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처음 귀이빨대칭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5월이다. 해운대 신시가지 주민의 산책 코스인 대천공원 안 대천호수 준설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다. 해운대구, 국립생태원,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나서 확인 작업을 벌였다. 도심에 나타난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 귀이빨대칭이는 사람들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으나 이 조개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님은 분명했다. 등장할 때 요란했던 이상으로 아주 조용하게 자연으로 돌아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낙동강 유역에 방사하고 한참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렸다.
이름도 생소한 귀이빨대칭이 사연이 만만찮다. 귀이빨대칭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민물조개다. 다 자라면 크기가 30㎝에 이른다. 낙동강처럼 수심이 깊고 바닥이 펄과 모래로 이뤄진 큰 강에 주로 사는데, 서식 환경 변화와 서식지 교란, 성장에 꼭 필요한 어류의 감소 등으로 멸종 위기에 놓였다. 2005년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으로 지정한 이유다. 또 다른 민물조개인 대칭이와 닮았으나 껍질의 볼록한 꼭대기 주변 돌기가 ‘귀’, 껍질 안쪽에 두드러지는 돌기가 ‘이빨’과 비슷해서 귀이빨대칭이라 불린다.
귀이빨대칭이를 소개할 때 납자루를 빼놓을 수 없다. 산란기에 숫놈이 혼인색을 띠는 몸길이 5-9㎝인 민물고기다. 이 두 생물이 빚어내는 공생의 하모니가 절묘하다. 귀이빨대칭이 암놈은 알을 몸 속에서 부화해 새끼 상태로 낳는다. 글로키디움이란 1.5㎜ 크기 새끼 조개다. 글로키디움은 긴 갈고리를 이용해 물고기에 붙어 기생하다 한 달 쯤 뒤 조개 모양이 갖춰지면 강바닥에 떨어져 살아간다. 그렇게 몸을 내어주는 물고기가 납자루다.
납자루가 사는 방법은 따로 있다. 산란기를 맞은 납자루 숫놈이 혼인색을 띠는 것처럼 암놈 몸에선 산란관이 나온다. 암놈은 이 산란관을 이용해 귀이빨대칭이 몸 속에 알을 쏟아붓고, 숫놈은 기회를 놓칠 새라 정자를 뿌린다. 수정란은 귀이빨대칭이 몸 속에서 한 달가량 자라 1㎝정도 크기의 어린 물고기가 되어 밖으로 나온다.
귀이빨대칭이는 납자루를 숙주로, 납자루는 귀이빨대칭이를 대리모로 삼는 셈이다. 둘 다 자연 환경이 좋을 때 이야기다. 부산에 온 귀이빨대칭이는 사람이 가져다 놓은 듯하다. 납자루가 없는 대천호수는 삶터가 될 수 없다. 낙동강 유역에 방사된 이 귀이빨대칭이가 잘 살아갈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낙동강 오염 탓이다. 두 생물이 제대로 살 수 없다면 사람이라고 온전할 수 있을까. 귀이빨대칭이가 전해주는 사연의 교훈이다.
정상도 수석 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