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낙동강의 속살 /김준용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몇 년 전 태국 암파와 수상시장을 여행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배를 타고 진행했던 반딧불이 투어에서 본 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이었다. 강가에 무성한 수풀 속에서 반딧불이 수만 마리가 빛을 발했다.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이 탄성을 내질렀다. 자연이 만들어낸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트리였다. 감동적이었다.

지난 6일 낚싯배를 타고 낙동강 염막 수로를 돌아봤다.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좁은 뱃길을 따라 낚싯배가 움직이자 양쪽에서 숭어와 잉어가 뛰어올랐다. 배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 들려올 정도로 고요했다.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적막. 뱃길 양쪽으로 무성하게 자라난 수풀에서는 이름 모를 새소리만 들려왔다. 낚싯배를 탔던 10여 명의 사람은 낯선 풍경에 숨을 죽였다. 수로를 되짚어 나오는 길에 누군가 말했다. “아파트 숲에 싸여있는 낙동강에 이런 풍경이 있는지 누가 알았을까요.”

염막 수로를 돌아보면서 암파와 시장의 반딧불이 장관이 떠올랐다. 부산이라는 대도시에서 쉽사리 볼 수 없는, 낙동강의 숨겨진 모습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수로를 둘러보면서 낙동강도 충분히 생태 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운대 광안리 등 바다에만 ‘올인’되어 있는 부산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이 숨어 있었다. 환경단체의 예측대로, 다시 바다와 강이 만난 덕에 기수역 생태계가 복원된다면 말이다.
그동안 낙동강은 사람이 미웠을 것이다. 하굿둑을 지어 낙동강의 허리를 댕강 잘라버린 탓이다. 어디 이뿐인가. 일제강점기에 농업용수 확보를 이유로 서낙동강의 물길을 막아버린 것도 사람이다. 그전까지 낙동강 본류였던 서낙동강의 물길이 끊어졌다. 서낙동강은 사실상 호수가 돼버렸다. 흐르지 않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낙동강 입장에선 사람이 미울 수밖에…. 부산시와 환경부 등은 2025년 전면개방을 목표로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시범개방으로 그 첫발을 뗐다. 강서지역 일부 농민은 하굿둑 개방에 반발하고 있다. 시는 오는 9월 하굿둑 2차 시범개방 전까지 농민과의 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다. 현재 농업용수로 사용이 힘든 맥도강과 평강천의 수질 개선까지 협의체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한다. 낙동강의 숨겨진 모습이 공개될 날이 머지 않았다.

사회부 jykim@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일본 변수’ 부울경 총선 판도 흔드나
  2. 2류현진 11승…사이영상 경쟁자 “셔저 긴장해”
  3. 3태풍 ‘다나스’ 부산 심하게 할퀴고 갔다
  4. 4[부동산 깊게보기] 거꾸로 향하는 부동산 대책과 더 ‘기울어질 운동장’
  5. 5[세상읽기] 신물산장려운동 /원성현
  6. 6‘보이콧 재팬’ 계속 확산…일본 여행 취소 동참 줄이어
  7. 7[도청도설] ‘파리 목숨’ 감독
  8. 8[국제칼럼] 감독 바꾼다고 롯데가 달라질까 /안인석
  9. 9우거진 수목…실개천…100년木…정원 아름다운 아파트가 뜬다
  10. 10[서상균 그림창] 물 국회
  1. 1조국, 연일 對日 '항전' 주문…"겁먹고 쫄지말자…싸워 이겨야"
  2. 2‘일본 변수’ 부울경 총선 판도 흔드나
  3. 38월 한미연합연습 명칭…'동맹' 대신 '전작권 검증연습' 검토
  4. 4바른미래·평화당 각 정파 ‘제3지대 신당’ 동상이몽
  5. 5조국 “쫄지말자” 연일 대일항전 촉구…야당 “선동질 말라”
  6. 6미국 볼턴, 한일 순방…양국갈등 중재 나설까
  7. 7정의당 부산시당 새 위원장에 현정길
  8. 8여야, 일본 대응 초당적 기구 금주 실무협의
  9. 9청와대·5당대표 ‘초당 협력’ 무색…여야, 추경무산 또 “네 탓”
  10. 10
  1. 1 거꾸로 향하는 부동산 대책과 더 ‘기울어질 운동장’
  2. 2‘보이콧 재팬’ 계속 확산…일본 여행 취소 동참 줄이어
  3. 3우거진 수목…실개천…100년木…정원 아름다운 아파트가 뜬다
  4. 4 원전 해체 강국으로 가는 길
  5. 5“해체계획 철저히 세워 안전하게 진행된다면 경제효과 저절로 발생”
  6. 6정부 ‘일본 수출규제’ 대응 추경 2730억 원 확정
  7. 7보험설계사 정보 공개된다…통합시스템 22일부터 개시
  8. 8한국, 10대 수출대국 중 가장 가파르게 수출 감소
  9. 9타지역 출신 청년 24명에 임대주택 제공
  10. 10위기의 대형선망 선단감축 가속화
  1. 1부산진구 348㎜... 태풍 다나스 소멸했지만 부산 곳곳 난리통
  2. 2버스 내릴 때도 교통카드 터치해야…부산시 할인방식 변경
  3. 3부산 센텀시티 지하 하나로 연결한다…민자개발 추진
  4. 4태풍에 거대 쓰레기장 된 광안리해수욕장…아쉬운 피서객들
  5. 5‘그것이 알고싶다’ 황주연 전처·내연男 상대로… “11년째 수배전단에”
  6. 6한국 기대수명 82.7년, OECD 상위권…건강염려증 높아
  7. 7고유정 독방요구 했지만… “현재 재소자·교도관과 잘 지내고, 밥도 잘 먹어”
  8. 8 경북 상주 지진… “청주 대전 등지에서도 흔들림 느껴”
  9. 9영화 ‘도둑들’ 출연배우 임달화, 행사중 흉기에 복부 찔려...피의자 조사 중
  10. 10황하나 ‘아버지 경찰청장 베프’ 자기 말 부인… 105일만의 석방
  1. 1 도스 안요스 신성 레온 에드워즈와 맞대결
  2. 2토트넘 VS 유벤투스 손흥민 선발 출전 “호날두 나와” TV조선서 중계
  3. 3'사이영상 경쟁 희비' 류현진 11승, 셔저는 복귀 연기
  4. 4광주세계수영=김수지 銅·우하람 4위…역대 최고 성적 올린 한국 다이빙
  5. 5UFC ‘약대 파이터’ 손진수 첫승 재도전… “데뷔전 이후 10개월 만 중계는?”
  6. 6스파이크 연습만 해도 "우와∼" 부산 깜짝 배구 열기
  7. 7광주세계수영=수구 골키퍼 이진우, 안면블로킹 투혼 "50번 맞아도 괜찮아"
  8. 8추신수, 일주일 만에 시즌 16호 홈런 '쾅'
  9. 9광주 첫 패배 불구, 아이파크, 통한의 자책골로 승점 차 못 줄여
  10. 10광주세계수영=여자 계영 400m서 대회 첫 한국신기록 '3분42초58'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약사 위상강화와 전문 보조인력 필요성 /정연일
오징어 금지 체장 강화? 현장 소리 듣길 /정성문
기자수첩 [전체보기]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수변공원 해법, 야구장에 있다 /김진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인권을 넘어설 지위는 없다 /이병욱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합리적 보수의 죽음
남녀 상금 격차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사설 [전체보기]
일본 수출 규제 초당적 대처 비상협력기구 주목한다
기준금리 전격 인하…바닥 경기 선제 대응 효과 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