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기초지자체들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현금복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출산 도시인 부산, 그 중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중구와 영도구는 작년부터 첫째 아이 출산에도 현금을 20만 원, 10만 원씩 지급하기 시작했고 해운대구는 내년부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둘째나 셋째부터 주던 장려금이나 축하금을 아예 모든 신생아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다. 사상구는 둘째와 셋째 지원금을 현행보다 배이상 높일 계획이다. 돈을 줘서라도 아이를 낳게 하겠다는 것인데 효과는 미지수이다.
아기 울음 소리가 끊겨 인구 절벽의 위기에 놓인 지자체의 고민을 모르는 건 아니다. 세계적으로 저출산을 극복한 국가 사례를 보면 축하금이나 아동수당같은 현금성 복지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것도 사실이다. 돈이 출산율 제고에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아이 한 명당 몇십만 원 수준인 지금의 1회성 대책이 출산의 획기적인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없앨 정도의 확실한 인센티브가 아닌 이상 어정쩡한 현금 지원은 재정은 재정대로 들이고 효과는 보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기 쉽다. 중구나 영도구의 출산율이 첫째 아이 지원금 이후에 반등은커녕 오히려 더 떨어지는 현상이 그런 우려를 증명한다.
저출산 문제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직장이 없고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아이를 낳지 않는다. 보수와 복지후생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출산율이 높고, 전세나 월세보다 자가 주택을 보유한 가정의 자녀수가 많은 사실은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반대편에서 제시하는 지표다.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그 중에서도 부산의 출산율이 낮은 것은 국토 균형발전 이슈와도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신생아 숫자가 한해 수백명 수준이어서 예산 지출 규모도 수천만 원 밖에 안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기초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상태로 미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정책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러니 선거를 의식한 ‘표(票)퓰리즘’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인구 감소는 곧 국력의 쇠퇴를 뜻한다.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국가 현안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저출산은 수십년간 우리 사회 곳곳에 누적된 문제점과 그 인과관계의 결과물이다. 표면에 드러난 몇가지 현상을 단기적으로 해소해본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청년들의 취업시장, 육아와 교육 사이클, 부동산 등 각 분야에서 꼼꼼하게 원인을 찾아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다. 각 지자체는 이런 국가 정책에 보조를 맞추면서 지역별 맞춤형으로 빈틈을 메우는 식이어야 한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조급함 때문에 언발에 오줌누기가 돼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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