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2등주의’에 취한 저경쟁도시 부산 /정희준

몹쓸 부산병 고치려면 냉혹한 현실 자각 우선

인재 제대로 대접하고 폐쇄성 과감히 버려야…나눠먹기도 이제 그만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25 19:45:48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풍경 하나. 지난 달 부산지역 환자들의 역외유출이 한 해 60만 명이 넘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조 원에 달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부산시청에서 의료산업 간담회가 긴급하게 열렸다. 오거돈 시장은 심각한 역외유출에 대한 대책으로 부산의 의료수준을 높여 서울로 향하는 부산의 의료환자들을 되돌리고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의료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참석자들의 의견을 구했다. 그런데 지역에서 가장 크다는 대학의 병원장은 본인 대학입학 때의 성적까지 거론하며 “부산의 의료수준이 결코 서울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과연 그럴까. 노부모가 경기도에 계신 관계로 그쪽 병원을 꽤나 드나들었던 내 경험에 비추면 부산의 메이저 대학병원은 적어도 서비스 차원에선 수도권의 2선급 대학병원보다 낫다고 할 수 없다. 부산에도 쟁쟁한 의사가 분명 많지만 평균의 차이는 솔직하게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즉 이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부재하다면, 문제 극복을 위한 노력은 시동조차 걸 수 없다. 그렇게 잘하고 있다는데 도대체 그날 우리는 왜 모인 것인가.

풍경 둘. 부산시의회는 지난 4월 이른바 ‘살찐 고양이법’을 통과시켰다. 부산시 산하 기관 임원의 연봉을 최저임금의 6~7배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기관장들의 연봉은 1억4659만 원을 넘지 못한다. ‘연봉 상한제’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예산 한 푼이 절박한 부산시는 이미 연초에 기관장에 따라 5%에서 무려 40%의 연봉을 삭감했다. ‘연봉 1억’ 넘는 기관장이 거의 사라졌다. 연봉이 워낙 적어 5%만 삭감당한 나는 전직이었던 교수 때 연봉 근처에도 못 가는 충격적인(?) 연봉을 받고 있다. 오히려 ‘연봉 하한제’가 절실하다. 기관장과 직원 간 연봉 차이가 크다면 시의회는 왜 직원의 급여를 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끌어내릴 생각만 했을까.

그렇게 나는 살찐 고양이가 되었다. 오래된 조그마한 아파트에 살면서 아침에 일어나 술독을 컵라면으로 달래고 월말이면 은행잔고 확인에 예민해지는 내가 졸지에 탐욕의 상징, 배 부른 자본가가 된 것이다. 소박한 대우지만 부산을 바꾸고야 말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하는 모든 기관장도 느닷없이 살찐 고양이가 돼버렸다. 이어지는 궁금증. 이런 부산에서 과연 인재가 클 수 있을까. 최고의 인재가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히딩크나 정명훈 같은 인물이 부산에 올까.

풍경 셋. 올해가 4회째인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BOF)은 부산 최대 이벤트다. 27만 명의 참여인원은 부산국제영화제(16만 명)와 지스타(25만 명)에 앞설 뿐 아니라 외국인 참여자 수(4만 명), 특히 외국인 관광객 유치(2만 명)에 있어서는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부산시 입장에선 이만한 복덩이가 없다.
그런데 최고의 K팝 콘서트를 지향하는 BOF에 지역 문화계는 동의하기 어려운 비판을 해왔다. 정체성이 없다고 한다. 엄연한 K팝 콘서트인데 달리 무슨 정체성을 찾아야 하나. 부산이 안 보인다고 한다. 그럼 서울에서 하는 K팝 콘서트에선 서울이 보이나. 이걸 왜 부산에서 하느냐고 한다. 이쯤 되면 그냥 싫은 거다. 엄청난 인기의 아이돌그룹 공연에 투입되는 예산이 못마땅한 것이다.

세계적인, 최고의 콘서트는 서울에서만 해야 하고 부산은 부산스러운 것만 해야 하나. 부산은 최고를 가지면 안 되는 것일까. 그들 주장대로 K팝 콘서트에 동래학춤을 집어넣으면 못마땅함을 거둘 것인가. 결국 그렇게 갔다.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BOF는 뷰티, 푸드에서부터 공연, 전시, 퍼포먼스에 전통무용까지 온갖 장르를 프로그램에 포함시켜야 했다. 결국 정체성이 더 모호해진 행사가 됐다. 익히 보아오던 나눠먹기다.

‘부산병’이다. 2등주의에 취해 지내다 3등으로 추락한지도 모르고 있었다. 냉혹한 성찰과 인식이 필요하다. 3등이라는, 어쩌면 4등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아픈 인식 없이 절박함이 생겨날 수 없다. 그리고 인재 귀한 줄 알아야 하고 ‘사람값’ 깎지 말아야 한다. 대접 안 해주는데 올 사람 없다. 이를 위해 당연히 폐쇄성을 버려야 한다. 수렁에 빠진 부산을 구할 수만 있다면 성별, 지역, 장르 가릴 것 없다. 마지막으로 나눠먹기와 결별해야 실력 있는 인재가 비집고 들어올 공간이 생긴다. 과거 시와 가까운 사람들이 자리와 지원금을 차지했다. 시도 나눠주는 게 관행이 됐다. 실력은 두 번째였다. 경쟁력이 자라날 리 없다.

부산이 위기라는 말 나온 지 30년 됐다. 이제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 대기업 일자리도 없고 재벌 스폰서도 없는데 중앙정부는 서울 편이다. 믿을 건 자각과 실력뿐이다.

부산관광공사 사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소통하며 확장·진화…새 길 찾는 부산문화 <2-3> 기성 장르엔 어떤 일이- 미래가 사라진다
  2. 2조봉권의 문화현장 <58>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를 만나다
  3. 3부산 서구 암남동 주민자치회, ‘아름다운 송도지킴이 BDS(바다소년단)’ 발대식
  4. 4“10년 만에 낸 시집…독자 마음 속에 깊이 남고싶다”
  5. 5BIFF 아시아필름마켓, 차승재·오동진 공동위원장 체재로
  6. 6내수차 시장 빙하기 “신차 값도 깎아드립니다”
  7. 7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205> 우울증 앓는 조경민 씨
  8. 8이참에 싹 바꾸는 거인…유망주에 ‘데이터 야구’ 심는다
  9. 9한여름 무더위 식힐 흥겨운 춤·노래 공연
  10. 10[사회복지관 지역맞춤 사업] 우린 소외층 집안 청소정리 도우미이자 말벗
  1. 1김정숙 여사, 7위로 탈락한 김서영에 다가가 “사진 찍을까요”
  2. 2北, 한미군사연습에 협상 미루고 새 잠수함 공개…압박 나서나
  3. 3합참 "러 A-50 조기경보기, 영공침범…軍, 360여발 경고사격"
  4. 4日, 이 와중에 “독도는 일본땅”… “러 군용기 비행 때 자위대기 발진”
  5. 5이언주 영입전 치열… 자유한국당·우리공화당 ‘러브콜’
  6. 6긴박했던 7분…KADIZ 3시간가량 무단 침입
  7. 7조국 “더 이상 글 올리지 않을 것”… ‘죽창가’ 이후 열흘간 게시물 43건
  8. 8'KT 특혜채용'혐의 김성태..."이것은 정치수사"눈물로 호소
  9. 9부산시의원 퀴즈형식 시정질문…공무원 면박주기 논란
  10. 10김정은 새 잠수함 시찰…북미대화 압박 의도
  1. 1내수차 시장 빙하기 “신차 값도 깎아드립니다”
  2. 2 그린켐텍
  3. 3 덩치 키웠지만 더 날렵해진 차체…시속 100㎞까지 단 6.8초
  4. 4부산디자인센터, 지역 맞춤형 인력양성 성과 최고등급
  5. 5삼성전자서비스 파업…본격 무더위 앞두고 에어컨 A/S ‘초비상’
  6. 6일본 여행 예약 50% 급감…중국·동남아 등지로 휴가지 급선회
  7. 7무역협회 부산본부, 경남본부와 공동 물류사업 협약
  8. 8“베트남·인도시장 개척할 기계·자동차 기업 찾아요”
  9. 9내달 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주택대출 나온다
  10. 10부산 대기업 협력사 수익성, 비협력사보다 낮다
  1. 1러시아 군용기 독도 인근 영공 2회 침범… 군 경고사격으로 최종이탈
  2. 2오늘 대서, 부산 낮 최고 30도 예보…폭염주의보 발효
  3. 3해운대서 바위 굴러 떨어져… 차량 3대 파손, 인명피해는 없어
  4. 4김성태, 검찰 규탄 시위 중 눈물… “채용공고도 안 냈는데 어찌 입사” 물음엔
  5. 5(2보)사직실내수영장서 수영하던 40대 남성 숨져
  6. 6사직실내수영장서 40대 이용객 숨져
  7. 7마라탕 전문점, 절반 이상 위생 불량… “최근 인기 불구, 조리장 모습은”
  8. 8거제시민, 가덕도 신공항 조기 건설 본격 촉구
  9. 9檢, 고 윤창호 씨 가해 운전자 항소심서 징역 12년 구형
  10. 10SK허브스카이 정전은 입점 시설 전기설비 결함 탓
  1. 1프로야구 롯데 코치진 개편, 1군 투수코치에 임경완
  2. 2차유람 3쿠션 데뷔전 1회전 탈락 쓴맛 “성적보다 최선 다해야”
  3. 3김서영, 노력이 고스란히 보이는 복근 “몸짱 아줌마가 꿈이야”
  4. 4롯데, 1군 투수코치 임경완 발탁…주형광·최만호 코치는 퓨처스행
  5. 5이강인 발목 잡는 발렌시아
  6. 6흥행 걱정 기우…평일에도 ‘구름관중’
  7. 7이참에 싹 바꾸는 거인…유망주에 ‘데이터 야구’ 심는다
  8. 8경영 줄줄이 예선 탈락…안방서 물 먹은 한국
  9. 9박인비, 에비앙서 ‘그랜드슬램’ 논란 잠재울까
  10. 10야구대표 김경문호 출범, 프리미어12 엔트리 발표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안전한 급식으로 아이들에게 건강을 /박희옥
약사 위상강화와 전문 보조인력 필요성 /정연일
기자수첩 [전체보기]
비만 오면 반복되는 악몽 /배지열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권을 넘어설 지위는 없다 /이병욱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꼴찌라서 감동
新친일파 논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사설 [전체보기]
개금동 옛 미군기지 토양 오염 폭넓은 조사 필요하다
안전성 검증 부실 확인된 가습기 살균제 재수사 결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