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취임 한달을 맞았다. 박 시장은 4·7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뒤 부산시 안팎의 현안 파악과 해결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침체된 도시 경제와 일자리 부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가덕신공항 2030엑스포 메가시티 등 부산시 자체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관련 지자체의 협조를 구했다. 전임 시장 시절 사업을 단절 없이 이어받으면서 여당 일색인 시의회나 주변 지자체와의 공조에도 적극 행보를 보임으로써 정권 교체에 따른 불협화음 우려를 잠재우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한달이라는 기간은 사실 신임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평가를 내리기에 짧다. 대한민국 2위 도시 행정이 고위직 몇사람의 교체로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정 안팎의 시선이 지금까지 그리 나쁘지 않다. 시청 내부인사를 중용하고 정무라인은 소폭으로 제한해 조직 안정과 공직사회 사기 진작을 꾀한 부분부터 전임에 비해 점수가 후하다. 시의회에 협치를 구하고 초당적 협력을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여당 단체장인 경남 울산과도 활발히 소통함으로써 시민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과연 ‘보수의 브레인’답게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현안 파악과 조직 장악 능력을 보여주며 전임자에 대한 기억을 지워가고 있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여론조사에서 전국 17대 광역단체장 가운데 업무 수행능력에 있어 4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평가를 대변한다.
하지만 마냥 박수만 칠 순 없다. 시간이 갈수록 박 시장의 당초 약속이 원형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1조 펀드’만 해도 그렇다. 출자와 운용 주체로 언급되던 요즈마그룹코리아가 발을 빼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로 부산에 글로벌 창업기반을 닦겠다던 구상이 시작부터 흐트러졌다. 전현직 부산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 조사를 벌이기로 했던 여야정 특위는 위원회 구성조차 못한 채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고 있다. 엘시티 매입 경위 등 박 시장을 향했던 각종 의혹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최근 시의회가 필요성을 강조했듯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아닌 장기 현안들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발휘,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일도 박 시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박 시장의 임기는 물리적으로 1년 밖에 안된다. 하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5년이 될 수도 있고 9년이 될 수도 있다. 그가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부산이라는 큰 도시에서 선출직으로 봉사할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욕심 부리지 말고, 측근들의 부당한 간섭에 흔들리지 말고, 오로지 350만 시민만 바라보면서 그간 제시했던 각종 비전의 실행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후보 시절 시민과 손가락 걸었던 약속과 자신을 향했던 다짐을 얼마나 지키고 유지하느냐가 부산시장으로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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