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해운대 갤러리 투어와 생활문화운동 /정상도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부산 해운대에서 갤러리 투어를 했다.

토요일 오전 10시30분께 도시철도 해운대역에서 만난 지인 두 명이 동행했다. 달맞이언덕에 있는 조현화랑을 시작으로 그 옆의 메르씨엘비스를 거쳐 해운대관광리조트 공사장 인근 바나나롱갤러리와 신시가지 로데오거리의 루쏘갤러리, 피카소화랑으로 이어졌다. 점심 후 마린시티의 아리랑갤러리에서 일정을 마쳤다. 기획전시가 이뤄지는 갤러리와 동선을 감안해 지인이 투어 계획을 짰으나 전시회 중인 작가와의 인연, 갤러리 대표와의 인연 등도 고려했다. 뒤풀이가 3차까지 이어지면서 투어 시간에 맞먹을 정도로 길어졌지만, 작가 작업실 투어를 다짐하며 유쾌하게 하루를 보냈다. 지인 한 명이 그럴듯한 별명을 얻는 망외의 소득도 있었다. 조현화랑 입구에 소담스럽게 핀 접시꽃을 보고 "무궁화 아니에요?" 하는 바람에 '접시꽃 낭자'라는 투어 공식 별명이 생겼다.

갤러리 투어를 떠올린 이유는 생활문화운동 활성화라는 과제가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여유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 접근성이 문제다. 지난해 부산문화재단이 문화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더니 드러난 항목이다. 갤러리 투어를 이에 대입해봤다. 금쪽같은 토요일 시간을 쪼개기가 사실 쉽지는 않았다. 이번 투어도 거의 2개월 만에 성사됐다. 관람료를 받는 갤러리는 없었다. 그러나 점심 식사비와 뒤풀이 비용을 감안하면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접근성은? 여름철이면 해운대해수욕장에 하루에도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니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지만, 승용차 없이 움직이기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갤러리 투어를 해보자며 계획을 짜고 가이드 역할을 했던 눈 밝은 지인의 역할이 컸다. 하나 더하자면 '왜 이런 문화상품이 없지' 하는 의구심을 풀어보려는 마음이 선뜻 '콜'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던 이유였다.

이제 생활문화운동 활성화의 실마리를 지역문화진흥법에서 찾아보자.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지역문화 발전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특색있는 문화를 발전시키며,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지역 간 문화 인프라 격차는 줄었으나 문화 소비의 격차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으로 시민은 더욱 생활과 밀착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된다. 동아리와 시민 문화공간 지원이 대표적이다. 생활문화운동의 씨앗이 싹튼 것이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독서 음악 연극 등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고 문화예술인의 공연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한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여유가 없고, 돈도 없고,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아리 활동에는 멘토가 필요하고 작은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동아리 활동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런 복합문화공간은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 해서 비용을 줄이고, 멘토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선 일본이 한 수 위라고 한다. 보고 배우는 데는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이 작업을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해야 한다. 지역문화진흥법 시행에 따라 부산시는 5년 단위의 지역문화진흥시행계획을 짜야 한다. 물론 이는 정부의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이 바탕이다. 이 기본계획에는 도대체 동아리가 뭔가 하는 개념 규정부터 이뤄진다. 시의 시행계획은 1년 단위로 정부에 보고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 결과는 정부 예산 지원의 잣대가 된다. 게다가 부산이 지역문화진흥법의 산파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생활문화운동 활성화의 꽃봉오리를 부산에서 피워야 한다. 어영부영하다 죽 쒀서 개 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부산문화재단 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와 친밀한 협력 체제를 갖춰 이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8일 새 부산문화재단 수장 공모가 마감된다. 부산 문화의 장단점을 꿰뚫고 도약을 발판을 마련할 인물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이 문화의 시대라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을 문화의 눈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주 연속 1위, 부산 강서구 아파트 시장 전망은
  2. 2청년 백수에게 회사를 줍니다…주 업무는 펑펑 놀기
  3. 3공한수 서구청장, 구보 사적 사용
  4. 4생존권 투쟁이 법정 소송까지…신라대 청소노동자 시위 ‘점입가경’
  5. 5신규확진 열흘만에 다시 700명대…울산 변이 감염 확산
  6. 6부산 전역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7. 7부산박물관 배산성 출토유물 목간과 대나무발 보러오세요
  8. 8“귀농·귀어·귀촌, 사전 준비 없으면 낭패본다”
  9. 9[류제성의 페니미즘을 읽다①] 연재를 시작하며
  10. 10[오상준 편집국장 신문은 지식의 숲 3] ‘북두칠성 도서관’과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는 법
  1. 1가덕신공항 이슈 사라진 김부겸 총리 후보 청문회…착공 늦어질라
  2. 2세몰이 나선 이낙연, PK 선점해 반등 노린다
  3. 3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현장 찾은 문 대통령 “세계시장 이끌어달라”
  4. 4눈길 끄는 시의회 조례 2제
  5. 5부산부동산특위 위원 선임 또 충돌…50일째 출범도 못해
  6. 6부산시가 '시다바리'? 박형준, 시정질문 데뷔전
  7. 7야당 당권 대진표 윤곽…주호영 10일 출마, 나경원 고심
  8. 8야당, 장관 후보 3인 지명 철회 요구…여당, 강행도 청와대에 철회 건의도 난감
  9. 9권익위, 공직자 투기의혹 55건 접수
  10. 10호남으로 가는 국힘…영남당 탈피 사활
  1. 14주 연속 1위, 부산 강서구 아파트 시장 전망은
  2. 2“귀농·귀어·귀촌, 사전 준비 없으면 낭패본다”
  3. 3동백전 부가서비스, 교통카드·소득공제 OK
  4. 4스타벅스·이케아, 부산서 ESG 캠페인
  5. 5부산신항에 글로벌 이커머스(전자상거래)기업 모신다
  6. 6연금 복권 720 제 53회
  7. 7“항만 개발 막는 부처 월권…제도적 장치 절실”
  8. 8부산시 주거복지센터 2곳 개소
  9. 9코리아스타트업포럼 부산협 회장 김태진 씨
  10. 10회복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 신용등급 안 내린다
  1. 1청년 백수에게 회사를 줍니다…주 업무는 펑펑 놀기
  2. 2공한수 서구청장, 구보 사적 사용
  3. 3생존권 투쟁이 법정 소송까지…신라대 청소노동자 시위 ‘점입가경’
  4. 4신규확진 열흘만에 다시 700명대…울산 변이 감염 확산
  5. 5부산 전역 미세먼지주의보 발령
  6. 6[오상준 편집국장 신문은 지식의 숲 3] ‘북두칠성 도서관’과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는 법
  7. 7해운대 한 주택에서 불…50대 2도 화상
  8. 8부산서 '변이 비상' 울산 확진자 접촉 감염 다수 발생
  9. 9청사포 풍력, 주민·구의회·사업자·정치인 갈등의 도가니
  10. 10부산기업 자처 롯데, 엑스포 유치 역할론
  1. 1양현종 3⅓이닝 8K…빅리그 짧고 굵은 선발 데뷔 ‘굿’
  2. 2조상현, 남자농구 국대 새 사령탑
  3. 3여자컬링 ‘팀 킴’ 연장 접전 끝 한일전 승리
  4. 49년 만에 UCL 결승 오른 첼시…“맨시티 한 판 붙자”
  5. 5'고수를찾아서3' 대동류 합기유술… “칼 든 상대 제압할 땐 손목을 노려라”
  6. 6토트넘서 쫓겨난 모리뉴, 보름 만에 재취업
  7. 733세 양현종, 텍사스 최고령 선발 데뷔
  8. 8맨시티 첫 UCL 결승 진출…우승 향한 쾌속 질주
  9. 9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에 17점 폭격...5연패도 끝
  10. 10조급한 허문회 감독, 자충수만 반복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윤영석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한국 해운, 재건을 넘어 부활로 /김형준
신경제 ‘3不’ 해결로 구조적 불균형 해소 /허현도
기명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수에즈 단상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애프터눈 티
분홍색 신화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불법 주·정차 단속 애환 /박정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위원장도 선임 못한 2030엑스포, 유치전 문제 없나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면제, 조속한 합의 기대한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강병중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어게인
그 날을 기다리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보다 섬세한 스승’을 떠나보내며 /장현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2021부산하프마라톤
  • 바다식목일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