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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재 떠나는 부산 가족·복지 싱크탱크 자구책 마련을

인사 불공정, 직장내 괴롭힘 등 파행…운영 비리 방관하는 시가 더 큰 문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1-12-02 19:49:3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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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가족·복지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여가원)과 부산복지개발원(복지원)이 싱크탱크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회의가 일고 있다. 인사 불공정,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문제로 조직 운영이 파행을 거듭하면서 연구원이 대거 이탈해 제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가원은 ‘시민생활 맞춤형 여성가족 정책 연구’ 과제에서 지난해 21건이던 연구 건수가 올해 16건으로 줄었다. ‘여성가족 정책의 실천과 확산’ 과제도 지난해 16건에서 올해 7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연구원의 잇단 퇴사 탓이다. 올해 4명, 2019년과 지난해 각 1명 등 최근 3년간 모두 6명이 여가원을 떠났다. 올해 기준으로 11명에 불과한 조직에서 40%에 가까운 인력이 줄어드니 연구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인사 불공정 문제를 제기한다고 불이익을 줬다거나, 상사가 연구 관련 출장을 못 가게 해 연차를 사용했다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주장이 속출한다. 문제를 연구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기관이 스스로 연구가 필요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2019년에는 부산시의회로부터 “여가원은 여성·가족·보육·아동·청소년 등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양성 평등과 여성 권익 연구에 치우쳐 출산·보육 문제는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전국 최악의 저출산 지역 연구기관의 편향이라 충격이 더 컸다.

복지원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직장 내 괴롭힘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2차 가해 논란, 직원의 다른 법인 대표이사 겸직 금지 의무 위반, 비전공자인 원장 제자 채용, 특정 연구위원 승진을 위한 내부지침 변경 의혹, 보고서 표절 논란 등 갖가지 물의가 끊이지 않는다. 그 바람에 원장이 지난해 11월 부산시의 기관장 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아 결국 면직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사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부재와 노사 불평등 구조 등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두세 명의 간부가 본인을 포함한 일반 연구원을 (인사) 평가했다. 그러다 보니 본인에게 좋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전 연구원의 폭로는 귀를 의심케 한다. 난센스도 이런 난센스가 없다. 자신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비상식적 기관이 내놓는 사회 문제 분석·평가의 객관성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더 큰 문제는 부산시의 방관이다. 조직 비리가 곪아 터져 제 기능을 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는데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등은 내부에서 처리되는 사안이라 시가 개입하기 어렵다”며 거리두기를 한다. 방관하는 사이 시 출신 간부가 부하 직원 갑질, 부정회계 등 잘못을 저질러 해임되기도 했다. 시 정책을 개발하는 싱크탱크란 이름을 붙이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 연구기관의 고질적 문제에 시가 개입하기 어렵다니, 시민을 우롱하는 것인가. 가족·복지 싱크탱크의 부실은 물론 시 감시·감독 부실마저 우려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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