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스포츠 에세이] 구덕야구장의 추억 /이성득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7-01-05 19:40:02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나는 부산 서구 서대신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자연스럽게 구덕운동장과 야구장과 관련된 추억이 많다. 제대로 된 체육시설이 없던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운동장 부근만 가면 가슴이 두근거리곤 했다. 축구와 야구뿐만 아니라 복싱 경기나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행사도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부산과 함께했던
구덕야구장을 철거한다니, 한 시대를 같이 보냈던 부산 시민이라면 누구나 그곳에 대한 아쉬움과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프로 리그가 생기기 전에는 구덕야구장이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을 위한 교육의 산실이었다. 필자도 학창 시절 이곳에서 야구를 배웠고 성장했다. 당시 이곳이 부산에서 거의 유일한 훈련장이었는데, 다섯 팀이 동시에 타격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을 어떻게 치느냐보다는 다른 팀 훈련 중에 날아올 타구에 더 신경이 쓰였다. 한눈팔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안 되겠다 싶어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훈련한 덕에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기도 하다.

특히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연고 구장으로 많은 추억을 남겼다. 롯데에서 한 해를 뛰고 은퇴한 뒤 구단 프런트 직원으로 일하면서 당시 대단한 부산 팬들의 열기도 느낄 수 있었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야구장으로 들어오는 쇠창살 문을 여러 명이 밀어 넘어뜨려 부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와 관중이 퇴장하는 경로가 같아서 뒤섞이며 혼란스러운 상황도 여러 번 벌어졌다. 지금 돌아보면 모두 팀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벌어진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구덕야구장은 1984년에는 우승팀의 홈구장이 됐고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했다. 축구 팬에게 한국 축구가 월드컵 첫 승을 거둔 아시아드주경기장만큼이나 롯데 팬들에게는 향수가 깃든 곳이다. 롯데가 사직야구장으로 옮겨간 뒤에도 구덕야구장은 화랑대기 전국대회를 열었을 정도로 부산 야구의 메카 같은 곳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일본에는 역사가 100년 넘은 '고시엔'이라는 고교야구대회가 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 이름이기도 한 이 대회는 지금도 많은 일본 고교야구 선수에게 꿈의 무대다. 심지어 프로선수가 되기에 앞서 이 대회 출전이 우선인 경우도 많다. 선수들이 기념으로 경기장 흙을 담아갈 정도니 역사가 그만큼 살아 숨 쉬는 대회이자 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야구 선배가 거쳐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영광으로 남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고교야구의 성지라고 할 동대문야구장이 있었다. 2008년 철거 당시에도 보존 여부를 놓고 많은 말이 오갔다. 지금까지 구장이 남아있었더라면 '야구 하면 동대문'이라는 의미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야구계 선배들의 사진도 걸어두고, 역사를 되새기면서 야구를 처음 알기 시작한 어린 팬들에게도 보여줄 장소가 됐을 것이다. 오래된 구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존재 자체로 자랑인 만큼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자랑하고 바람직하게 활용할 기회를 상실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든다. 야구의 역사는 쉽게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대문야구장의 경우 대체 구장으로 지은 고척 스카이돔이 좋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처음 생길 때는 당시 부지가 쓰레기 매립장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구덕야구장이 있던 부지에는 시민을 위한 공원이 들어선다고 들었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은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을 위한 구장이 턱없이 부족한 부산인 만큼 이들도 배려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KNN 야구 해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강서 힘입어…부산 아파트값 상승세 지속
  2. 2‘K-반도체 벨트’ 또 수도권 리그
  3. 3일광 옛 한국유리 부지 개발사업 ‘국제공모’로 급물살
  4. 4명지에 친환경에너지 공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가동
  5. 5북항 친수공원 조경공사 ‘큰 장’ 선다
  6. 6[경제 포커스] 자산 매각, 인사 영입…롯데쇼핑의 ‘이베이 인수’ 시그널
  7. 7김세연 “이재명은 무늬만 기본소득…여성징병 논의하자”
  8. 8'가정의달 위기' 현실화에 집단감염까지 부산 코로나 확진 급증
  9. 953만 인구 김해 공공의료기관 ‘0’…유치전 뛴다
  10. 10한강 사망 대학생 부검결과 익사 추정…“머리상처 사인 아냐”
  1. 1김세연 “이재명은 무늬만 기본소득…여성징병 논의하자”
  2. 2지역구로 출근 러시…시의원실은 ‘부재중’
  3. 3김부겸 총리 인준 강행…박준영 끝내 자진 사퇴
  4. 4이언주, 국힘 최고위원 출마 저울질
  5. 5박재호·이성권 14일 회동…부산부동산특위 접점 찾을까
  6. 6국가균형위원장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재인 정부 내 반드시 이행"
  7. 7야당 “여당, 꼭두각시 총리 탄생시켜”…청문정국 결국 강대강
  8. 8IOK company,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 오디션 개최
  9. 9원외 지역위원장 조직 장악 한계…부산 민주당 내홍 심화
  10. 10이재명 매머드급 포럼…이낙연 부산 세몰이에 맞불
  1. 1기장·강서 힘입어…부산 아파트값 상승세 지속
  2. 2‘K-반도체 벨트’ 또 수도권 리그
  3. 3일광 옛 한국유리 부지 개발사업 ‘국제공모’로 급물살
  4. 4명지에 친환경에너지 공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가동
  5. 5북항 친수공원 조경공사 ‘큰 장’ 선다
  6. 6[경제 포커스] 자산 매각, 인사 영입…롯데쇼핑의 ‘이베이 인수’ 시그널
  7. 7미국발 인플레 공포…코스피 사흘 연속 1%대 하락
  8. 8르노삼성 노사 강대강…XM3 수출물량 뺏길라
  9. 9동원개발- 부산의 중심 슬세권·역세권·숲세권 품은 ‘서면 동원시티 비스타’
  10. 10HMM 한바다호 명명식…23일 부산서 정식 취항
  1. 1'가정의달 위기' 현실화에 집단감염까지 부산 코로나 확진 급증
  2. 253만 인구 김해 공공의료기관 ‘0’…유치전 뛴다
  3. 3한강 사망 대학생 부검결과 익사 추정…“머리상처 사인 아냐”
  4. 4365일 세끼 챙기는 급식쌤, 희망 바이러스 전하는 미술쌤
  5. 5‘깡통’ 분양형호텔 난무에…손배소 재판부 이례적 현장검증
  6. 6“해사법원도 수도권행 우려…부산 유치 정치권 나서라”
  7. 7국도 5호선 연장에 거제 명진터널 조기개통 탄력
  8. 8코로나19 확진자 이틀째 700명대… 비수도권 비중 40% 넘어
  9. 9시민단체 “해상케이블카 문제점 여전”
  10. 10강변도로 달리던 오토바이, 차량 2대 추돌... 1명 사망
  1. 1이대호·전준우 첫 동반 라인업 제외
  2. 2프랑코, 투구 습관 간파?…거인 마운드 어쩌나
  3. 3‘어린 주장’ 김진규 아이파크 이끈다
  4. 4류현진, 칼제구 부활…올 시즌 최다 이닝 소화
  5. 5‘고수를 찾아서3’ 대동류 합기유술 vs 태권도 & 킥복싱
  6. 6메스 든 거인 수장…성적·선수단 조화 두 토끼 잡을까
  7. 7다대포서, 한강서…2049명 ‘나만의 코스’ 걷고 달렸다
  8. 8"ESL 탈퇴 못해" 3개 구단, UCL 2년간 출전정지될 수도
  9. 9롯데 '서튼호' SSG 잡고 첫 승...'스윕'은 면했다
  10. 10특정선수만 기용, 유망주 외면…‘꼴찌 롯데’ 전락에 팬도 등 돌려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김웅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만화도서관’ 연제구 새 브랜드로 /이성문
글로벌 마이스 도시 부산을 꿈꾸며 /오흥철
기명칼럼 [전체보기]
암호화폐 무조건 부정만 할 것인가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아! 국제시장
현금 공약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불법 주·정차 단속 애환 /박정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문 정부 4년 균형발전 성과 자화자찬 할 일 아니다
해수부 장관 후보 낙마…청, 엄정히 의미 되새겨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강병중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와인어게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