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수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변화와 동·서해를 막론하고 세력화된 중국어선이 생선의 크기에 상관없이 마구잡이로 남획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 속에 있다.

국내수산업 중에서도 특히 부산의 경우 다른 시·도에 비해 입지가 점점 줄어들어 과거 자타가 공인하던 수산수도 부산은 이제 명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단편적인 예로 통계청에 의한 부산의 어획생산금액은 전라남도와 경상남도를 뒤이어 세 번째이며 계속적으로 추락하는 상황이다. 최근 5년간 부산의 어획생산금액을 살펴보면 2015년 5900억 원에서 2019년 5000억 원으로 계속 줄었다. 그러나 전라남도는 2015년 7700억 원에서 2019년 9300억 원으로 약 20% 어획생산금액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획량은 매년 부산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그 말인 즉, 부산지역 어획물의 1㎏당 어획단가가 전국 최하위이며 전국 평균 4000원의 절반 수준인 2000원 정도다. 이처럼 부산은 수산업에서조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전국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던 부산의 수산업이 이토록 쇠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첫 번째로, 수산업에 대한 전문성·연속성을 고루 겸비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수산업에 정통한 인사보다는 행정직을 역임하다 수산분야로 넘어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는 대를 이어 어업활동을 하는 어업인들에게 수산정책의 전문성과 연속성의 부재로 다가온다. 게다가 부산 수산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부산수산정책포럼’도 설립된 지 약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역 어업인을 위한 정책적 활동보다는 시의 연례행사만 하는 데 급급하다.

두 번째는, 타 시·도에 비해 부산의 어업에 대한 지원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관할 수협을 통하여 유통센터를 설립하고 어업시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전남과 제주 등 해당 수협들은 2000억 원이 넘는 위판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 10년의 경영성과개선 여부를 보면, 전라남도 관할 수협들이 부산의 수협들보다 경영여건이 나아지는 추세이다.

부산의 경우, 과거 국내 최대 수산물산지였던 부산공동어시장이 현대화를 위해 17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10년째 지지부진하고 진척이 없는 상황으로 수산업 종사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 어업인들은 과거 수산수도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전국의 수산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자발적으로 근해어선들을 이용한 먼 바다 침적해양쓰레기 수거, 휴어기 확대 등 모범적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부산 수산업의 문제점과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의 수산업과 관련하여 전문성과 연속성 있는 인사를 배출해야 할 것이다. 지역어업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산수산정책포럼도 적극적으로 쇄신하여 어업경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정책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본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시도 정부 및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연계하여 지역 어업인을 위한 지원사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다. 2015년 시의 조사에 의하면 부산의 어업 및 관련 사업체 2만6000여 곳에 종사자 약 10만 명, 산출액은 18조 원으로서 지역 산업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나 그 규모에 비해 어업에 지원되는 예산은 미미하다.

세 번째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자원관리를 위해 해양쓰레기 수거에 동참하도록 어업인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해양쓰레기 수거 사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어업구조개선을 위한 감척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감척된 어선을 적극 활용하여 먼 바다에 침적되어있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시, 수산인, 연구기관 등 모두가 힘을 맞대어 과거 수산 일번지 부산의 영광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필자 역시도 지역 어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부산 수산업이 마주한 지금의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수산산업이 반드시 재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신축년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