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응답하라. 누가 경제를 잘 살릴 수 있는지 /염창현

CEO 출신 대통령, 속절없이 5년 보내…무모한 자신감보다 조언에 귀 기울여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0-10 19:40:31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스타 선수는 스타 감독이 되지 못한다'. 스포츠계에서 떠도는 징크스 가운데 하나다. 100% 들어맞기는 어렵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한다. 현역 시절 내로라하던 스타 선수들이 감독이 되면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을 수없이 봐 온 까닭이다.

이유는 천차만별이나 대체로 서너 가지로 압축된다. 지나친 자신감 때문에 전체 판도를 읽지 못하고, 늘 화려한 조명을 받아 왔기에 비주전 선수들의 설움을 알지 못하며, 나를 능가할 사람은 없다는 자만감으로 인해 다른 이들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는 등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사례는 비단 스포츠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분야에나 존재한다. 상사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던 직장인이 막상 관리직에 오르자 전혀 딴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경우를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루하루를 힘들게 사는 사람에게는 사실 이런 징크스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야구나 축구계에서 스타 선수가 스타 감독이 되든 못 되든, 유능한 직장인이 좋은 CEO가 되든 못 되든 그게 관심 분야 밖의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그 감독이, 혹은 CEO가 사회 전체와 관련이 있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무능력한 감독이나 CEO는 판을 완전히 망쳐버릴 수가 있다.

5년 전 이맘 때 우리 사회에서는 '불세출의 경제통'이 사람들 입에서 수없이 오르내렸다. 탁월한 능력과 추진력으로 30대에 굴지의 건설사 사장직에 올라 '샐러리맨의 우상'이 됐던 그의 등장에 한국의 미래는 온통 장밋빛으로 치장됐다. 하지만 5년이 흐른 지금 많은 사람들은 '스타 선수는 스타 감독이 되지 못한다'는 말을 처절하게 곱씹고 있다. '경제에는 도가 튼 사람이어서, 경제 하나만은 확실하게 살려줄 것'이라던 기대가 무참하게 무너져 버려서다. 지금의 경제상황이 5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말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70일 앞으로 다가온 17대 대통령 선거의 화두도 어김없이 '경제'다. 유력한 대선 주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경제회생을 외친다.

여당 후보는 자신이 추구하는 경제의 핵심은 성장과 일자리, 일자리와 복지가 선순환 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꿈을 이루고 모두가 행복을 누리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1야당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수 강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경제적 약자도 더불어 잘사는 경제 체제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무소속 후보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자원을 새롭게 융합함으로써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 그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어 갖는 혁신경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말만 들어도 배가 불러오는 듯하다. 현란한 미사여구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장삼이사들이 다 이해할 수 있겠는가만 그들이 내뱉는 말의 성찬에서 뽑아낼 수 있는 고갱이는 '경제를 살려 다 함께 잘살자'로 압축되는 듯하다. 당연히, 곳간에 쌀이 가득 차 있으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세상이 풍요롭고 아름다워지게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실물경제를 두루 경험했다는 대기업 CEO 출신 대통령도 경제문제에 발목이 잡혀 속절없이 5년을 보낸 터에 이 분야 문외한들이 얼마만큼 선전을 할 수 있을까 해서다.

반면 뒤집어 보면 다행스럽게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스타 출신이 아니기에 자만감을 갖지도 않을 것이며, 경제를 완전히 꿰뚫고 있지 못하기에 남의 조언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일 수 있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성도 싶다. 오랜 세월 음지에 머물던 무명 선수가 스타 감독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의 몫. 그 밑에 숨은 것은 '이번에는 속지 않았으면…'하는 바람일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때쯤이면 요즘 유행한 텔레비전 드라마의 제목을 빌려 이 한마디를 대선 후보들에게 던지고 싶어 할게다. '응답하라. 누가 경제를 잘 살릴 수 있는지'라고.

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제 포커스] 새 시장 왔는데 자리 내놔야하나…눈치보는 공공기관장들
  2. 2김해 국제선 정상화 날개 펼쳤다
  3. 3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1> 이병건 SCM 생명과학 대표
  4. 4외지인 투자 몰린 사하·영도·금정…주택(아파트 外) 거래 확 늘었다
  5. 5부산 댄스동호회發 누적 44명…거리두기 완화 물건너 가나
  6. 6오랜 방치로 상권 몰락…용지 용도변경 통과 숙제
  7. 7사상최고 기록 해상운임, 천정부지 뛴 원자재값…국내 수출·물가 첩첩산중
  8. 8부산시·운영사 ‘끝장소송’ 땐 하세월…새 해법 찾아야
  9. 9[뉴스 분석] 올 대입 사상 첫 미달…정원보다 신입생 4012명 적다
  10. 10청년과, 나누다 2 <8> 박승희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1. 1국힘 비영남 당권주자들의 ‘영남당 논란’ 활용법
  2. 2[뉴스 분석] 불씨 남은 당청 갈등…부동산 정책이 최대 뇌관
  3. 3홍준표, 복당 반대파 연일 비판 “뻐꾸기 정치 안돼”
  4. 4김부겸 총리실에 부산 출신 신진구·반선호 합류
  5. 5부산부동산특위 공무원 3명 포함키로
  6. 6여당 대권주자 이광재, 부산 지지기반 다지기
  7. 7“내달 G7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협의”
  8. 8'대권 주자' 이광재, 부산에서 세몰이 시동
  9. 9부산 지역 대학생들과 국힘 김미애 의원 뭉쳐 법안 발의했다
  10. 10김세연 “이재명은 무늬만 기본소득…여성징병 논의하자”
  1. 1[경제 포커스] 새 시장 왔는데 자리 내놔야하나…눈치보는 공공기관장들
  2. 2외지인 투자 몰린 사하·영도·금정…주택(아파트 外) 거래 확 늘었다
  3. 3사상최고 기록 해상운임, 천정부지 뛴 원자재값…국내 수출·물가 첩첩산중
  4. 4“전기차 트위지 타고 부산 먹방여행 하세요”
  5. 5사용후핵연료 처리방안 없는데…고리1호기 해체계획 심사 돌입
  6. 6문성혁 “북항 지역여론 적극 수렴…콘텐츠사업도 조속 진행”
  7. 7포스코, 바다 추락 차량 운전자 구한 부경대생에 장학금
  8. 8집밥문화 확산에 편의점표 가정간편식(HMR) ‘쑥쑥’
  9. 9부산국제금융진흥원, 해외 네트워크 강화 속도
  10. 10삼영이엔씨 해상 송수신기, 수협에 25억 규모 공급계약
  1. 1김해 국제선 정상화 날개 펼쳤다
  2. 2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1> 이병건 SCM 생명과학 대표
  3. 3부산 댄스동호회發 누적 44명…거리두기 완화 물건너 가나
  4. 4오랜 방치로 상권 몰락…용지 용도변경 통과 숙제
  5. 5부산시·운영사 ‘끝장소송’ 땐 하세월…새 해법 찾아야
  6. 6[뉴스 분석] 올 대입 사상 첫 미달…정원보다 신입생 4012명 적다
  7. 7청년과, 나누다 2 <8> 박승희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8. 8토양오염 분포 점 찍듯 부실조사…정화작업 누락 초래
  9. 9국도 35호 양산구간 시설훼손 방치 아찔
  10. 10김해 라마단 집단감염? 市 “선제검사로 숨은 확진자 찾은 것”
  1. 1첫날부터 골잔치…K리그 유스팀 경기력 빛났다
  2. 2“유망주에 많은 기회, 신구 조화 잘 이뤄갈 것”
  3. 3경쟁자 마이너행…양현종, 다시 선발 꿰찰까
  4. 4박지수 WNBA 복귀전, 존재감 과시
  5. 5감독 교체로 어수선한 '거인'...전준우 "후배들 다독여 앞으로 나아갈 것"
  6. 6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뜻밖의 '특별휴가'… 2주 뒤 리그 경기 재개
  7. 7프랑코, 투구 습관 간파?…거인 마운드 어쩌나
  8. 8이대호·전준우 첫 동반 라인업 제외
  9. 9‘어린 주장’ 김진규 아이파크 이끈다
  10. 10‘고수를 찾아서3’ 대동류 합기유술 vs 태권도 & 킥복싱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김웅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 2.0’ 시대 /손병두
‘만화도서관’ 연제구 새 브랜드로 /이성문
기명칼럼 [전체보기]
암호화폐 무조건 부정만 할 것인가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술관 기행
아! 국제시장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탄소세와 한계비용제로 /안영철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문 정부 내 2차 공공기관 이전안 발표” 약속 지켜라
해사법원 유치에 수도권 사활, 부산 정치권 뭐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유니콘기업으로 도시재생 해법 찾다 /김민정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와인어게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