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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소리] 사계절 벚꽃장을 꿈꾸다

  • 김태유 청년문화 기획자
  •  |   입력 : 2022-05-10 19:28:0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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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어김없이 진해 곳곳은 벚꽃으로 물든다. 곳곳에서 피어나는 벚꽃 팝콘은 본래 아름다운 진해를 더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며 봄을 찾아, 꽃을 찾아온 상춘객들로 진해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왜 과거형이냐고? 진해 군항제는 국내 최대의 벚꽃 축제였으며 해외 유수의 언론에서도 꼭 방문해야 할 한국의 명소로 손꼽히던 축제였다. 하지만 진해를 찾지 않더라도 우리 국토 곳곳에서 벚꽃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군항제는 수십 년 전의 모습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진해를 찾는 이의 수가 예전 같지 않았다.

대부분의 진해 사람은 군항제가 코로나로 3년째 개최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지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이도 많을 것이다. 평소 조용하기만 한 소도시에 인구의 몇십 배의 인파가 지나가니 교통이며 주차며 쓰레기 문제까지 엉망이 되는 건 당연히 따라오는 문제였다.

거기다 더 큰 문제는 벚꽃 축제 시즌을 제외하고는 고요하다 못해 침체되기까지 하는 동네의 분위기였다. 특히, 벚꽃축제 개최의 중심지인 여좌동과 진해 구도심 일대는 고령화와 공동화가 극심하게 일어난 곳이라 더더욱 침체되었다. 여러 사업들과 노력들이 있었지만 지역만의 이야기나 콘텐츠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주민들의 불편함과 불만만 커져갔다. 진해 출신이며 지역 문화기획자였던 나는 이런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처음에 다른 청년들과 함께 여좌동에서 활동을 하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청년들이 어른들과,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기에 이해되기도 했다.

나는 2018년부터 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가능한 주민들은 혼자서 만나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만났던 분이 영원한 여좌언니 이영순 이사장님이었다. 추운 날, 이해가 안 됐을 청년들의 공연에 저녁 시간이 지났음에도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기다려주셨고 함께 하고 싶다고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셨다. 이것이 여좌동 주민과의 첫 번째 만남이었다. 그 이후로, 함께하는 주민들이 한 명씩 늘어났고 함께 하고자 하는 청년들이나 예술인들도 점점 늘어났다.

우리는 함께 축제, 콘텐츠,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고민을 했고 크고 작은 기획들부터 실행해나갔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원했던 ‘문화가있는날 지역문화콘텐츠특성화사업’에 2번이나 고배를 마셔야 했으며 그럴 때마다 실망하지 않고 다시 모여서 의논하고 고민하고 재도전한 끝에 2020년 여름에 ‘문화가있는날 지역문화콘텐츠특성화사업’에 추가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꿈꾸었던 핑크빛 문화예술 축제의 시작은 코로나19가 가로막고 있었고 사업이 선정되었음에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답답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역문화진흥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과정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함께 할 파트너인 주민과 청년, 예술인을 찾아 벚꽃기획단을 꾸렸으며 지역에서 활용 가능한 자원들을 찾아 다녔고 주민들의 삶과 이야기를 아카이빙하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었다. 사업을 지원받은 입장에서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때, 우리는 단 건의 사업 수행으로 보지 않고 우리 지역에서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할 커다란 프로젝트로 생각했으며 당장 눈에 드러나는 성과가 없음에 전전긍긍하지 않으려고 애썼으며 보다 기본 토대를 공고히 만들기 위한 시간을 온전히 보냈다.

처음에는 젊은 사람이 없던 동네에 청년들이 들락날락 거리는 것에 의심이나 견제를 하던 동네 어른들도 점차 알아보시고 간식거리를 챙겨주시면서 우리 동네를 위해 힘써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시곤 하신다. 함께하는 청년들도 처음에는 어색하고 거리감을 느꼈지만 점차 청년들과 어른들의 케미가 다른 동네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좋아졌다.

청년들이라고 청년들끼리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또 어른들이라고 꼰대 짓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요하고 아름다운 우리 동네에 문화예술로 사계절 지지 않는 꽃을 피우기 위해 벚꽃이 진 빈자리를 언제나 지켜줄 사계절 벚꽃장을 함께 꿈꾸고 있다.

청년들과 어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계절 벚꽃장에 많은 기대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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