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검은 호랑이 해를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 김석환 부산대 석좌교수·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
  •  |   입력 : 2022-01-13 19:48:36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국이 당면한 인구 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 지방소멸 등 크게 3가지이다. 초저출산국의 기준이 1.3명의 아이 출산인데 이렇게 계산하면 44년 뒤, 한국 인구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현재 출산율은 그보다 훨씬 낮은 0.84명, 부산은 0.74명이다. 부산은 국내 대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21년 9월 ‘초고령’ 도시가 되었다. 10년 뒤면 시민 3명 가운데 1명이 노인이 된다.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이를 낳지 않으니 노인 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한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탈출한 청년들은 악화된 생활·주거여건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래서 3가지 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방소멸이다. 수도권의 인구 비중은 2019년 50%를 넘었다. 더 심각한 것은 청년층인 25~34살 인구의 56%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부산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10만 명 이상의 청년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국토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많은 사람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면 개체로서의 생존본능이 종으로서의 재생산 확대본능보다 앞설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이하로 ‘불량식품’을 먹으면서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 담론 앞에 청년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으로 대응한다. 세계적인 사회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의 말을 빌리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사회적 진화’ 현상이다. 이처럼 지방소멸은 한국소멸로 이어진다. 통계청은 지금대로라면 100년쯤 뒤인 2117년 부산에서는 강서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소멸위험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왜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는가? 좋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부까지 부산에서는 신설법인을 만들거나 공장을 새로 지으면 다른 지역에 비해 5배의 지방세를 더 물어야만 했다. 그래서 대기업은 서울로 떠나거나 아니면 동명목재 국제상사처럼 망했고, 새로운 기업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2019년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북 구미의 엄청난 특혜 제안에도 불구하고 경기 용인으로 간 사례는 지역의 대기업 유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기업유치 이야기 대신 부산시는 2030 엑스포, 메가시티, 15분 도시 등을 이야기한다. 목말라 죽어가는 사람에게 우물 파서 물을 주겠다는 식이다. 엑스포가 2030년 부산에 유치되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는 해결될까? 엑스포보다는 그래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더 클 것이다. 그럼에도 강원도는 평창올림픽 빙상경기장을 대회 직후 기업체에 넘겨 냉동창고로 활용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다. 메가시티는? 서부산에서 해운대까지 15분에 도착할 수 있으면 부산의 어려움은 해결되는 것일까? 이들 사업을 추진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더 시급한 것, 눈앞의 일도 함께하자는 것이다.

1년에 차량 100만 대도 팔지 못하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1000만 대 이상을 파는 회사들은 물론 2~9위 자동차회사 전부를 합친 것보다 많다. 지점 하나 없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이 한국 4대 은행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것이 4차 산업혁명 세상이다. 새로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창출이 쉽지 않다면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다. 신발이나 패션, 조선 부품 등 아직도 부산에 경쟁력이 남아 있는 산업이 그나마 조금은 있다. 맨해튼의 온라인 패션 스타트업 ‘추시(Choosy)’는 세계적인 모델이나 인플루언서들의 패션 사진에 달린 댓글을 알고리즘으로 분석, 디자인화해 중국 의류 공장에 넘긴다. 그러면 3일 만에 샘플이 나오고 이를 홈페이지에 올려 주문 제작에 들어간다. 재고는 최소화되고 1주일에 10개 정도의 신상품이 출시된다. 우리는 언제까지 아날로그식 감에만 의존하고 있을 것인가. 전통제품도 디지털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기능이 부가되어야 한다.

부산시가 육성하겠다는 커피산업도 마찬가지다. 커피는 원두가 맛을 결정한다. 원두가 신선한 상태에서 커피콩을 볶는 것이 중요한데 수입 원두의 95%가 부산항으로 들어온다. 부산에 5000여 개의 커피 전문점이 있고 카페의 스페셜 커피가 맛이 있는 이유이다. 여기에 모바일 검색에 익숙한 MZ세대가 결합해 카페거리의 명성을 세계에 알렸다. SNS를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평가하는 이들은 커피의 원산지나 성분 등에 민감하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커피 원두의 수입과 유통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최적의 인프라이다. 행정이 해야 하는 일이 이처럼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촉진과 지원이다. 예산을 마련해 사무실을 만들고 인력을 양성하고 퇴직공무원 내려보내는 것이 산업 지원의 전부이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전통산업과 ICT를 어떻게 융합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다. 구태의연한 부산시의 행정 시스템과 공무원이 먼저 디지털 마인드로 바뀌지 않으면 제대로 된 지원이나 처방이 나오기 어렵다.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가 부산시의 디지털 전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민 52.8% “총선 때 尹정부에 힘 싣겠다”
  2. 2[부산시민 여론조사]한동훈 28.1%, 이재명 27.4%…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박빙
  3. 3영도 ‘로컬큐레이터센터’ 세워 도시재생 이끈다
  4. 4이재명 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고 범죄 소명 됐다고 보기 어려워"
  5. 5오수관 아래서 작업하던 인부 2명, 가스 질식돼 숨져
  6. 6과속 잦은 내리막길 12차로 건너야 학교…보행육교 신설을
  7. 7추석 코 앞인데…부산 체불임금 작년보다 110억 늘었다
  8. 8[부산시민 여론조사]윤석열 국정지지율 53.3%…박형준 시정지지율 54.8%
  9. 9[부산시민 여론조사]지지도 국힘 51%, 민주 28%…“엑스포, 총선과 무관” 42%
  10. 10부산시 ‘스쿨존 차량용 펜스’ 설치 지침 전국 첫 마련
  1. 1부산시민 52.8% “총선 때 尹정부에 힘 싣겠다”
  2. 2[부산시민 여론조사]한동훈 28.1%, 이재명 27.4%…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박빙
  3. 3이재명 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고 범죄 소명 됐다고 보기 어려워"
  4. 4[부산시민 여론조사]윤석열 국정지지율 53.3%…박형준 시정지지율 54.8%
  5. 5[부산시민 여론조사]지지도 국힘 51%, 민주 28%…“엑스포, 총선과 무관” 42%
  6. 6사상 ‘자율형 공립고’ 장제원 노력의 산물
  7. 7尹 “北 핵사용 땐 정권 종식” 경고한 날, 고위력 무기 총출격(종합)
  8. 8영장기각으로 한숨 돌린 李, 비명계 끌어안을까 내칠까
  9. 9부산 발전 위한 열쇠…“대기업” 22.9%, “엑스포” 20%
  10. 10일본 오염수 방류 수산물 소비 영향, 정치성향 따라 갈려
  1. 17월 부산 인구 1231명 자연감소…경북 등 제치고 전국 1위
  2. 21인당 가계 빚, 소득의 3배…민간부채 역대 최고치
  3. 3국제유가 다시 90달러대로…추석 전 국내 기름값 고공행진
  4. 4추석 뒤인 10월, 부산에서 1115가구 분양
  5. 5긴 추석연휴 ‘추캉스족’ 모여라…롯데아울렛 ‘홀리데이 페스타’
  6. 6아프리카 섬나라에 '부산엑스포 유치' 사절단 30명 파견
  7. 7“지난 5월 아시아나 ‘개문 비행’ 때 항공사 초동 대응 부실”
  8. 8박순혁 작가 “여의도카르텔 혁파해 자본시장 바로 잡아야”
  9. 9수소 충전용 배관제품 강자…매출 해마다 20%대 성장
  10. 10부산 기반 신생항공사 시리우스항공, 면허 신청
  1. 1영도 ‘로컬큐레이터센터’ 세워 도시재생 이끈다
  2. 2오수관 아래서 작업하던 인부 2명, 가스 질식돼 숨져
  3. 3과속 잦은 내리막길 12차로 건너야 학교…보행육교 신설을
  4. 4추석 코 앞인데…부산 체불임금 작년보다 110억 늘었다
  5. 5부산시 ‘스쿨존 차량용 펜스’ 설치 지침 전국 첫 마련
  6. 6녹슨 배 400여 척 해안 점령…‘옛것’도 쾌적해야 자원 된다
  7. 7코로나 新 백신 내달부터 접종
  8. 8극한호우 잦았던 부울경, 평년보다 500㎜ 더 퍼부었다
  9. 9김해 맨홀서 작업자 2명 사망… 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조사 착수
  10. 101700대 드론 30일 부산 광안리 밤 밝힌다
  1. 1사격 러닝타깃 단체전 금 싹쓸이…부산시청 하광철 2관왕
  2. 2한국 수영 ‘황금세대’ 중국 대항마로 부상
  3. 3구본길 4연패 멈췄지만 도전은 계속
  4. 4김하윤 밭다리 후리기로 유도 첫 금 신고
  5. 5박혜진 태권도 겨루기 두번째 금메달
  6. 6롯데, '투타겸업' 전미르 3억 등 신인 계약완료
  7. 7오늘의 항저우- 2023년 9월 27일
  8. 8한국 펜싱 여자 에페 21년 만에 AG 단체전 우승
  9. 9펜싱 남자 플뢰레 AG 2연패 달성
  10. 10한국 사격, 여자 50m 소총 단체전서 동메달 합작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3위가 목표인 대회
부산형 급행철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이재명 영장 기각…여야는 사과하고 정치하라
부산 영도에 들어설 도시재생 거점 기대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잠재력과 성장성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