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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청년 탈부산 막을 정책 내놔야 /임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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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2년째 코로나19가 거의 모든 이슈를 잠식해 지치고 힘들었는데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쏟아져 나오는 여러 통계 수치를 보니 나날이 뒷걸음질치는 부산의 현주소를 다시 확인하는 것 같아 우울해진다.

통계에서 드러난 부산의 각종 지표는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9년보다 2조6000억 원 줄어든 86조4990억 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감소세였다. 1인당 GRDP 또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였다. 역대 감소세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인 1998년(-6.1%)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3.5%)을 포함해 이번이 3번째다. 그만큼 지난해 부산 경제는 과거 대한민국을 뒤흔든 경제위기에 맞먹는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의미다.

부산지역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액도 1년새 무려 24%나 증가한 8300만 원대였다. 전국 증가율 6.6%를 훌쩍 뛰어넘었으며,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치였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나 중산층 등의 금융권 대출이 많아 유독 부채 증가세가 가팔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6% 급등,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 서민들의 삶을 한층 팍팍하게 했다.

여기다 수도권 블랙홀은 해마다 심화돼 청년들의 탈부산 행렬은 끝이 없다. 일할 사람이 없으니 그들을 뒤좇아 짐을 꾸리는 기업들도 늘어만 간다. 지난달 본지는 출범 5년만에 핵심 인력들의 수도권 이전을 진행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비롯해 최근 10년간 부산지역 전출입기업 1676개 사를 취재한 기획기사 ‘기업이 떠나는 도시 부산’ 시리즈를 게재했다. 이 회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엔지니어링 전문 계열사로 최근 10년 내 부산에 온 유일한 대기업 계열사였다. 부산 본사를 설립(2016년 12월)한 이듬해인 2017년 2403억 원의 매출이 지난해 1조90억 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64억 원에서 1566억 원으로 급증했다. 사업 초기 부울경에 위치한 조선기자재 관련 업체와 대학 등의 유기적 관계로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지만, “기업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 확보가 유리한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5년간 신입 사원 채용 시 인력 확보가 안 돼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수도권 근무’를 명시한 최근 채용 에서는 경쟁률이 수십대 일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그간 인재 양성에 노력하고 기업 유치 당근책을 제시해 왔다고는 하나 떠나는 기업을 붙잡을 묘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수도권 팽창정책을 수정하지 않는 한 지방정부에 책임을 전가할 수 없겠지만, 대한민국의 제2 도시라는 수식어가 한없이 쪼그라드는 사이 신성장산업으로 체질 개선 등을 이루지 못한 점은 지자체나 지역 기업 모두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최근 만난 한 기업인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앞서 서울대 등 유수 대학 이전이 선행된다면 기업은 무조건 따라온다고 장담했다. 당시에는 우스갯소리로 치부했지만 최근 출판된 ‘서울대 10개 만들기’(김종영 경희대 교수·살림터)를 보니 괜한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저자는 4년제 공립 연구중심대학 10개로 이뤄진 캘리포니아대학 체제를 벤치마킹해 거점국립대 9개(부산대 경상대 충북대 경북대 등)를 서울대와 묶어 모두 국립서울대학으로 바꾸고, 서울대만큼 예산을 투입해 수준 높은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10개의 캘리포니아대학 체제 중 7개가 전세계 대학 순위 100위 권이라는 근거도 제시했다. 부산을 포함한 지역소멸과 청년들의 탈지역 행렬의 악순환을 끊는 대안으로 40년 이상 국내외 산업현장을 누빈 기업인과 17년째 교육개혁 운동을 이끌고 있는 저자의 생각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논의를 발전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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