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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보고의 꿈과 가덕신공항 /허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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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1-01-28 19:48:1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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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시대는 우리 역사상 유례없던 해상 활동의 최전성기를 구가한 시기이다. 그 중심에는 청해진 대사로 잘 알려진 ‘해상왕 장보고(張保皐)’가 있다. 장보고는 828년 중국에서 귀국해 신라 흥덕왕으로부터 청해진 대사에 임명된 후 해적 소탕과 해양 개척에 나서게 된다. 장보고는 특히 신라와 당나라, 그리고 일본을 잇는 삼각무역 개척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남중국과 북중국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長安)을 잇는 내륙 무역과 해상교통권을 장악해 동북아시아의 물류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특히 장보고는 동북아시아의 물류 네트워크를 동남아 및 인도 항로와 연결해 세계 최초로 동서 무역망을 하나로 묶었다. 이로 인해 장보고는 한·중·일 삼국의 정사(正史)에 동시에 오른 전무후무한 역사적 인물이 되었다. 미국의 동양사학자 라이샤워(Reischaue)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양 상업 제국의 무역왕”이었다.

해상왕 장보고는 ‘21세기 해양강국’ 혹은 ‘동북아 경제 중심’이란 역사적 명제 앞에 서 있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지정학적으로 보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 교차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며, 세계 경제의 성장 축으로 부상하는 동북아의 구심점에 있다. 우리를 중심으로 반경 1200㎞ 이내의 인구는 7억 명으로, 유럽 전체 인구 3억5000만 명의 배에 이른다. 즉, 중국 일본 러시아 및 동남아 국가에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여객 화물 서비스 자본 기술 등의 이동을 중개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할 위치에 있다.

9세기의 장보고가 타임머신을 타고 세계 6위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을 보유한 부산항을 둘러본다면 부산이 국제 해상운송의 관문일 뿐만 아니라 부산신항 옆의 가덕신공항을 통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동북아 물류의 중심이 될 수 있음에 무릎을 쳤을 것이다. 물류의 핵심은 모든 것을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 빨리’ 움직이는 데 있다.

‘최소의 비용’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물류 전문가들이 초대형 선박 건조와 항만 건설, 컨테이너 크기 대형화 등에 가속도를 낸다. 또 ‘최대한 빨리’ 움직이기 위해 스마트 무인 항만과 초고속 자동화 물류센터 등을 만든다. 물류적인 관점에서 보아 가덕신공항은 부산신항과 연계해 연간 7000억 원이라는 불필요한 비용을 없애는 등 물류비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고, 동시에 최대한 빨리 화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라고 자처하는 싱가포르 네덜란드 미국 등이 모두 중추 항만 인근에 중추 공항을 보유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몸속에는 1200여 년 전 통일신라 시대에 동북아 해상을 주름잡은 장보고 대사의 피가 흐르고 있다. 1200년 전 장보고의 꿈은 오늘날 우리가 건설하고자 하는 동북아의 중심 국가였고, 그는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다. 1200년이라는 장구한 시간을 사이에 두고 우리가 다시 한번 가덕신공항을 통해 동북아 중심으로 부상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부산신항과 가덕신공항이라는 양날의 검을 보유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부울경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형성한다면 ‘제2의 장보고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 전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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