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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해운대 갤러리 투어와 생활문화운동 /정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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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 해운대에서 갤러리 투어를 했다.

토요일 오전 10시30분께 도시철도 해운대역에서 만난 지인 두 명이 동행했다. 달맞이언덕에 있는 조현화랑을 시작으로 그 옆의 메르씨엘비스를 거쳐 해운대관광리조트 공사장 인근 바나나롱갤러리와 신시가지 로데오거리의 루쏘갤러리, 피카소화랑으로 이어졌다. 점심 후 마린시티의 아리랑갤러리에서 일정을 마쳤다. 기획전시가 이뤄지는 갤러리와 동선을 감안해 지인이 투어 계획을 짰으나 전시회 중인 작가와의 인연, 갤러리 대표와의 인연 등도 고려했다. 뒤풀이가 3차까지 이어지면서 투어 시간에 맞먹을 정도로 길어졌지만, 작가 작업실 투어를 다짐하며 유쾌하게 하루를 보냈다. 지인 한 명이 그럴듯한 별명을 얻는 망외의 소득도 있었다. 조현화랑 입구에 소담스럽게 핀 접시꽃을 보고 "무궁화 아니에요?" 하는 바람에 '접시꽃 낭자'라는 투어 공식 별명이 생겼다.

갤러리 투어를 떠올린 이유는 생활문화운동 활성화라는 과제가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여유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 접근성이 문제다. 지난해 부산문화재단이 문화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더니 드러난 항목이다. 갤러리 투어를 이에 대입해봤다. 금쪽같은 토요일 시간을 쪼개기가 사실 쉽지는 않았다. 이번 투어도 거의 2개월 만에 성사됐다. 관람료를 받는 갤러리는 없었다. 그러나 점심 식사비와 뒤풀이 비용을 감안하면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접근성은? 여름철이면 해운대해수욕장에 하루에도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니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지만, 승용차 없이 움직이기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갤러리 투어를 해보자며 계획을 짜고 가이드 역할을 했던 눈 밝은 지인의 역할이 컸다. 하나 더하자면 '왜 이런 문화상품이 없지' 하는 의구심을 풀어보려는 마음이 선뜻 '콜'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이유였다.

이제 생활문화운동 활성화의 실마리를 지역문화진흥법에서 찾아보자.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지역문화 발전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특색있는 문화를 발전시키며,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지역 간 문화 인프라 격차는 줄었으나 문화 소비의 격차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으로 시민은 더욱 생활과 밀착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된다. 동아리와 시민 문화공간 지원이 대표적이다. 생활문화운동의 씨앗이 싹튼 것이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독서 음악 연극 등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고 문화예술인의 공연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한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여유가 없고, 돈도 없고,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에는 멘토가 필요하고 작은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동아리 활동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복합문화공간은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해서 비용을 줄이고, 멘토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선 일본이 한 수 위라고 한다. 보고 배우는 데는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이 작업을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해야 한다.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에 따라 부산시는 5년 단위의 지역문화진흥시행계획을 짜야 한다. 물론 이는 정부의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이 바탕이다. 이 기본계획에는 도대체 동아리가 뭔가 하는 개념 규정부터 이뤄진다. 시의 시행계획은 1년 단위로 정부에 보고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 결과는 정부 예산 지원의 잣대가 된다. 게다가 부산이 지역문화진흥법의 산파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생활문화운동 활성화의 꽃봉오리를 부산에서 피워야 한다. 어영부영하다 죽 쒀서 개 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부산문화재단 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와 친밀한 협력 체제를 갖춰 이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8일 새 부산문화재단 수장 공모가 마감된다. 부산 문화의 장단점을 꿰뚫고 도약을 발판을 마련할 인물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이 문화의 시대라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문화의 눈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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