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관객 수와 투표자 수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5-31 19:28:3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며칠 전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거인 수 4430만3449-투표자 수 913만3522. ‘저건 그래도 꽤 정직한 숫자이겠구나’. 현대사회는 겉으로 보기에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만들기에 섬뜩하다. 관람객, 조회 수 등 우리를 둘러싼 숫자 중 진실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우리가 허수의 세계에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4월 28일, 올해 우리 기업의 첫 번째 배급작인 ‘평평남녀’가 개봉했다. 지금 ‘평평남녀’를 포털에서 검색하면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과 연결돼 관객 수가 1288명이라고 표시돼 있다. 아직 독립예술극장에서 6주 차 상영을 이어가고 있으니 스코어(관객 수)는 아마 조금 더 오르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1500명을 넘기지 못하고 상영을 종료하게 될 것이다. 너무 적은가? 한국독립영화치고 나름 선방한 것 같은가? 최근 개봉한 극영화들이 대체로 3000명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결과이다. 그러나 단순히 많고 적고를 떠나, 이 관객 수를 보고 있노라면 여러 의미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1만 명 관람, 100만 명 돌파. 관객 수는 무엇일까. 실제로 영화를 관람한 사람들의 합계일까? 이 숫자의 의미를 산업적으로 들여다보려면, 극장에서 진행하는 ‘1+1 티켓 프로모션’, 상영 전 무료시사회, 예매권 이벤트 등 각종 영화 프로모션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극장의 1+1 티켓 프로모션은 관객에게 이벤트로 증정되는 티켓을 배급사나 제작사에서 미리 사는 방식이다. 배급사에서 극장에 1200만 원을 결제하면 최소 1500명이라는 관객 수를 확보해준다. 이런 프로모션은 직접적으로 관객 수를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좌석점유율을 올리는데도 의의가 있다. 개봉 전 진행하는 무료 관객시사회와 예매권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수익 측면에서도 현명한 선택이 된다. 프로모션 비용으로 지출한 1200만 원은 티켓 구매비용이므로, 그 절반의 금액이 다시 배급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극장 티켓 수익금은 대체로 극장과 배급사가 5:5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

이런 프로모션이 영화 홍보마케팅 중에 하나였던 때도 있었겠지만,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다양한 홍보마케팅 기획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관객과 영화를 이어주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배급활동이 가능했다면, 코로나 시기에는 다양한 오프라인 기획이 완전히 마비되었다.

예를 들어 3000명의 관객을 확보한 영화의 ‘실제 관객’은 얼마일까. 이는 티켓 프로모션 진행 여부, 시사회 규모 등을 파악해야 알 수 있으므로, 내돈내산 관객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내부 관계자만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티켓 프로모션 홍보 방식이 옳다 그르다를 굳이 따지자면 나는 개인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쪽인데, 생각과는 별개로 우리가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예산이 있거나 영화에 적절하다는 판단이 들면 진행하고 있다. 그보다는 이렇게 만연해진 홍보 행태가 우리에게 야기하는 효과가 (어떤 의미론 낮은 스코어보다도) 더 참담하다. 배급 결과를 놓고 평가할 때면 언제나 모두가 숫자 앞에 죄인이 되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티켓 프로모션만 하는 게 더 나은 숫자네요”하고 읊조리게 된다. 그게 허수와 실수가 뒤섞인 것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기록된 ‘관객 수’만이 사람들이 인지하는 유일한 증거로 남기에 말이다. ‘평평남녀’ 평가결산회의 때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질 것 같다. 그럴 때면 이 영화를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애를 썼던 사람의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참 싫다.

이 문제는 산업 관계자로서 내게도 난제이지만, 더불어 이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로서 내게도 문제가 된다. 어쩌면 투표의 의미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대선처럼 0.73%P 차이로 승패가 갈린다거나 1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선거가 있기에 투표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 거짓된 세계 속에서 사수할 수 있는 유효한 숫자가 몇 없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투표자로서 투표자 수에 기여하는 건 어떨까 하고 말이다.

성송이 씨네소파 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리모델링 밑그림 나왔다…세대수 느는 단지는 164곳뿐
  2. 2월드컵 ‘집관족’ 덕에 유통가 웃음꽃
  3. 3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野 “반헌법적”
  4. 4사하구 다대마을의 아귀찜 간편식 맛보셨나요
  5. 5포르투갈 16강 진출 확정, 한국 16강 경우의 수는?
  6. 6혼돈의 조별리그…16강 진출팀 아무도 모른다
  7. 7세대 증가 없인 분담금·공사비↑…상당수 경제성 걸림돌
  8. 8벤투호 가나전 2-3 석패…한국 월드컵 16강행 '빨간불'
  9. 9부산 부동산 경기 침체됐나… 12월 중 709가구만 분양
  10. 10시멘트 업무개시명령 발동…정부 "불이행시 엄정 대응"
  1. 1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초읽기…野 “반헌법적”
  2. 2민주당 부산시당 10대 혁신안 발표…'총선 앞으로'
  3. 3"부울경 메가시티 무산으로 관련 예산도 날릴 판"
  4. 4민주 30일 이상민 해임안 발의…당정 “국조 보이콧” 으름장
  5. 5민주 ‘대통령실 예산’ 운영위 소위 단독 의결…43억 ‘칼질’
  6. 6尹대통령 "오늘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 업무개시명령 발동"
  7. 7검찰 “서해 피격사건 은폐”…서훈 前 실장에 구속영장
  8. 8국힘 "경제유린에 대한 종식 명령" vs 민주 "법적처벌 무기로 희생강요"
  9. 9윤 대통령 "중국, 북 비핵화에 영향력 행사해야"
  10. 10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1. 1부산 리모델링 밑그림 나왔다…세대수 느는 단지는 164곳뿐
  2. 2월드컵 ‘집관족’ 덕에 유통가 웃음꽃
  3. 3사하구 다대마을의 아귀찜 간편식 맛보셨나요
  4. 4세대 증가 없인 분담금·공사비↑…상당수 경제성 걸림돌
  5. 5부산 부동산 경기 침체됐나… 12월 중 709가구만 분양
  6. 6시멘트 업무개시명령 발동…정부 "불이행시 엄정 대응"
  7. 7산업은행 부산행 가시화…노조 강력 반발
  8. 8‘식물항만’ 된 평택·당진항…부산 레미콘 공장 ‘셧다운’
  9. 9[뉴프런티어 해양인 열전] <23> 항로표지원 김종호
  10. 10원희룡 “불법행위 엄정대응”…화물연대 "정부, 대화 무성의"(종합)
  1. 1파업 불참 화물차에 달걀·쇠구슬·욕설 날아들었다
  2. 2정부, 시멘트 2500명 대상 업무개시명령 집행
  3. 3의료진 태운 상선 기관사…"부친 묘지 아름다워 이장 안해"
  4. 4이태원 책임자 곧 영장 검토…서울청장도 수사선상 오를 듯
  5. 5경찰, 쇠구슬 투척 사건 관련해 화물연대 압수수색
  6. 6동주대, 부산보건대학교로 교명 변경
  7. 7역사 현장·평화 성지인 유엔기념공원의 지킴이들
  8. 8[눈높이 사설] ‘지방소멸’ 경고…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9. 9경찰,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로 화물연대 3명 체포
  10. 10[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92> 벌레와 범려 ; 버러지같은 인물
  1. 1포르투갈 16강 진출 확정, 한국 16강 경우의 수는?
  2. 2혼돈의 조별리그…16강 진출팀 아무도 모른다
  3. 3벤투호 가나전 2-3 석패…한국 월드컵 16강행 '빨간불'
  4. 4자신만만 일본 ‘자만’에 발목…절치부심 독일은 ‘저력’ 발휘
  5. 5'만찢남' 조규성, 벤투호 에이스로 우뚝
  6. 6경기종료 후 벤투 레드카드 가능하나… 코너킥도 의견 분분
  7. 7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30일
  8. 8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9. 9[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10. 10[조별리그 프리뷰] 에콰도르-세네갈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항재개발 성공은 부산시장에 달렸다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새로운 10년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이병주 문학 콘서트
축구공의 공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박형준 시장 핵심 공약 ‘15분 도시’ 제동 걸린 이유
‘우주항공청’ 시동…부울경 우주경제 도약 디딤돌
세상읽기 [전체보기]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노포의 가치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