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용산시대 성공의 조건 /손균근

대통령 집무실은 일하는 공간, 용산이전 핵심은 공감과 소통

고립·차단 경호방식 전환하고 국민·언론과 접촉면 더 넓혀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자연계의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인간도 다르지 않다. 공간이 사람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맹자 어머니의 고사 ‘맹모삼천지교’는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이후 청와대 대신 서울 용산의 국방부 청사로 옮겨 가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최대한 빨리 용산시대가 안착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길어지는 것은 무익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윤 당선인의 선택은 옳다. 지금의 청와대 터를 천하제일 명당으로 보는 이들이 꽤 있다. 청와대 관람객들은 백악에서 뻗어내린 지세와 잘 다듬어진 내경을 보면 ‘좋은 땅’이라는 해설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국민의 땀 냄새가 물씬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녹음과 산새 소리를 만끽할 수 있다. 이 보다 좋을 수 없으니 길지라는 말을 부정할 수 있겠나.

하지만 이 땅이 누구에게 길지일까를 생각하면 답은 완전히 달라진다. 청와대 터와 지금의 공간구조는 속세를 떠나 면벽수행을 하거나 피접하는 공간으로는 으뜸이다. 다시 말해 완전히 세상과 단절되고 고립된 공간이다. 온 국민이 고통 속에서 울부짖어도, 환희의 축제를 열어도 이 곳에서는 ‘공감’하기 어렵다. 조금 과장하면 청와대는 한국에 있지만 국민이 사는 땅과는 완전히 차단된 별천지이다.

대통령이 국민과 철저히 멀어지는 곳이 청와대란 얘기다.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 것은 도를 닦아 세상을 구원하라는 게 아니다. 무병장수하라고 뽑는 게 아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 책임지고 일을 하라고 뽑는 것이다. 대통령의 일은 오늘 국민의 표정을 읽지 못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성공한 대통령의 제1조건이 국민과의 호흡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청와대는 흉지이다.

얼마 전 청와대 비서가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동 집무사실을 소개하면서 청와대 내부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했다. 산 중에서 그들만의 대화가 어떠했는지 더는 궁금하지 않다. 그런 고민이 국민의 요구와 일치 했다면 부동산 정책이, 일자리 정책이 이리 무참히 실패할 수 있었겠는가. 대통령이 특정 집단사고에 빠진 비서의 보고가 아니라 실제 시중의 여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청와대에서 막히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소통은 국민에게 공개됨으로써 완성된다. 문 대통령이 접견과 회동을 하더라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고민을 나누고 설득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과정을 일상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언론이 중요한 이유이다.

‘용산으로 간다고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 현 청와대 구조를 그대로 가져간다면 변화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경호가 지금과 같이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을 차단하는 수준까지 유지된다면 더욱 그렇다.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경호를 위해 대통령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시절 있었던 기억의 한토막을 소개한다. 2011년 초 MB는 출입기자들과 북악을 올랐다. 기자는 “대통령의 비공개 행사가 너무 많고 공개행사도 기자들의 근접취재가 너무 제한된다”고 고언 했다. 당시 같이 있던 홍보수석이 “경호상의 문제”라고 난색을 표했지만, MB는 “(기자들의 취재 확대를)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했다. MB는 약속을 지켰다. 근접 취재제한은 완화됐다. 대통령이 예고없이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과 대화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이후 청와대는 다시 빗장을 걸었다. 기자들의 항의에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하던 비서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이후 고립된 청와대의 종착점은 알고있는 그대로이다.

용산으로 옮기는 게 능사가 아니라 공감과 소통구조를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가 핵심이라는 얘기다. 지금의 청와대 본관, 비서동, 춘추관 배치를 그대로 용산에 적용하겠다면 옮길 이유가 없다. 예산낭비고 불필요한 논란과 국민적 불신만 키울 것이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설명하는대로 대통령과 비서가 복도를 오가며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상시적으로 언론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몇 걸음을 옮기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청와대를 고치더라도 불가능한 요소이다. 국민이 백악의 궁궐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공간에 대통령이 있음을 느끼는 것은 덤이다. 용산시대를 제대로 열면 대통령의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2. 2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3. 3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4. 4[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5. 5[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6. 6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7. 7[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8. 8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9. 9[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10. 10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2. 2[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1. 1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2. 2[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3. 3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4. 4[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5. 5[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6. 6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7. 7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8. 8'세브란스병원 흉기난동' 50대 여성 구속심사
  9. 9해운대구 재송2동 릴레이안부봉사단, 2026년 릴레이 다함께 가을소풍’ 추진
  10. 10‘은평 스토킹 살인’ 60대 남성 구속심사…혐의 대체로 인정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