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매우 부적절한 언행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고개를 숙이더니 이번엔 ‘반려견 사과 사진’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국민을 개 취급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게다가 앞서 윤 전 총장 측이 실언이나 실수라며 내놓은 해명 탓에 논란을 더 키웠듯이 “실무진의 실수” 등 본질을 빗겨간 언급 때문에 오히려 파문을 키웠다. 오죽하면 같은 당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윤 후보가 정치판에 들어와서 실언, 망언한 횟수가 24번”이라고 지적했을까 싶다. 이 정도면 윤 전 총장 본인이나 캠프에서 납득할 만한 사과나 대책이 나와야 할 텐데, 그마저도 ‘나는 최선을 다했으나 오해가 생겼으니, 잘 이해해 달라’는 식이다.
발단은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나온 윤 전 총장의 발언이었다. 그는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고,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틀 만에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천박한 역사인식이란 비판을 수용하는 듯했다. 그런데 뒤이어 윤 전 총장의 SNS ‘토리스타그램’에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의 사진과 “아빠를 닮아서 인도 사과를 좋아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유감과 사과 표명으로 보이는 발언에 이은 대권주자의 행동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어이없는 일이라 하겠다. “개에게 사과라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빗발쳤다. 이어진 해명 과정도 마뜩잖기는 마찬가지다. 반려견 동공에 윤 전 총장 부부 모습이 비친다거나 해시태그에 전라도 비하 용어가 쓰였다는 이야기는 또 뭔가. 윤 전 총장 캠프에선 SNS 담당 실무진의 판단 착오라며 계정을 폐쇄하고, 그가 직접 나서 본인의 불찰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으나 사후약방문 그 자체다. 급기야 윤 전 총장은 어제 “국민이 불찰이 있었다고 하니 저 스스로 ‘제대로 못 챙겼구나’ 해서 사과를 드린 것이고, 다만 제 생각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해명했다. 언제까지 이런 해괴망측한 실수와 어줍잖은 해명을 국민이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을 희생시켜 권력을 쥔 전 전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고 여긴다는 건 대단히 염려스러운 역사인식이다. 이를 비판하는 여론에 떠밀리듯 사과하고 그마저도 진심인지 의구심이 드는 행보를 보인 윤 전 총장에게 정치인으로서 상식과 공감의 노력을 촉구한다.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지도자는 없다. 윤 전 총장이 진정으로 국민의힘 후보로 뽑혀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 나설 생각이라면 ‘준비 안 된 후보’라는 인식부터 스스로 씻어내려는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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