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고] 지리산에서 사라져가는 산나물 /이행만

산나물 쯤이야 하는 생각이 생태계 파괴 불러, 자승자박하는 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6-01 22:16:08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 우리나라 20개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 수가 40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리고 한국등산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1만8000여 개의 산악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등산인구가 해마다 약 100만 명 이상씩 증가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등산시대다.

사실 국립공원 관리자 입장에서 이러한 사실은 반갑지가 않다. 탐방객 수의 증가는 자연훼손증가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가끔 옛 사진에서 나오는 산나물의 풍성함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국립공원 탐방에 앞서 자연훼손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지혜가 요구되는 때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에는 여러 지역에서 산나물 축제가 열리고, 산악회에서는 산나물 채집을 테마로 산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탐방로 좌우로 곰취가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산나물은 채 자라기도 전에 사람의 손에 의해 뿌리째 뽑혀버린다.

대부분의 봄철 산나물들은 여러 해 살이 식물로, 뿌리만 살아서 겨울을 견디다가 온도와 일조시간으로 봄을 감지하게 되면 지난해 저장해 두었던 영양분인 녹말을 분해하여 연약한 싹을 틔우는 1차물질대사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는 영양분을 만드는 광합성작용 이전이라 자기방어기능(타감작용)이 완비되지 않아 연약하다. 식물은 이 시기를 잘 넘겨야 번식가능성이 높은데 이때를 놓치지 않고 채취하게 되면 다시 싹을 틔울 수 있는 영양분도 없을뿐더러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경쟁관계에 있는 근처 식물들로 피압 당해 쇠퇴하고 점차 그 곳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뿌리만 뽑지 않으면 된다'라는 얘기는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고, 산나물의 감소는 전적으로 사람에 의한 것이라고 치부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나물 채취는 사람의 출입으로 인한 자생지 훼손, 지역주민의 생계 유지 곤란 등 여러 부정적인 사태를 초래한다.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은 더러 호기심, 혹은 재미로 캐는 것이지만 그 발에 밟히는 희귀 야생 식물들의 멸종이 눈에 선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아 버섯, 약초 등을 캐는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무분별한 산나물 채취로 인하여 식물종들이 사라져 자연생태계의 건강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물종의 위협요인들이 생태계의 순환원리에 의해 작용하고 있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심각성을 두고 갑론을박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생물종을 위협하는 대부분의 요인은 인간들의 무한 욕심에 의한 지속적인 간섭에서 비롯된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자연생태계의 파괴는 곧 우리들에게로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식탁의 풍성한 반찬, 건축자재, 옷, 의약품의 원료가 모두 다양한 생물종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아름다운 자연생태계는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과 휴식을 가져다준다. 다양한 생물종으로 인해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이 그 먹이사슬의 맨 위에 있다고 해서 하위 동식물들을 무분별하게 해친다면, 스스로 자기 밥상을 뒤엎는 정도가 아니라, 결국에는 우리들 스스로의 무덤을 파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연생태계 속에서 공존의식을 가지고 상호교감이 이루어진다면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 할 것이다. 자연생태계를 보존·보호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국립공원을 찾는 국민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자연성은 국립공원의 대표 매력이다. 이것을 잃는 것은 국립공원을 찾는 신비로움과 즐거움을 제공받지 못하는 것이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후대에는 자연성의 인식기준이 낮아지는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국립공원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에게 대등한 인격체로서 보호하여야 하는 기본을 잊지 말 것을 당부 드리며, 끝으로 국민이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것은 권리이지만, 보전하는 것은 의무이며 책임인 것을 명심한다면 깨끗하고 풍성한 자연생태계를 되찾는 일은 요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실 재활용 안 된다
  2. 2인도 열차 충돌 사고로 사망자 최소 207명...부상 900명
  3. 3백신 접종으로 무너진 청춘, 지켜낸 22일간의 투병일지…"고통 속 희망의 기록"
  4. 4도산 위기 부산 마을버스, 어찌하면 좋나
  5. 5규모 더 커진 광안리 드론쇼…드론 최대 2000대 동원·12분 공연
  6. 6전국 휘발윳값 2개월 만에 1600원 하회…부산은 1589원
  7. 7'고물가 고착화'…부산 생강 가격, 지난달 85%나 폭등
  8. 8경찰, 양산시 체육회장 선거 고소사건 보완수사 착수
  9. 9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25∼30도
  10. 10부산서 어선끼리 충돌…선박 1척 침몰·1명 구조
  1. 1"민주당, 오염수 괴담선동 말고 산은 이전 입장 밝혀야"
  2. 2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3. 3선관위 '아빠 근무지' 채용 4명 추가 확인...경남 인천 충북 충남
  4. 4野 부산서 일본 오염수 반대투쟁 사활…총선 뜨거운 감자로
  5. 5"北 해커 빼돌린 우리 기술로 천리마 발사 시도"...첫 대가성 제재
  6. 6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황보승희 의원 경찰 조사
  7. 7北 실패한 위성 발사 곧 시도할 듯...새 항행경고도 南 패싱?
  8. 8尹, 국가보훈부 장관 박민식·재외동포청장 이기철 임명
  9. 9‘채용특혜’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10. 10북한 발사체 잔해 길이 15m 2단 추정…해저 75m 가라앉아 인양 중
  1. 1전국 휘발윳값 2개월 만에 1600원 하회…부산은 1589원
  2. 2'고물가 고착화'…부산 생강 가격, 지난달 85%나 폭등
  3. 3보일러 성능 과장 광고한 귀뚜라미…공정위 '경고' 처분
  4. 4부산대-인니 해수부 해양쓰레기처리선박 공동 활용 방안 추진(종합)
  5. 5정부, 2일부터 KTX 최대 50% 할인…숙박시설 3만 원↓
  6. 6전국 아파트값 회복세인데... 물량 많은 부산은 '아직'
  7. 7원자력硏 "후쿠시마 오염수, 희석 전엔 식수로 절대 부적합"
  8. 8[단독]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침하 BPA 분담률 60%로 최종 합의
  9. 9파크하얏트 부산, 최대 매출 찍었다
  10. 10댕댕이 운동회부터 특화 가전까지 “펫팸족 어서옵쇼”
  1. 1[영상]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실 재활용 안 된다
  2. 2백신 접종으로 무너진 청춘, 지켜낸 22일간의 투병일지…"고통 속 희망의 기록"
  3. 3도산 위기 부산 마을버스, 어찌하면 좋나
  4. 4경찰, 양산시 체육회장 선거 고소사건 보완수사 착수
  5. 5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25∼30도
  6. 6부산서 어선끼리 충돌…선박 1척 침몰·1명 구조
  7. 7음주운전 7차례나 적발돼놓고 또 저지른 60대 징역
  8. 8[르포] 심야할증 땐 0시~2시 기준 6240원부터…“택시비 겁나 집 근처서 술자리”
  9. 9유일한 진입로 공사 못 해 97억짜리 시설 개장 지연
  10. 10괌 할퀸 초강력태풍 '마와르'...일본 상륙해 피해 속출 중
  1. 1"나이지리아 나와" 한국 8강전 5일 새벽 격돌
  2. 2‘봄데’ 오명 지운 거인…올 여름엔 ‘톱데’간다
  3. 3‘사직 아이돌’ 데뷔 첫해부터 올스타 후보 올라
  4. 4박경훈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 선임
  5. 5강상현 금빛 발차기…중량급 18년 만에 쾌거
  6. 6세비야 역시 ‘유로파의 제왕’
  7. 710경기서 ‘0’ 롯데에 홈런이 사라졌다
  8. 8“경기 전날도, 지고도 밤새 술마셔” WBC 대표팀 술판 의혹
  9. 9세계 1위 고진영, 초대 챔프 노린다
  10. 10264억 걸린 특급대회…세계랭킹 톱5 총출동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바뀐 것이 원인이다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기고 [전체보기]
제28회 바다의 날을 보내며
한국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키, 원자력발전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 사태, 단순 내부갈등으로 치부될 일인가
업자에 돈 빌려준 경찰들…전세사기 피해자 두 번 울었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피리와 히치리키
엑스포와 나비효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산은, 새 성장축 발전에 동참하길
‘소통 부재’를 해결하는 법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산시향의 연륜
부재중전화 스토킹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해 뒷고기
명태 산업
사설 [전체보기]
BIFF 위상 지킬 근본적 쇄신책 마련하라
‘교육 취업 정주’ 선순환 부산형 청년정책을
세상읽기 [전체보기]
증거에 기반한 최저임금 인상
‘감사하다’라는 인생의 보약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가족에게 감사의 꽃을 드립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나에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경제 괜찮은가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그림의 맛, 돈의 맛
중세의 혐오와 공감의 정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밥의 길, 쌀의 미래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의 초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새옹지마
봄의 낭만에 대하여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음악
두 마리 토끼, 콘골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남농산수화’의 탄생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CEO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부산을 꿈꾸며
지역서도 유니콘 기업 나와야 한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