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마지막 발사가 또다시 불발됐다. 우주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는 꿈도 미뤄졌고, 발사 성공을 한껏 기대했던 국민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로호는 발사 직전 상단 추력제어기에 이상신호가 발견되면서 카운트다운이 전격 중단됐다. 그동안 두 차례의 발사 실패에 이어 올 들어 마지막 발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미흡한 점들을 노출했다. 비록 나로호 사업을 통해 우리의 발사체 기술수준이 선진국의 80% 수준에 올라섰다고 하지만 아직 많은 부분이 부족한 현실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로호 3차 발사가 중단된 원인은 우리가 제작한 상단부의 추력제어기에 과전류가 흘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6시간에 걸친 총점검과 당일 카운트다운 전 해당 부분에 대해 모두 네 차례나 시험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원인 찾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또한 발사체를 옮기고 분리하는 등 사전 준비에만 이틀 정도 걸리기에 12월 5일까지로 예정된 발사 시한을 넘기는 게 불가피해졌다.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기상조건이 악화되고 있어 연내 발사 역시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 발사 준비상황을 지켜보면 한시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지난번에는 러시아산 작은 고무링 하나가 말썽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부품과 시스템 문제까지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음번엔 또 어떤 부위에서 탈이 날지 모를 일이다. 발사체를 이루는 부품만 15만 개에 달하는데 여기저기서 문제가 불거진다면 예사 상황이 아니다. 이러다간 발사는커녕 준비와 정비로 날이 샐지도 모르겠다.

이왕 발사를 취소했으니, 나로호 전체를 분해점검할 필요가 있다. 추력제어기 문제뿐 아니라 수많은 본체 부분들을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부품 외에 시스템 적정성도 철저히 체크하라. 3차 발사가 마지막 기회이니 만큼 기필코 나로호 발사컨디션을 완벽하게 갖추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