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당나라 때 위대한 시인이자 주선(酒仙)인 이백은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하늘에 주성(酒星)이 있지도 않았을 것이며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주천(酒泉)이 이 땅에 없었으리라. 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나니 내가 술 사랑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고 노래했다. 서양의 플라톤은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고 했고, 소크라테스는 “와인은 사람들의 영혼을 상쾌하게 하며 고통을 잠재우고 친밀한 감정을 일으킨다”고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동안 인류와 더불어 희로애락을 같이 한 술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그림= 서상균 기자

술이란 1도 이상의 에탄올(알코올)이 함유된 음료수를 말한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체내로 흡수된 알코올 성분은 간에 있는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로 바뀌고 다시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의 작용으로 아세테이트가 됐다가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폐를 통해 체외로 배출된다.

이때 생기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숙취의 원인 물질로 빨리 분해되지 않으면 머리가 아프고, 얼굴이 빨개지거나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며 구토를 하기도 하고 심하면 인사불성이 되기도 한다.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경화로 나눌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으나 간이 붓고(간 종대), 황달 등이 드물게 온다. 알코올성 간염에서는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권태감 체중감소와 오른쪽 윗배의 불쾌감, 황달 39도 정도의 발열, 간 종대, 거미상 혈관종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복수, 전신 부종, 출혈과 혼수가 오며, 이런 경우에는 매우 위험해 50% 정도는 사망하기도 한다. 알코올성 간경화로 진행되면 황달이 점점 심해지며, 복수가 차고,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전신 쇠약, 수장 홍반, 거미상 혈관종이 더 많이 나타난다. 호르몬 대사에 변화가 와서 남성의 유방이 여성처럼 커지기도 한다(여성형 유방).

매일 80㎎의 알코올(소주 10잔 이상)을 10~20년 이상 마실 때 대부분 사람에게서 알코올성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다. 알코올의 양과 음주 기간이 술의 종류보다 간 손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음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간경화로 빨리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똑같은 양을 마시더라도 간 손상이 심한데 이는 호르몬 영향과 알코올 탈수소효소가 남성보다 적어 같은 양을 마셔도 핏속에 알코올이 오래 남아 있어 그렇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건강을 지키는 바람직한 음주습관 십계명’인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며 폭탄주는 금물 ▷빈속에 마시지 않기 ▷천천히 마시기 ▷술잔 돌리지 않기 ▷자신의 주량을 지키며 동료에게 억지로 권하지 않기 ▷원치 않을 때 거절 의사 표현 확실히 하기 ▷매일 마시지 않기 ▷음주운전은 절대 금물 ▷술자리는 1차까지만 ▷약 복용 시 금주 등 열 가지 사항을 명심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하루 적정 알코올 섭취량 한도인 남자 40g(소주 5잔), 여자 20g(소주 2.5잔)을, 그리고 과음할 경우 최소한 2, 3일의 회복기를 두기 등을 잘 지킨다면 이렇게 좋은 술 평생을 즐겁게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은 눈으로 들고 술은 입으로 드나니 젊은이에게는 사랑을, 늙은이에게는 추억을,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위로를, 기쁜 일이 있을 때는 축복을, 좌절한 사람에는 희망을, 그리고 우리 인생 최고의 날인 바로 지금을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