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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노인의 性, 어떻게 볼 것인가 /이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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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6-24 19:22:09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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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노인은 과연 몇 세부터인가? 현재 노인 나이는 65세 이후로 정의된다.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의학, 생활의 발달에 따라 정의가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의료 현장에서도 60대 환자는 그저 중년에 불과하다. 이제는 수명 연장보다는 삶의 질과 웰다잉을 선택하는 시대에서 노인의 성생활은 이전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이 나이에 별 관심도 없고 힘도 없어” “이제는 접으려고”라는 서두로 시작하는 분들의 말씀은 ‘내가 문제가 있으니 치료하고 싶다’의 반어법이다. “과연 성생활이 언제까지 가능합니까?” 우스개로 많이 물어보는 말이다. “그건 본인 마음에 달렸지요”라는 답은 너무 형식적인가?

나이 든다는 것은 체형도 변하고 신체 기능도 떨어지니 이전보다 성적 매력이 떨어질 테고, 피부도 둔해지니 성감대도 둔해지고, 성적 행위를 할 체력도 떨어진다는 것은 의미하기도 한다. 심지어 성욕이나 성적 환상도 생각하지 않아도 불쑥 찾아오더니 이제는 열심히 찾아야 온다. 그래서, 포기하란 말인가?

발기부전이라는 주제를 보자. 초기에 ‘비아그라’는 남성의 발기만을 도와주는 약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가 거듭되면서 남성 발기부전은 남성의 여러 혈관질환 뇌경색 심근경색 등 대사질환의 초기 표지자로 알려졌으며 발기부전 치료제로 성 기능 치료제뿐만 아니라 배뇨장애 치료, 혈관 기능 회복까지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나이 든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의 경우는 임신의 공포가 없으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나이 들면서 주름살만 느는 게 아니라 자신감과 지식과 지혜도 는다. 성 행동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언어와 친밀감이다. 시야가 넓어지니 좀 더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 행동도 가능하다. 

‘성’ 생활의 시작과 끝은 어떻게 되는가? 아직 많은 사람이 그저 성교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은 그 표현 방법이 수백 가지를 넘는다.

필자는 눈만 서로 마주쳐도 시작이라고 얘기하는데, 실제 눈만 마주 보면서도 이뤄질 수 있고, 때로는 환상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으며,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성취가 그 목적이 되는 경우도 많다. 성을 즐기는 데 정년은 없다. 그러나 그렇게 노년을 보내려면 미리 준비하고 도움도 필요하다. 

성 기능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혈관이다. 그것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마찬가지다. 혈관이 일단 건강하다면 백세시대, 백 세까지 누리는 데 큰 장애물은 없다. 그러니 평상시 동물성 고지방식을 줄이고 적당한 운동도 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표적인 성인병이자 내 혈관을 공격하는 질환들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성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싶으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성 기능 장애 치료의 골든타임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나 치료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정상으로의 회복 가능성은 크다. 설사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해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 진료실 문을 두드려야 한다. 특히 여성에서도 폐경이 성생활의 폐업은 아니므로 적절한 도움과 함께 누리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환자 입장에서는 ‘성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기는 쉽지 않다. 필자는 진료과의 특성상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먼저 질문하고 문제가 있으면 치료하고 도와주려고 한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도 아직 노인의 성에 관한 관심과 이해도가 부족해 진료 현장에서 치료받고자 하는 욕구가 ‘컷’ 당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도 노인의 성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상담해주는 체계가 많이 부족하다. 노인에서 빈발하는 성 매개 감염병의 방지를 위한 교육 정도로는 부족하다.

   
‘노인의 성’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곧 우리의 문제이다. 여전히 아름답고 풍요한 노년의 성을 위한 의료계를 포함한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더 필요하다.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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