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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의 두잉세상] 너 해봤어?

  • 전호환 동명대 총장
  •  |   입력 : 2021-10-07 19:42:3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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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성장을 일군 나라다. 도전정신과 높은 교육열 덕분이다. 삼성 현대 대우 등 우리나라 1세대 기업가들의 도전정신은 무모할 정도로 컸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거북선이 새겨진 500원짜리 지폐와 조선소가 들어설 울산의 모래사장을 찍은 사진으로 26만t급 유조선을 수주했다. 정 회장의 회고록‘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는 신념과 도전의 경영철학이 들어있다. 필자가 영국에서 조선공학 박사 학위를 딴 후 현대중공업에서 일할 때,‘너 해봤어’라는 정 회장의 말씀을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ce)인 인간이 지구상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오른 이유는 뛰어난 지능, 협업 능력, 문자의 발명 등의 덕분일 것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허구를 믿는 능력이라고 봤다. 돈 국가 이념 신화 등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는 다양하다. 지구상 어떤 생명체도 허구를 만들거나 믿는 능력은 없다. 허구는 상상력에서 비롯됐고 상상력은 창조의 원천이다. 심리학자 칼 융은 “위대한 창조는 지식보다는 놀이 충동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는 즐거움을 주고, 즐거움은 몰입에서 온다. 몰입은 지성과 이성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 성공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사람을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이다. 교육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지식은 앞선 사람으로부터 배울 수도 있고 체험, 즉 두잉(Do-ing)을 통해서 습득할 수도 있다. 배우는 사람에 따라 효율적인 교육 방법은 다르다.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은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한다.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모험생’은 티칭(Teaching)이 아니라 코칭(Coaching)에서 길러진다. 책상에 서 얻는 지식보다 실천(Do-ing)을 통해 체득한 지식은 또 다른 실천으로 연결된다. 세상을 바꾼 사람은 말만 앞세우는 지식인이 아닌 실천하는 지식인이었다. 정주영 회장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에게‘너 해봤어’라고 꾸짖은 것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였다.

인공지능과 인터넷의 발달로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로봇이 일상에 이렇게 빨리 들어올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로봇과의 공존은 삶을 많이 변화시키고 있지만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더 똑똑한 로봇이 나와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킬 것이다. 로봇은 무한 지식과 초능력, 24시간 일을 해도 힘들지 않는 ‘괴물’이다. 인간은 절대로 ‘괴물’과 경쟁할 수 없다. 인간도 스마트 안경을 끼면 ‘초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왔다. ‘초능력’이 있다고 마냥 좋아할 수 없다. 로봇의 무한 진보가 인간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창의적 사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문제 해결 능력 소통 배려 체력을 갖춘 두잉 인재만이 변화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

한국 교육의 문제는 교과 성적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것이다. 미래는 인간의 개성이 중요한데 이를 계발하는 노력은 뒷전이다. 이렇다보니 수능성적에 맞춰 대학을 선택하고, 무조건 수도권 대학을 가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 고유의 특성을 키우기 보다는 ‘서울대 따라하기’가 유행이다. 모든 대학이 비슷한 커리큘럼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대비할 수 없다.

필자가 동명대에 두잉대학을 만든 것은 어떤 세상이 와도 ‘행복한 삶’을 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두잉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시되는 도전과 열정, 소통과 공감, 협업 존중 배려심을 강조한다. 이런 덕목이 있으면 어떤 세상이 와도 살아남을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두잉대학에서는 실천적 체험 학습을 통해 실무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도 강조한다. 교육과정의 기본은 무학년 무학점 무티칭 등 3무이며 3년 만에 조기 졸업도 가능하다. 학생들은 필수 교양과목, 전공과목, 선택 및 자율과목 등 70여 개의 교과목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해 성공과 실패(Pass/Fail)로 이수한다. 기본을 닦아주는 교과목에는 글쓰기, 고전읽기, 스피치 기술이 있다. 개인 역량을 키워주는 공통 교과목에는 주식투자, 외국노래 부르기, 악기연주, 기업인턴, 토론, 유튜버 되기, E-sports 등이 있다. 체력과 도전의식을 키워주기 위한 교과목에는 승마 요트 경비행기 명산 등정 등 다양한 과정들이 있다.

부산대 총장 시절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를 초청해 학생들과 함께 강연을 들었다. 김 회장은 당시 베트남에서 글로벌 청년 사업가를 양성하는‘김우중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김 회장은 강연에서 “할 수 있는 한 무엇이든 해보라.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을 빼놓고는 젊은이가 경험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바로 두잉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지배하는 세상은 지났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온몸으로 행동하고 도전하는 사람이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실패해도 또 도전하는 사람이다. 바로 두잉하는 사람이다.

동명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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