 중심의 문제해결 디자인이 진행된다.

다음으로 공무원, 디자이너 등 공급자의 역량과 수요자의 요구수준을 높이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 사회의 진보를 위한 디자인 단계에서는 사회운영체계 즉 지방정부와 사회구성원의 디자인 인식과 활용역량이 디자인투자와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스페인의 빌바오 도시재생은 30개 지역의 주민 대표로 구성된 ‘빌바오 메트로폴리 30’과 실행기구인 ‘빌바오리아 2000’의 관·민·전문가 협업 시스템이 작동해 1조700억 원의 투자를 성공시켰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부산인재개발원에 공공디자인, 공공정책·서비스디자인, 도시브랜드 관련 공무원 교육과정을 제안해 2023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민디자인 아카데미’ 등 공공디자인 경험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이 모여 공공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유발되면 부산 시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 지속 가능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부산 시민과 국제 사회가 열광할 수 있는 최고 디자인을 제공하기 위한 자원과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두바이의 사디야트 문화지구에 구겐하임, 루브르 박물관 등의 이름과 콘텐츠를 대여받는 등 8개의 대형 박물관과 미술관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있다. 여기에 프랭크 게리, 노먼 포스터, 쟝 누벨, 안도 다다오, 자하 하디드 등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뮤지엄 시티를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아마 18억여 명의 무슬림들이 우선 잠재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대자본이 투입된 성과가 지역사회를 형성해온 사회구성원의 행복과 어떠한 인과 관계를 갖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와 비교해 핀란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바 알토(1898~1976)를 국민 영웅으로 배출했다. 알토가 1933년 디자인한 결핵 요양원은 그를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반열에 올려놓았다. 핀란드는 지금도 세계가 인정하는 디자이너들을 배출하고, 시트라 연구소 등과 함께 선도적인 공공디자인 정책을 확대해 시민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상징적인 결과로 올해 발표된 ‘2022 세계 행복보고서’ 행복지수 1위 국가가 핀란드다. 15분 도시 부산의 역사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서 부산이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세계가 존경하는 디자이너를 배출해, 부산 공공디자인의 자원과 시스템 확보를 중요한 과제로 고민해야 한다.

연간 부산에서 육성하는 디자인대학교(원) 재학생은 8800여 명으로 대한민국의 디자인과 재학생의 약 11%를 차지한다. 지금까지 논의한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공디자인은 15분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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