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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광주 고려인마을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2-06-20 19:07:1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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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을 2017년 처음 찾았다. 그날 이후 고려인마을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주중에 ‘고려인마을 뉴스레터’를 보내왔다. 한 공동체가 홍보·공유·공감을 목적으로 뉴스레터를 ‘날마다’ 보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이를 묵묵히 감당하는 고려인마을에 신뢰가 쌓여갔다. 그때 이 마을에 고려인 동포 4000여 명이 살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고려인마을에 다시 다녀왔다. 고려인 동포 주민은 7000여 명으로 늘었다. 그 가운데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가 260명이었다.

고려인마을이 20일 보내온 뉴스레터 제목에 눈길이 머물렀다. “광주 고려인마을, 우크라 탈출 고려인 동포 항공권 지원 430명 넘어서”였다. ‘아! 이분들의 환대는 계속되는구나’ 하는 안도와 감탄이 밀려왔다. 해당 기사 일부를 옮겨본다. “6월 20일이면 (고려인마을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최초로 입국한 고려인 5세 최마르크(13) 군은 정착 100일을 맞는다. 최 군을 시작으로 100일간 고려인 동포는 지역사회의 온정과 법무부와 외교부 등의 도움 덕에 국내에 속속 들어왔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동포 3세)와 이천영 목사는 2000년대 초부터 고려인마을 가꾸기에 온 힘을 기울여온 주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두 사람은 전쟁 참화에 휩쓸린 현지 고려인 동포의 한국 피란을 돕는 일에 나섰다. 고려인마을 가족 카페를 운영하는 전올가 대표가 때마침 희사한 성금 500만 원이 종잣돈이 됐다. 두 사람은 “위험에 처해 도움을 청하는 동포에게 일단 항공권 비용부터 송금하는 방식을 써왔다”고 했다. 성경에 나오는 환대의 마음 그대로다. BBC CNN NHK 등 외국 매체도 취재를 다녀갔다.

이곳은 단순한 동포 마을이 아니다. 월곡동 주민과 고려인 동포가 조화를 이뤄 살며 환대로 지역을 재생한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마을에는 역사관·문화관·방송국·보육시설·교육시설·종합지원센터는 물론이고 고려인 동포가 운영하는 음식점이 즐비한 특화거리와 방문객을 돕는 여행사까지 있다. 이 마을의 비전은 ‘관광객 1000만 시대를 향한 역사마을 1번지’다.

고려인은 일제강점기 연해주로 살길을 찾아갔다가 1937년 스탈린의 무지막지한 강제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로 쫓겨나고도 의연하게 버텨낸 동포다. 특히 그런 역경을 극복하며 독립운동을 펼친 선조들의 후손이다. 환대의 마음으로 지역을 가꾸는 이 현장을 눈여겨보게 된다.

조봉권 기획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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