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며 도시 안전은 시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향상하는 선결 조건이다.

부산광역시는 2009년 WHO(세계보건기구) 모델 국제안전도시 공인사업을 선제적으로 착수해, 2014년 5월 광역시 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안전도시로 공인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 11개 도시 시장과 3200명의 국내외 안전 관계자가 참가한 공인선포식과 아시아 연차대회를 개최하였다.

이 국제행사는 당시 세월호 참사로 침울했던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과 위안을 주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주요 언론으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부산시는 광역시 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공인된 안전 인프라를 바탕으로, 안전정책 수혜 범위와 대상을 넓히기 위하여 ‘16개 구·군별 맞춤형 안전사업’ 확대에 주력하였고, 올 하반기에 5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안전도시 재공인 평가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부산시의 능동적이고 지속적인 안전사업 수행 결과, 국제안전도시사업을 착수한 2009년에 인구 10만 명당 63명이었던 부산시민의 손상사망률이 2017년에는 50.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의료 통계상으로 매년 440명의 부산시민이 생명을 구했고, 약 2만3000명의 장애·부상자 발생을 막아냈음을 의미한다. 이뿐만 아니라 손상 사망의 경제적 손실액도 9560억 원에서 8260억 원으로 감소했다. 연 1300억 원의 놀라운 경감 효과를 달성했다.

이처럼 부산시의 손상사망률은 지난 10년간 크게 개선되었으나, 8개 특별·광역시와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많은 관련 분야에서 향후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국제안전도시는 안전 증진을 위한 지자체의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초로 하며 지난 30년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발전된 선진 안전정책 모델이다. 국제안전도시는 사고나 손상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한 도시가 아니라, 시민안전을 증진시키는 체계적 기반 위에 지방자치단체가 행정력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필자에게 우리 부산시의 안전정책이 자랑스러운 것도 바로 이 점이다. 부산시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는 아니지만, ‘시민안전을 증진시키기 위해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라는 WHO의 국제안전도시 이념에 가장 충실한 모범 도시 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새로 출범한 민선 7기 부산광역시의 시정목표로 ‘가족이 행복한 건강안전도시’를 제시한 것도 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체계적인 안전 인프라 구축으로 시민의 행복과 안전이 최우선이 되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펼치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 재난안전정책의 궁극적인 성공은 10년 정도의 단기적 성과보다 지속성 유지가 관건이므로, 시민 중심의 진정한 안전문화 정착이 부산시의 향후 숙제가 될 것이다.

우리 시가 현재와 같이 부산시민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안전 행정과 체계적인 안전 인프라 구축사업을 지속한다면, 시정에 시민의 신뢰도가 증진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아울러 선진 국제안전도시 부산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한 국제컨벤션 사업, 국제허브항만 사업, 해외기업 유치 등 도시 경쟁력 강화와 인구 유입 등 적지 않은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인제의대 교수·간호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