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작은 교회가 좋다 /장재건

일부 대형교회의 성장주의 문제점, 위기의 한국 교회 되살릴 계기 삼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경북 문경에서 일어난 '십자가 자살사건'은 사건의 엽기성을 떠나 과연 종교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동서고금,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근본주의는 있어왔고 지금도 그 기세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서양을 볼 것도 없이 과거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종말론은 여전히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예수의 십자가 고행을 뒤따르겠다며 사지에 못을 박은 광신주의자를 보는 마음은 씁쓸하다. 마음 한편이 씁쓸하다고 했지만 사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건의 엽기성에서 화제가 됐을 뿐 일부 광신주의자 그들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신앙과 활동들이 워낙 일반과 괴리돼 사회에 그다지 파급력이 없는 탓이다.

한국의 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십자가 자살사건' 같은 광신주의의 기승에서 비롯된 문제는 아니다. 최근 일부 대형교회에서 불거진 각종 잡음들 때문이다. 교직을 둘러싼 부모 자식 간, 목회자 간의 다툼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화제가 될 정도다.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해온 일부 교회의 필연적인 결과다.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오던 우려가 곳곳에서 곪아터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엔 대통령이 장로인 교회도 있다.

문제는 외형적 성장에만 골몰해온 일부 교회의 문제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광신도의 문제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내로라 하는 인사들이 다니는 교회에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취임한 유영숙 환경부 장관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교회에 고액헌금을 한 사실로 인사청문회에서 추궁을 받기도 했다. 단돈 1000원이든 1억이든 신자가 교회에 헌금을 한 사실을 나무랄 순 없지만 그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고소영' 논란으로 화제를 뿌린 교회이니 장삼이사라도 의혹을 가질 만하다.

유력인사들이 대형교회를 다니게 된 계기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 중엔 훌륭한 신앙을 가진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 드러난 일부 인사들의 과거에선 훌륭한 신앙인의 모습을 찾기 쉽지 않다. 권력과 돈을 위해 신앙을 산 흔적만 보일 뿐이다. 권력과 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들만의 신앙이라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바로 그런 신앙관이 한국 교회를 위기로 내몰고 있는 요인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십자가 자살사건'과 같은 극단적인 신앙보다 이들의 물신주의적 신앙이 한국 사회에서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인다. 행여 제대로 된 믿음을 찾는 교인마저 그들의 뒤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중·고교 시절 주위의 권유에 떼밀려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다. 세월이 갈수록 목사님의 설교에선 헌금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신도가 늘다보니 교회를 새로 지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을 테다. 얼치기 신자여서 그랬겠지만 그다지 듣기가 좋지는 않았다. 지금은 아니라도 교회를 한번 다녀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후 교회는 번듯한 건물을 지었고 성장을 거듭했다. 아마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대형교회 또한 이런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오로지 헌금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고교 졸업 이후 교회와는 담을 쌓았다. 비록 얼치기 신자였더라도 당시 교회생활의 자양분은 아직도 남아 있다. 한국 교회의 위기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도 그 연장선상일 수도 있겠다. 주위에서 비슷한 경험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의외로 많이 봤다. 하지만 일부 대형교회들은 이런 잠재적 신자들마저 오히려 안티세력으로 만들고 있다.

일찌기 함석헌 선생은 무교회주의를 주창했다. 한국 교회는 초창기 이후 엄청난 성장을 했고 현대사회에서 무교회주의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건물보다는 성서가 중요하다는 무교회주의의 정신은 한국 교회가 다시금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오늘도 작은 '예배당'에서 진정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 수많은 목회자가 있을 것이다. 이들 만이라도 일부 대형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이 위기에 빠진 한국 교회를 되살리는 길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강서·기장 인구 늘어 ‘행복한 고민’
  2. 2오거돈 임명 6대 공기업 수장 중 첫 사의…남은 5인 거취 촉각
  3. 3신항 물동량 장기계약…새 부두 일감 비상
  4. 4내달 예정됐던 사송신도시 준공, 2023년 12월로 연기
  5. 5부산 확진자 한달 새 절반 ‘뚝’…평일 점심 5인 이상 허용되나
  6. 6“헉! 문자 잘못 보냈다”…이제 발송 취소돼요
  7. 7박형준 시장, 산학협력·대기업 유치 등 경제 활성화 올인
  8. 8AZ 기피 늘어도…‘노쇼백신’ 일부 병원 대기자만 100명
  9. 9홍준표 복당 선언에…국힘 PK 초선들 찬반 팽팽
  10. 10공유 킥보드는 안전모 단속, 공유 전기자전거는 괜찮다?
  1. 1홍준표 복당 선언에…국힘 PK 초선들 찬반 팽팽
  2. 2취임 4주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33.9%
  3. 3국힘 당권 레이스, 불 붙은 혁신경쟁
  4. 4문재인 대통령 "흠결 무안주기식 청문회" 장관후보 3인 임명강행 의지
  5. 5부산 여야정 상생협의체 구축 합의…초당적 협치 가속화
  6. 6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사면, 국민공감대 고려해 판단”…지역은 또 패싱
  7. 7부산부동산특위서 빠진 공무원 “박형준 의도적 교체” 공개 반발
  8. 8이한동 전 총리 별세…여야 조문 행렬
  9. 9영남 잠룡들 기지개…대선 판 움직일까
  10. 10문재인 대통령 10일 특별연설…코로나 경제 청사진 언급 전망
  1. 1오거돈 임명 6대 공기업 수장 중 첫 사의…남은 5인 거취 촉각
  2. 2신항 물동량 장기계약…새 부두 일감 비상
  3. 3“헉! 문자 잘못 보냈다”…이제 발송 취소돼요
  4. 4오리엔트조선 인수 우선협상자에 우성마린엔지니어링
  5. 5LH 임직원들, 경남혁신도시서 690억 시세차익 챙겼다
  6. 6공정위 ‘해운사 가격담합’ 제재 착수
  7. 7[경제 포커스] 남부발전 20년만의 캐릭터, 부산대 학생이 선물
  8. 8말 바꾼 해수부, 북항 감사 이번주에도 계속 진행
  9. 9코스피 천장 뚫었다…종가기준 최고 ‘3249.30’
  10. 10부산시 소상공인 제품 디자인 ‘업’…O2O 장벽 허문다
  1. 1강서·기장 인구 늘어 ‘행복한 고민’
  2. 2내달 예정됐던 사송신도시 준공, 2023년 12월로 연기
  3. 3부산 확진자 한달 새 절반 ‘뚝’…평일 점심 5인 이상 허용되나
  4. 4박형준 시장, 산학협력·대기업 유치 등 경제 활성화 올인
  5. 5AZ 기피 늘어도…‘노쇼백신’ 일부 병원 대기자만 100명
  6. 6공유 킥보드는 안전모 단속, 공유 전기자전거는 괜찮다?
  7. 7[뉴스 분석] 해상풍력 전제 조건 된 ‘주민 수용성’(혐오시설에 대한 정서)…명확한 잣대가 없다
  8. 8부산도 택배갑질 터질라…신축아파트 주차장 높이 갈등
  9. 9김해시, 30년 넘은 ‘노포 맛집’ 지원 팔 걷었다
  10. 10경남자치경찰위 출범…위원장에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
  1. 1절치부심한 거인, SSG ‘쓱’ 누른다
  2. 2“최강은 나야 나”…‘고교 월드컵’ 16일 개막
  3. 3류현진 13일 ‘투타 활약’ 기대하시라
  4. 4‘약속의 땅’서 부활한 매킬로이…18개월 만에 정상
  5. 5선두와 막상막하…봄잠 깬 거인 달라졌네
  6. 6손흥민 EPL 17호 골 맛…전설 ‘차붐’과 어깨
  7. 7코로나가 앗아간 레슬링 올림픽 출전권
  8. 8아이파크 월요일 야간경기 기대되네
  9. 9부산 아이파크, 안방서 대전 하나시티즌에 4-1 완승
  10. 10조상현, 남자농구 국대 새 사령탑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윤영석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글로벌 마이스 도시 부산을 꿈꾸며 /오흥철
한국 해운, 재건을 넘어 부활로 /김형준
기명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수에즈 단상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EU 백신 갈등
두꺼비를 부탁해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불법 주·정차 단속 애환 /박정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문 대통령 특별연설, 국가균형발전 의지 아쉽다
시 청년취업지원사업 실효성 높일 개선책 찾아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강병중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어게인
그 날을 기다리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