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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의 세상현미경] 중국 정부가 악수를 두고 있다

  •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  |   입력 : 2021-09-30 19:26:21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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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이상한 일들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다. 유명인들이 사라지고, 텐센트나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제재를 받고 있다. 민간기업을 강제로 잘라 공기업을 만들기도 한다. 외국기업들은 제재가 강해지자 철수하고 있다. 한국의 SK그룹은 렌터카 사업과 베이징 SK타워를 팔았고, 삼성중공업은 닝보 조선소를 철수하기로 했다. 한류는 방송금지는 물론이고 팬클럽 활동도 막고 있다. 인터넷은 정교하게 통제되고, 암호화폐 거래 및 채굴이 금지되었다. 중국 사법기관(경찰 검찰 법원 교정시설) 간부 17만여 명이 무더기로 징계 되었다. 서방세계와의 패권전쟁에서는 물러날 기미가 없다.

중국 정부가 이런 일을 하는 명분은 두 가지다. 공동부유와 외부 적대세력에 맞서기다. 공동부유는 국가와 기업의 부를 가난한 사람들과도 공유한다는 취지다. 외부적대세력과 맞선다는 것은 서방세계에 맞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명분을 내세우는 이유는 중국 권력계층이 엄청난 위기를 느끼고 있어서다. 더 이상의 빈부격차가 발생하면 정권유지가 어렵다는 것과 미국과 서방세계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예상을 넘었다고 인식해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시진핑의 3연임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위기돌파 방식이다. 가장 나쁜 방법인 권력집중, 민심왜곡, 국가폐쇄라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권력을 집중하는 큰 이유는 중국공산당 지배층의 권력약화를 막기 위해서다. 중국은 한국처럼 국가가 최상위 기관이 아니다. 공산당이 최상위 기관이고 국가는 공산당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다. 이것은 왕조국가의 전통과 관련 있다. 예로, 명나라는 주원장이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세운 국가다. 그래서 명나라는 주원장과 후손들의 소유다. 비슷한 일이 중국공산당과 국민당 사이에서 일어났다. 공산당은 국가를 국민당으로부터 뺏었다. 그러니 중국이라는 국가는 중국공산당의 소유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연히 이 위기는 공산당의 위기이며 이를 통제하는 지배층의 위기다. 이것을 돌파하는 방법으로 권력집중화를 택했다. 기업들을 제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의 힘이 세지면 자신들의 힘이 약해진다고 생각해서다.

암호화폐를 막는 이유도 유사하다. 민간이 통제하는 화폐가 등장하면 정부통제력 즉, 자신들의 힘이 약해진다고 본 것이다. 인터넷을 통제하고 안면인식기술을 발전시킨 이유도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권력이 집중될수록 창의적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이념과 정치적 야합으로 국가의 중요 사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민심왜곡을 하고 있다. 이것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내·외적인 적을 만드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내부의 적으로 연예인들과 기업인들을 내세웠다. 이들을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중국의 가치를 훼손하는 부도덕한 사람들로 몰아세웠다. 또 17만여 명의 중국 사법 간부들을 비리 집단으로 내세웠다. 국민이 누군가를 적으로 삼게 되면 이들을 조종하기 쉬워진다. 공동부유라는 명분은 중국국민에게 내부의 적을 인식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가 중국의 적이다. 이 와중에 외국기업들을 돈 만 벌어가는 나쁜 집단으로 만들었다. 외부에 강한 적이 생기면 국민을 뜻대로 조종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조치는 국가폐쇄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영어시험을 폐지했고 영어 사교육은 아예 막아버렸다. 대학에서는 영어원서는 교재로 채택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어와 중국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명분이다. 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자국 언어가 빈곤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지식을 끊임없이 흡수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아직도 서방세계의 지식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이 배움의 통로를 스스로 막고 있다. 외국기업을 쫓아내는 것도 국가폐쇄와 관련 있다. 외국기업들은 한 나라에 들어와 돈을 벌어가지만, 그렇다고 공짜는 아니다. 학습을 시켜준다. 삼성의 갤럭시는 한때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 폰이었다. 이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스마트 폰 제조기술을 가르쳤다. 지금은 중국에서 삼성 스마트 폰의 그림자가 지워졌다. 현대차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한류를 제재하는 것도 폐쇄화의 일환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중국이 아닌 한국적 가치가 스며들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한류로 인해 중국의 문화콘텐츠 제작능력이 높아졌다는 점에는 주목하지 않는다.

권력집중, 민심왜곡, 국가폐쇄와 같은 조치는 위기 시 나타나는 대표적인 경직반응이다. 이것의 위험성은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청나라 말과 조선 말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결과는 국가의 멸망이었다. 중국이 이 길을 가려고 한다. 시진핑이 3연임에 성공하면 현 추세가 강화될 것이고 중국의 퇴행은 본격화할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빚만 350조가 넘는 중국 2위 부동산 업체 헝다그룹이 파산직전에 몰렸다. 반도체 굴기를 위해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은 기업들도 휘청거리고 있다. 내부경제 사정이 만만치 않음을 말해준다. 중국 정부가 악수를 두고 있다.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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