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황정수의 그림산책]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 황정수 미술평론가
  •  |   입력 : 2021-04-13 19:18:2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름답지 않은 봄이 있겠냐마는 매화를 필두로 살구꽃 개나리 진달래 복사꽃이 차례로 찾아오는 우리나라의 봄은 소담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남계우 ‘모란과 나비’. 국립박물관 소장
봄철 전국의 산야는 흰색 분홍색 노란색의 가지각색 꽃으로 색 잔치를 펼친다. 겨우내 차가웠던 마음은 스며드는 꽃향기와 함께 한순간에 녹아내리나 아쉽게도 봄꽃의 향연은 그리 길지 않다. 봄꽃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울 즈음 우리는 새로운 꽃과 함께 자연의 숨결을 지탱해줄 메신저를 기다린다. 바로 ‘나비(蝶)’이다. 나비가 많아지면서 비로소 자연은 활발한 에너지를 갖는다.

자연을 신성시한 미술에서도 나비는 꽃과 함께 주요한 소재로 자리 잡는다. 단원 김홍도의 ‘화조화’ 속에 등장하는 나비는 말할 것도 없고, 신사임당의 ‘초충도’ 속의 나비도 유명하다. 조선후기에 접어들며 시장 경제의 발전과 함께 미술이 전문화되며 소 말 대나무 모란 등 각 품목을 잘 그린 전문 화가들이 등장한다. 나비를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화가도 여럿 있었다. 이들은 성에 따라 ‘남나비(남계우)’ ‘서나비(서병건)’ ‘이나비(이경승)’ ‘정나비(정진철)’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다.

조선시대 나비 그림의 대명사는 역시 ‘남나비’ 일호(一濠) 남계우(1811-1890)다. 그는 나비 그림을 잘 그린다 해서 ‘남나비’ 또는 ‘남호접(南胡蝶)’ ‘남접(南蝶)’이라 불렸다. 남계우는 채색화로 꽃과 나비를 잘 그려 중인 출신 같지만 사실은 양반 후예인 선비화가이다. 주로 부드럽고 섬세한 화풍으로 각종 화초와 나비를 그리고, 그 위에 달필로 화제를 쓰는 형식을 취했다. 그의 활동 이후 나비 그림은 조선시대 회화의 대표적인 소재로 자리 잡으며 후대 화가들에 의해 양식적으로 전승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이 한 쌍의 작품은 그의 대표작에 속하는 것이다. 아랫부분에 백모란과 홍모란을 그리고 그 위에 나비 20여 마리를 그려 넣었다. 화려하면서도 섬세하기 이를 데 없다. 모란이나 나비가 모두 인간의 삶에 희망을 주는 소재이니 이 그림 또한 삶에 대한 희망적인 소망을 기원하는 작품일 것이다. 또한 길상적인 의미 외에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蝴蝶之夢) 고사에서 보이는 인생의 허무함을 풍자하는 의미도 담겨있을 것이다.

   
조선시대 시조 중에 나비를 소재로 한 유명한 작품이 있다. “나비야 청산가자 호랑나비야 너도 가자/가다가 날 저물면 꽃 속에서 자고 가자/꽃에서 푸대접커든 잎에서라도 자고 가자” 작자 미상의 이 시조는 온갖 거짓과 죄악, 다툼과 고통으로 가득한 속세를 벗어나 이상적인 세계로 함께 가자는 내용이다. 요즘 전염병이 삶을 위협하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현실에서 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남계우의 나비 그림은 현실과 대비되며 보는 이에게 많은 희망을 준다. 미술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섬 고속도로(여수~남해~통영~거제~부산) 추진…경남 1일 생활권 시동
  2. 2인권침해 부랑아 시설 영화숙 ‘최후의 아동’ 명단 찾았다
  3. 3‘16강 기적’ 거침없는 벤투호…브라질 꺾으면 한일전 가능성
  4. 4발달장애센터 건립의 꿈, 엄마는 끝내 못 이루고 하늘로
  5. 5부산 코스피 상장사 3곳 중 1곳 적자…양극화 심화
  6. 6[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브라질, 걸어 잠근 팀에 고전…역습 노리면 승산 있다”
  7. 7아이들 “기후위기로 활동·학습 제약”…건강관리 정책 촉구도
  8. 8부울경 아우른 대문호의 궤적…문학·법학·지역문화로 풀다
  9. 9간호사 업무범위 쟁점…의사 등 반발
  10. 10에어컨 없는 구장서 첫 야간경기 변수
  1. 1윤 대통령 지지율 40% 임박..."화물 파업 원칙 대응이 모멘텀"
  2. 2여야 예산안 ‘2+2 협의체’ 담판…이상민 거취 최대 뇌관
  3. 3尹 "법과 원칙 바로 서는 나라 만들겠다"
  4. 4윤 대통령 "화물 파업 북핵과 마찬가지"..."정체성 의심?"
  5. 5영도 등장 김무성, 다시 움직이나
  6. 6尹 "정유·철강 업무개시명령 준비" "민노총 총파업은 정치파업"
  7. 7文, 서훈 구속에 "남북 신뢰의 자산 꺾어버려" 與 "책임 회피"
  8. 8빨라지는 與 전대 시계, 바빠지는 당권 주자들
  9. 9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19시간 심사 끝 구속
  10. 10尹대통령, 벤투 감독·손흥민과 통화 "국민에 큰 선물 줘 고맙다"
  1. 1부산 코스피 상장사 3곳 중 1곳 적자…양극화 심화
  2. 2복지용구 플랫폼 선도업체…8조 재가서비스 시장도 노린다
  3. 3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부산섬유패션聯 회장 취임
  4. 4부산에 ‘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Super BRT)’ 도입되나
  5. 5부자들은 현금 늘리고 부동산 비중 줄였다
  6. 6북극이 궁금한 사람들, 부산에 모이세요
  7. 7정부, 출하차질 규모 3조 추산…시멘트·항만 물동량은 회복세
  8. 8삼성 첫 전문경영인 女 사장 나와...이재용 취임 첫 사장 인사
  9. 9고령화된 부산 어촌계… 계원 10명 중 4명이 70세 이상
  10. 10부산 의류·신발값도 올랐다…10여 년 만에 최대 폭 상승
  1. 1섬 고속도로(여수~남해~통영~거제~부산) 추진…경남 1일 생활권 시동
  2. 2인권침해 부랑아 시설 영화숙 ‘최후의 아동’ 명단 찾았다
  3. 3발달장애센터 건립의 꿈, 엄마는 끝내 못 이루고 하늘로
  4. 4아이들 “기후위기로 활동·학습 제약”…건강관리 정책 촉구도
  5. 5간호사 업무범위 쟁점…의사 등 반발
  6. 6[노인일자리 새로운 대안…우리동네 ESG센터] <5> 노인인력개발원 부울본부 김영관 본부장 인터뷰
  7. 7민노총 부산신항서 대규모 연대 투쟁…‘쇠구슬 테러’ 3명 영장
  8. 8오늘 또 춥다...찬바람 불어 체감온도 실제 기온보다 5도 ↓
  9. 9“환경운동 필요성 알리는 전도사…아동 대상 강연 등 벌써 설레네요”
  10. 10“고리원전 영구 핵폐기장화 절대 안 된다”
  1. 1‘16강 기적’ 거침없는 벤투호…브라질 꺾으면 한일전 가능성
  2. 2[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브라질, 걸어 잠근 팀에 고전…역습 노리면 승산 있다”
  3. 3에어컨 없는 구장서 첫 야간경기 변수
  4. 4브라질 몸값 1조5600억, 韓의 7배…그래도 공은 둥글다
  5. 5잉글랜드-프랑스 8강전서 격돌...서유럽 맹주 가린다
  6. 6더는 무시 못하겠지…강호들 ‘죽음의 늪’ 된 아시아 축구
  7. 716강 안착 일본 “우린 아직 배고프다”
  8. 8재미없음 어때…네덜란드 가장 먼저 8강 진출
  9. 9한국 브라질 16강전 손흥민 네이마르 해결사 될까
  10. 10토너먼트 첫골…메시 ‘라스트 댄스’ 계속된다
우리은행
한국마사회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북극협력주간, 새 북극정책 20년 준비할 때
재난적 의료비 지원 범위 확대를 바란다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월드컵 한일전
킬리만자로의 눈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월드컵 16강전, 태극전사와 ‘희망’을 노래하자
‘제2도시’라기엔 낯부끄러운 부산 근로소득
세상읽기 [전체보기]
빨라야 위태롭지 않다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이태원 연가
와인 한잔할래요?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