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 준공된 벡스코가 그 해 9월 부산국제모터쇼와 함께 개장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 세월이 훌쩍 흘렀다. 같은 해 12월 1일 2002한일월드컵 본선 조 추첨 행사장이 된 벡스코는 각종 박람회·전시회·국제회의를 도맡은 부산의 전시·컨벤션산업 메카로 자리 잡았다. 부산에서는 낯설었던 이 분야의 남다른 가치를 모터쇼가 가장 먼저 보여준 셈이다.
제1회 부산국제모터쇼 개최 당시 많은 사람이 ‘즐거운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새롭다. 인파가 넘쳐나면서 지역 경제까지 활기가 돌았다. 부산에서도 모터쇼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은 물론 경남과 울산 사람까지 전시장으로 몰리면서 행사 기간인 2001년 9월 13일부터 23일까지 해운대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시 언론에서는 모터쇼 때문에 해운대 교통 상황이 장시간 마비됐다는 보도를 연일 대서특필할 정도였다. 행사 주최 기관인 부산시는 이를 모터쇼 성공 지표로 삼고 교통 체증을 따지는 시민 지적을 ‘즐거운 고통’으로 받아들였다.
모터쇼 현장에서 관람객들은 전시 차량을 더욱 빛나게 하는 레이싱 모델의 존재 이유를 직접 목격했다. 자동차 업계가 시대 흐름에 맞춰 출품할 콘셉트 카와 신기술을 접하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현대차 르노삼성차(현 르노코리아) 기아차 대우차 쌍용차 등 국내 제조사들을 비롯해 포드 BMW 벤츠 아우디 등이 참가하면서 주목받았던 첫 행사의 최종 관람객은 총 72만7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2회 행사에는 100만 명 넘게 찾았다. 그리고 1996년 출발한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산 대표 양대 축제 반열에 올랐다.
1995년 출범한 서울국제모터쇼(2001년 서울모빌리티쇼로 명칭 변경)와 홀수 해에 열렸던 부산국제모터쇼는 2006년부터 짝수 해 개최로 조정됐다. 부산과 서울에서 번갈아가면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표 양대 자동차 축제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취소됐던 2022부산국제모터쇼가 모레부터 벡스코에서 열린다. 서울 행사가 ‘모빌리티쇼’로 이름이 바꿔 부산도 명칭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결국 종전 이름대로 진행된다. 사실상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과 BMW그룹(BMW MINI 롤스로이스) 두 곳만 참여한 모양새여서 관심도가 뚝 떨어졌다. 4년 만에 열리는 모터쇼 위상이 쪼그라진 느낌이다. 관람객이 몰려 활기를 불어넣으면 좋겠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