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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론] 문턱 낮은 문화공간이 절실하다 /이기녕

인디스테이션같은 작은 공연장의 확충, 새 지자체장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2-10 19:54:14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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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부산의 문화계를 되돌아보면 결코 작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과 마찬가지로 부산에도 공연장이 많이 들어섰다. 문화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꽤 괜찮은 공연장들이 생겨서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필자가 사는 곳과 가까운 사상구에도 다누림센터라는 복합 문화센터가 생겨 공단지역에 살기 때문에 문화를 접할 수 없었던 주민들을 위해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 같은 고급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어려운 클래식 공연들이 항상 매진이 된다는 사실이다. 직원들의 헌신적인 기획과 홍보 노력과 더불어, 그만큼 그곳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가 넘친다는 것이리라. 또한 이 문화센터의 위치도 부산교도소 건너편에다 사상공단에 자리해 교도소와 공단을 갖고 있는 사상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효과도 보고 있다.

부산시 몇몇 구의 문화회관은 수준급 시설을 갖추고 있어 활발히 연주회가 열리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명성을 쌓고 있다. 문화의 불모지였던 을숙도에도 을숙도문화회관이 생겼고, 이곳에 사라장 정경화 등 세계적인 연주가의 공연을 유치함으로써 명품 콘서트홀이라는 명성을 쌓고 있다. 금정문화회관도 좋은 시설로 많은 음악인들이 공연하고 싶어하는 1순위 공연장이 되었다. 또 해운대문화회관은 좋은 음향장비를 구비함으로써 밴드음악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공연장이 되었다. 영도문화회관은 부산의 중심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약간은 멀게 느껴지는 영도에서 뮤지컬, 서커스 등을 공연함으로써 구민들에게 재미있는 문화를 즐길 기회를 주고 있다. 이들 문화회관의 존재는 구민들에게는 문화향수의 기회를, 음악인들에게는 공연의 기회를, 부산시에게는 도시의 격을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아무래도 공연장이 많이 생기면 공연예술가에게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화회관의 문턱이 지역의 아마추어 뮤지션이나, 학생 등 '인디 뮤지션'들에게 높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문화회관 입장에서도 '아무에게나' 무대를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작년에 문을 연 사상역의 인디스테이션은 인디 뮤지션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같은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은 부산 김해 환승 사상 전철역 옆에 가건물을 지어놓고 공연장으로 사용하는 시설물이다. '아무나' 원하기만 한다면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누구나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장소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기존의 문화회관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시설이 공연하기에는 부족하다. 공연장으로서 일단 흡음과 소리의 울림도 고려해 시설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관객들이 더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게 편한 좌석도 구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며 책임있게 운영하는 상주 운영진이 필요하다. 부산시민에게, 그곳에 가면 항상 공연이 열리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고, 또한 누구나 지친 도시인들이 들어가서 흥겨울 수 있고, 마음이 치유가 될 수 있도록 항상 공연을 유치하고 홍보해야 할 것이다.

문화회관과 더불어 이러한 조그만 장들이 부산에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물론 전공자들이 연주하는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문화적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아마추어들의 무대들도 함께 있어야 한다. 그들이 나름의 문화적 에너지를 쌓고 발산할 수 있는 무대를 통해 도시의 문화적 저변이 확대된다. 수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수영구 광안리의 거리공연 육성 프로그램도 그래서 중요하고, 사상구의 인디스테이션도 중요하다. 작년에는 민락역 조그만 공간에 인디밴드를 위한 인디트레이닝센터가 개장돼 운영되고 있다. 이 공간에서는 아마추어나 전공 학생들에게 연습실을 제공하고, 선정된 밴드에게는 앨범을 제작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이 들불처럼 퍼져나가서 부산을 우리나라 제2의 산업도시가 아닌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이런 문화적 마인드를 가진 분들,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활동의 장을 마련해 줌으로써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사람이 단체장으로 선출이 된다면 부산은 한층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동의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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