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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왜 우리에게 진보적 교육이 필요한가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5-25 19:26:1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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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의 본질과 성격을 어떤 식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는지에 대한 관점, 즉 교직을 지각하고 인식하는 틀을 교직관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소명을 받은 사람이 담당할 수 있다는 성직관, 고도의 지적·정신적 활동을 위해 많은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직관, 그리고 노동의 대가로 보수를 받으며 처우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노동직관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이러한 교직관은 교직단체와도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는 교직의 전문직적 특성을 강조해 해방 이후 교원 전문직 단체가 설립·운영돼 왔으며, 1990년 후반 교직에 대한 노동직관의 영향을 받아서 교원노조의 설립이 법적으로 인정됐다. 그러나 교직의 특성상 어느 단체든 교직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사회·경제적 지위 등의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그중에서 무엇보다도 교직의 전문성을 앞세우는 단체로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있다.

교총 기관지가 최근 보도한 기사에 의하면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교총 회장 출신 예비후보가 8명이라고 한다. 이 중 어떤 지역의 A 후보는 교원단체를 보수로 규정하며 출마의 변을 밝혔고, 다른 지역의 B 후보 역시 보수를 표방하며 교육감이 되고자 한다.

그렇다면 교총은 보수단체인가? 그런데 교총의 정관 그 어느 곳에도 ‘보수’하자는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철학에서 ‘보수주의’라는 사조가 없기도 하거니와 교직의 전문성은 결코 보수라는 단어로 대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교사로 입직한 1984년 3월부터 정년퇴임을 한 2020년 2월까지 교총의 회원이었지만 교총을 보수단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한 번도 교육을 보수라는 프레임에 가두려고도 하지 않았다.

학교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잘 정리된 지식을 가르쳐주는 곳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교육 과정이 이러한 개념에 기반해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는 교과서의 내용을 학생과 연결하는 전달자의 위치에 머무르게 되며, 학생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정답을 시험지에 얼마나 잘 연결하는가에 따라 능력을 평가받는다. 그러나 학교는 학생의 현재의 삶에 바탕을 둬 그들의 미래역량을 키우기 위해 학습하는 공간이다.

학습은 크리스 아지리스와 도날드 쇤의 일원 이원 삼원 학습유형으로 연결해 볼 수 있다. 먼저 일원 학습(single-loop learning)은 이미 정해진 정답을 찾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학습이다. 인과관계가 관찰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학습활동에서는 통찰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하나의 기계적이고 제한된 유형의 반응으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이원 학습(double-loop learning)은 인과관계를 파악해 이해한 다음, 문제 해결을 위해 조치하는 학습이다. 이러한 학습에는 틀에서 벗어난 사고,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포함한다. 그리고 삼원 학습(triple-loop learning)은 학습에 대한 학습이다. 즉, 현재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해해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성찰을 통해 배우는 법을 학습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형태의 학습은 자신과 타인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다.

여태껏 학교는 이전에 만들어진 지식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정해진 답을 실수하지 않고 빨리 찾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원 학습 체제에 익숙해 있었다. 그래도 이런 학습의 결과로 선진 지식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오늘날 선진국 대열의 발전된 모습을 갖추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러나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고, 더구나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미래사회는 더욱 변동(Volatile)이 심하고 불확실(Uncertain)하며 복잡(Complex)하고 모호(Ambiguous)한 VUCA로 표현되는 정답이 없는 세상이 됐다. 이것은 교육이 더는 기존 지식에만 매달려 과거의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역량을 키워가기 위해서 적어도 이원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삼원 학습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인류의 지적 유산 위에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이러한 경험을 끊임없이 재구성함으로써 어떠한 변화에도 적응하며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진보적 교육이 더욱 절실해지는 오늘이다.

김대성 교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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