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길들여 진다는 것에 대하여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5-24 19:29:0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교육부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에서 국악 관련 기준이 현재 초중고 국악 비중 30~40%에서 대폭 축소한 것에 관해 국악계는 강하게 반발하며 ‘국악의 홀대 논란’이 이슈화됐다. 이에 교육부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의 국악 교육에 대한 비중을 예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해 초등학생과 함께한 ‘소리숲 온(라인오)케스트라’ 연주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중에 어린왕자와 여우의 길들이기에 관한 대화가 나온다. 여우에게 놀자고 하는 어린왕자에게 여우는 너에게 길들여지지 않아서 놀 수 없다고 말하며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오다 보면 인식이 생기고,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돼 가는 것이 곧 길들여지는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그리고 길들여진 존재는 마음으로 보아야 잘 보이고 책임이 따른다는 말을 해주며 에피소드는 끝이 난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음악교육 정책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은 대부분 전통 방식의 교육이 아니라 신학문인 학교 교육을 받고 외국 유학을 통해 공부했던 음악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나라 교육환경이 서구식으로 변하게 됐고, 교실에서 오르간의 반주에 맞춰 배우는 서구식 음악교육이 완전히 고착화하면서 국악은 학교 교육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유럽의 클래식음악 못지않게 왕과 귀족들만의 고급음악인 궁중음악을 지금은 우리가 쉽게 들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홀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오랜 시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서양음악에 대한 길들여짐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전통음악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린왕자와 여우로 생각해보면 사람들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전통음악은 세상의 수많은 음악과 똑같은 음악일 뿐이다. 하지만 서양음악은 학교교육에서 교육을 통해 조금씩 길들여지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음악 하면 제일 먼저 서양음악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길들여지는 것이 무서운 이유는 우리 머릿속에 인식이나 지각이 일어나면 바뀐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너무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작년에 필자는 초등학생 대상으로 줌으로 악기를 배운 뒤 마지막에 오프라인 연주회를 여는 프로젝트를 함께 했는데, 바이올린 클라리넷 소고 단소를 함께 편성해 다양한 음악합주를 시도했다. 아이들은 악기 장르 구분 없이 그야말로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연주했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 공교육 음악교육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음악에 대해 구분 짓기가 아닌 우리 음악과 다른 나라의 음악을 접해보고 즐거웠으면 충분한 것이다. 교실 안 국악이냐 양악이냐 하는 구분 짓기에 의한 길들여지기는 이제 지양해야 할 때가 왔다.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길들여진 인식의 틀을 깨야 할 시간이다.

김지윤 소리연구회 소리숲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 대기업 돈벌이 전락?…부산 요트경기장 재개발 ‘시끌’
  2. 226일 부울경 구름 많아 안개 유의...경남 폭염주의보
  3. 3“아내 치료에 불만”… 부산대병원 방화 추정 화재로 대피 소동
  4. 4부산 사미헌 갈비탕 휴가철 맛집 급부상…전국 2위는 전주 베테랑 칼국수
  5. 5봄은 갔지만…‘한 여름밤의 꿈’ 다시 꾸는 롯데
  6. 6동백택시 오류 왜 잦나 했더니...GPS '튀는' 사례도
  7. 7미국 대법원, 반세기 만에 '낙태권 보장' 폐기
  8. 8미끼·졸렬·지적질…이준석 vs 윤핵관 갈등 확산
  9. 9금융권 알뜰폰 시장 진입 ‘초읽기’…중소 알뜰폰 업계 강력 반발
  10. 10전력반도체 전문기업 '제엠제코' 부산형 히든테크에 선정
  1. 1미끼·졸렬·지적질…이준석 vs 윤핵관 갈등 확산
  2. 2대통령실 “'이준석 대표와 회동' 보도 사실 아냐”
  3. 39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안성민 추대
  4. 4尹 직무평가 "잘한다" 47%…지난주보다 2%P 하락[한국갤럽]
  5. 5尹대통령, 주52시간 개편론 “아직 정부공식 발표 아냐”
  6. 6민주당 "법사위원장 與 맡는 데 동의...국힘도 약속 지켜야"
  7. 7부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고교생 토론대회 개최
  8. 8부산 97세대 전재수-김해영, 이재명 대항마로 전대 나설까
  9. 9조순 전 경제부총리 별세…향년 94세
  10. 10"대통령기록물 공개 불가"... 피격 공무원 유족 "文 대통령 고발"
  1. 1부산 사미헌 갈비탕 휴가철 맛집 급부상…전국 2위는 전주 베테랑 칼국수
  2. 2금융권 알뜰폰 시장 진입 ‘초읽기’…중소 알뜰폰 업계 강력 반발
  3. 3전력반도체 전문기업 '제엠제코' 부산형 히든테크에 선정
  4. 4'2022부산브랜드페스타' 24일부터 사흘간 열려
  5. 5제 1021회 로또복권 추첨...1등 21억
  6. 6거래 끊긴 부산... 아파트 매매가 다시 하락으로 전환
  7. 7동남은행 주역, 핀테크 강자로 금의환향
  8. 8역세권·학세권 다 갖췄다…비규제지역 브랜드 아파트
  9. 9'뜨거운 나트랑'...에어서울 에어부산 잇따라 취항
  10. 10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 다음 달 4~5일 청약
  1. 1[영상] 대기업 돈벌이 전락?…부산 요트경기장 재개발 ‘시끌’
  2. 226일 부울경 구름 많아 안개 유의...경남 폭염주의보
  3. 3“아내 치료에 불만”… 부산대병원 방화 추정 화재로 대피 소동
  4. 4동백택시 오류 왜 잦나 했더니...GPS '튀는' 사례도
  5. 5코로나 신규확진 6790명…해외유입 100명 아래로
  6. 6호국영령 기리는 6·25전쟁 72주년 행사, 전국 곳곳서 개최
  7. 7울산 25일 오후 6시까지 229명 확진...누적 38만4669명
  8. 8다음 달 함안에서 ‘로멘틱 첼로’ 공연
  9. 9제72주년 6.25전쟁 참전 유엔전몰용사 추모제
  10. 10하천 출입 원격 제어시스템 일괄 설치 지역업체가 없다
  1. 1봄은 갔지만…‘한 여름밤의 꿈’ 다시 꾸는 롯데
  2. 2Mr.골프 <3> ‘손등’이 아닌 ‘손목’을 꺾어라
  3. 3타격감 물오른 한동희, 4월 만큼 뜨겁다
  4. 4‘황선우 맞수’ 포포비치, 49년 만에 자유형 100·200m 석권
  5. 5롯데 불펜 과부하 식혀줄 “장마야 반갑다”
  6. 6LIV로 건너간 PGA 선수들, US오픈 이어 디오픈도 출전
  7. 7임성재, 부상으로 트래블러스 기권
  8. 8KIA만 만나면 쩔쩔…거인 ‘호랑이 공포증’
  9. 9NBA 드래프트 하루 앞으로…한국 농구 희망 이현중 뽑힐까
  10. 10LIV ‘선수 빼가기’ 맞서…PGA, 상금 더 올린다
우리은행
21대 국회 전반기 PK결산
경남·울산 의원 성적표
21대 국회 전반기 PK결산
부산 의원 성적표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제1부두서 부산비엔날레가 열린다고?
‘15분 도시’에 대한 작은 요청
기고 [전체보기]
유엔참전용사들은 진짜 부산을 만나고 싶다
미해결 도시안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기명칼럼 [전체보기]
영원한 이웃 불편한 이웃
한 달이 크면 한 달이 작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과 검찰의 차이
조폭 행패가 돈이 되는 세상…법원만 모르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당신들의 세상이 아니다
문재인 윤석열 이재명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Cui bono(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가)
또 다른 팬데믹이 온다는데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영화관을 지켜낼 수 있을까
캐릭터 상수와 ‘어쩌나 정치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길들여 진다는 것에 대하여
태평양 건넌 조선 궁중악사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지방 싫다는 산은, 이것이 분권 이유다
“장난이 아닙니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추문 ‘초록동색’
청년에게 희망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부산 사는 냉면광의 비애
육회비빔밥
사설 [전체보기]
권력 교체기마다 ‘신·구 기관장 마찰’ 이젠 끝낼 때 됐다
‘유종의 미’란 시의회 막판 연수, 시민 정서 생각해봤나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구가 많아야 부자국가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향후 5년, 새 정부의 과제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역사라는 오답 노트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푸틴, 리더의 함정에 빠지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탈핵으로 가는 길
빈사의 농촌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새 대통령에 거는 기대, 두잉(Do-ing)
승마와 자기 경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 ‘닮은꼴’ 영국 노동당에 배울 점
육법정부, 육법당과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마케팅의 미래
와인과 이별
특별기고 [전체보기]
‘국민 언니’의 원조 강수연 배우를 떠나보내며
오시리아 테마파크 개장을 앞두고 /김용학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보병과 더불어
엘가와 베르디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청운 강진희의 ‘화차분별도’
임득명의 ‘가교보월’
  • 부산해양콘퍼런스
  • 낙동강 일러스트 공모전
  • 제21회 국제신문 전국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