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 지 1년 하고도 반이 지나가고 있다. 일상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고, ‘언택트’라는 용어도 업무상 많이 등장하고 있다. 줌 스크린에 갇히고 활동 반경이 작아져 때로는 몸과 마음이 위축되곤 한다.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집콕을 하며 소소하게 기분 전환을 시도하지만 많은 국민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어 큰 위안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세계적인 대혼란 속에서 부산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숫자를 들여다 보지 않더라도 산업단지나 조사 현장을 나가보면, 눈에 띄게 늘어난 폐업 사업장을 볼 수 있고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피부로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렇다면 부산 산업경제는 어떤 모습이길래 이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2019년 전국 사업체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지역에 있는 사업체는 약 29만 개이다. 그 중 도소매업은 약 7만6000개로 27.4%, 숙박음식점업은 약 5만3000개로 18.4%, 제조업은 약 3만 개로 10.5%를 차지한다. 이 세 개 업종의 사업체 수는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이 세 업종의 종사자 수는 약 61만 명 수준으로 전체 종사자의 40.9%이다. 부산에서 이들 업종의 부진은 바로 지역 경기의 침체로 이어지는 이유이다.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해 보려고 몇 차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숨통이 조금 트일까. 집단면역이 가시화되어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면 위축된 경제를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한 출구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재난지원금의 도움 정도가 업종별로 다를 것임을 감안하면 여러 가지 다양한 대책이 준비되어야 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자세한 경제 통계는 이러한 대책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통계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7월 30일까지 2020년 기준 경제총조사를 실시한다. 각 사업체들의 2020년 경제활동 실적을 조사하기 때문에 산업구조의 변화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충격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조사 대상은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업체이다. 법인기업, 개인기업, 음식점이나 치킨점과 같은 자영업 사업체, 종교시설과 같은 비영리 사업체도 조사한다. 이번에는 최근의 경제활동 트렌드를 반영하여 사업장이 없는 1인 미디어 창작자(유튜버)까지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응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표본조사를 도입했다.

전국적으로 667만 개 소규모 사업체 중 330만 개 사업체만 조사하고 나머지 337만 개 사업체의 경제활동 실적은 행정자료로 대체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약 21만 5000개의 사업체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별도로 920여 명의 조사요원을 채용하여 이들에 대한 조사 안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조사요원들에게 마스크를 꼭 착용하게 하고 발열체크도 매일 하고 있다. 또한 면접조사에 응답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인터넷 모바일 팩스 이메일 등과 같은 더 안전한 방식으로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 항목이 구체적이다 보니 경쟁 업체에 정보를 줄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겠다. 통계청은 수집된 자료에 대해 시스템 보안을 강화했고 데이터보안 교육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응답한 자료는 경쟁 업체에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니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사업체에서는 안심하시고 조사에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사실, 경제총조사는 응답 의무가 있는 국가지정통계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중요한 뿌리통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품질 높은 경제통계를 작성하려면 이러한 뿌리통계가 튼튼해야 한다. 현재의 코로나 충격도 우리 경제의 모습이니 국민이 조사에 꼭 참여해서 이러한 모습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데 기여해 주시기를 소박하게 기대해 본다.

민경삼 동남통계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