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포털분권’을 생각한다 /이승렬

AI에 맡겼다는 뉴스편집, 보수편향 반지역성 지적…알고리즘 여전히 미공개

영향력 걸맞은 책임 필요, 지역포털 대안 모색할 때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빠, 친구들과 보궐선거 얘기를 하다가 섬뜩한 느낌을 받았어요. 지지 후보 판단 근거가 포털 기사와 그것에 딸린 댓글 내용과 너무 비슷하잖아요. 진짜 자기 생각인지, 댓글로부터 세뇌된 것인지 모르겠어요.”

지난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생애 첫 투표를 한 대학 1학년짜리 둘째 아이와 주말에 나눈 대화 중 일부다. 조금만 더 이어가 보자.

“그게 그렇게 섬뜩하고 놀랄 일이야?” “그럼요. 거의 막말 수준인 댓글 내용을 되풀이하면서 자기 주관인 줄 착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럼 넌 어떻게 친구들과 다른 생각을 갖게 됐어?” “저야 포털 기사도 보지만, 지역신문도 읽고, 미처 종이신문을 못 봤으면 모바일로도 찾아 읽거든요. 지역방송 뉴스도 자주 보고요. 그러다 보니 서울의 보수 성향 언론들이 부산 실정과 부산시민의 바람은 무시하고 내보내는 기사들이 민심을 얼마나 왜곡하는지 알게 됐거든요.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특별법 제정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 포털에 올라온 기사 대부분이 서울 보수 언론들의 부정적 기사 위주였고, 그때부터는 진짜 실망하고 포털 뉴스란을 피하게 됐어요.”

듣고보니 그랬다. 당시 가덕신공항 관련 서울지역 언론들의 보도 행태는 지역민 입장에서 보면 참담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런 시각을 담은 기사들이 포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렇다면 전국민이 애용하고, 가치 중립적이어야 할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에서 어째서 이런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빚어질까? 결론은 ‘알 수 없다’이다. 이에 대한 집중 탐사보도가 지난달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명쾌한 해답은 얻을 수 없었다. 다만 막연히 ‘그런 것 같다’는 느낌만 받았던 포털 뉴스란의 보수 편향성의 단면은 드러났다. 일정기간 보수성향 기사를 지속적으로 검색한 아이디(ID)와 진보성향 뉴스를 검색한 아이디(ID) 사용자 모두에게 포털의 인공지능(AI)은 보수성향 기사를 주로 추천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뉴스 편집은 AI가 수행하는 것이지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포털 측 주장에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AI에 적용된 알고리즘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AI의 가치중립성과 객관성을 믿을 수 없다고 본다. 페이스북(facebook)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런 AI의 한계를 인정하고 북미시장에서 뉴스편집 전담팀을 꾸려 양질의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의 “뉴스편집을 알고리즘에만 맡길 수 없다. 뉴스편집이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뉴스편집권을 AI에게 맡겼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국내 포털들과 확연히 대조된다.

보수·진보 편향성 못지않게 ‘지역 대 수도권’의 불공정성 역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포털 뉴스 주요 페이지에 지역 관련 중요 논의사항이나 주제를 지역의 입장에서 깊이 있게 쓴 지역 언론의 기사가 걸리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전히 국민의 절반가량이 살고 있는 지역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포털은 완전히 개방된 문이 아니다. ‘포털(portal)’이라는 어휘가 ‘관문’ ‘정문’ ‘현관문’ 등을 뜻하는 말이고,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의미로 포털사이트라고 했다면, 이런 현실은 비정상이다.

이제 다시 포털을 생각한다. 과연 포털은 권력인가, 아닌가? 현재의 대답은 ‘예스(Yes)’이다. 뉴밀레니엄을 반년가량 앞둔 1999년 6월과 7월 경쟁적으로 문을 연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국내 양대 포털은 불과 20년 만에 거대 공룡기업이 됐다. 국민 의식 지배력 또한 막강해졌다. AI라는 정체 모를 편집자를 동원한 뉴스 유통으로 국민 의식에 영향력을 미치는 포털이야말로 ‘1984(조지 오웰 저)’의 ‘빅 브라더’요,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저)’의 ‘포드 경’이라 할 만하다. 비대해진 권력은 분산돼야 마땅하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7년째지만, 포털의 중앙집중식 권력화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저크버그를 보라.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이 돌아서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AI에 세뇌당하지 않는 길이다. 그리고 더 공평하고 친 지역적인 새로운 포털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력이 그랬듯이 ‘포털 권력’ 또한 분권을 좋아할 리 없다. 허나 영원한 권력이 없듯이 영원히 잘 나가는 포털도 있을 수 없다. 1995년 설립된 세계 포털사이트의 효시이며, 26개국에 지사를 냈던 지구촌 최대 포털 야후(Yahoo)도 몰락했다. 지난달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국 언론과 포털 뉴스서비스’ 보고서를 보면 국내 양대 포털의 PC 및 모바일 뉴스 이용률과 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드러난 것은 그나마 유의미한 조짐이다. 야후의 길을 걷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6. 6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7. 7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8. 8“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4. 4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5. 5[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6. 6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9. 9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10. 10[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6. 6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7. 7[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8. 8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9. 9노사 마찰에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이틀째 중단
  10. 10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 1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5. 5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호감과 비호감 사이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내년 확장예산, 지방 성장동력 확보 마중물 돼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