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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베트남 경제공동체를 검토해야 /허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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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13 19:54:22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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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베트남이여, 답을 해주오! 신이시여, 왜 지금입니까?”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유명한 ‘미스 사이공’에서 남자 주인공 크리스가 아리따운 베트남 소녀와 사랑에 빠진 뒤 독창하는 노래의 한 소절이다. 베트남 소녀의 이름은 킴(KIM). 뜻밖에도 굉장히 한국적인 이름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킴’은 매우 흔한 이름이다. 197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AP통신 종군기자 닉 우트의 베트남전 사진 ‘전쟁의 공포’ 속의 벌거벗은 네이팜탄 소녀 ‘킴 푹’부터 작년 부산을 방문했던 국회의장 ‘응웬 티 킴 응언’까지, 모두 ‘킴’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베트남 관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건은 ‘미스 사이공’의 무대인 베트남전쟁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베트남은 2015년 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양국은 한류와 박항서 열풍과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호찌민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건 다름 아닌 박항서 감독의 광고 포스터가 되었다. 한·베트남 수교 27주년, 한·베트남 FTA 체결 5년 만의 일이다.

사실 한국과 베트남은 오래전부터 혈연관계로 맺어져 있다. 고려 시대에 옛 베트남의 대월국(大越國) 왕족이 망명해 오늘날 화산 이씨(花山 李氏)와 정선 이씨(旌善 李氏)의 시조가 되었다. 이들의 후손은 현재도 베트남에서 옛 왕족으로 인정받아 자국민과 동일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국제결혼에서도 베트남은 우리의 1위 대상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베트남 국제결혼 누적 건수는 10만여 건에 달하며, 2017년 기준 전체 국제결혼의 25.7%나 되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베트남 유학생 도 연간 2만 명을 넘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하노이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7만 명, 호찌민에는 20만여 명에 달한다.

이러한 활발한 인적 교류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교역규모는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8년 대(對)베트남 수출은 486억 달러로 우리나라 수출 대상국 3위에 해당한다. 베트남 내에서도 삼성전자 등 한국 제조기업의 수출기여도가 20%를 훌쩍 넘어선다. 이처럼 양국 간 사람 문화 경제 교류가 유례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한·베트남 경제공동체 구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가장 유명한 경제공동체는 유럽연합(EU)이다. 국제사회에서 유일하게 완전경제통합을 이루어낸 EU는 2017년 명목 GDP 기준으로 미국 다음인 세계 2위의 경제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EU의 뒤를 이어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10개국은 2015년 아세안 경제공동체인 AEC(ASEAN Economic Community)를 출범시켰다. AEC는 보다 발전된 경제통합을 위해 ‘AEC Blueprint 2025’를 발표하고 역내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아세안 경제의 밝은 미래를 밝히기 위한 청사진인 셈이다.

한·베트남 관계에서 FTA를 넘어선 보다 높은 차원의 경제통합 및 발전을 위한 교류는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억 명에 달하는 베트남의 풍부한 인구와 자원, 한국의 우수한 기술과 자본력의 시너지로 얻어질 양국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미스 사이공’의 주인공 크리스의 노래가사처럼 질문해보자. 왜 지금일까.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의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돌파구는 이웃 국가와의 FTA를 넘어선 경제공동체로 뚫을 수 있다. 결국 ‘사람, 공동번영, 평화’를 목표로 하는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 역시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공동체가 주춧돌이 되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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