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론] 그들은 돌아갈 것인가 /이한숙

외국인 이주노동자 4명중 1명 불법체류

고용허가제 보완, 사회적 비용 줄여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5-09 20:57:00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용노동부는 최근 '불법체류자' 대책 마련에 부산하다. 고용허가제로 들어온 후 합법적인 체류기간이 끝났는데도 돌아가지 않는 이주노동자들이 급증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국내 취업기간을 최장 5~6년으로 제한한 단기 로테이션 제도이다. 단기 로테이션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체류기간이 끝난 이주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돌아가고, 신규 인력이 원활히 도입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럽의 게스트워커(Guestworker) 프로그램이나 미국의 브라세로(Bracero) 프로그램 등 비슷한 성격의 프로그램들이 모두 이주노동자를 돌려보내는 데 별반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단기체류의 신화'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그런 만큼 동아시아 내 이주의 주요한 목적국이 된 한국이 과연 '단기체류의 신화'를 깰 수 있을 것인지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고용허가제 시행 6년째로 체류기간 만료가 시작된 작년, 귀국 대상 이주노동자 4명 중 1명은 돌아가지 않았다. 작년 체류기간이 끝난 이들은 5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만3000여 명, 내년은 6만2000명에 달한다. 그러니 고용노동부가 잔뜩 긴장해서 대책을 내놓은 것도 당연하다. 고용노동부의 대책은 첫째, 불법체류율이 높은 송출국은 도입쿼터를 축소하거나 여차하면 송출을 중단하고, 둘째, 귀국 대상 이주노동자에게 기능·창업 훈련, 본국 고용정보 제공 등을 통해 자발적인 귀국을 유도하며, 셋째, 불법체류자를 고용했다가 적발된 사업주는 한 번은 봐 주겠지만, 두 번째 걸리면 3년 동안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올해 외국인력 도입규모를 늘려서 미등록 체류자 대신 합법 이주노동자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세 가지 대책 모두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려울 듯하다. 우선 세상에는 공짜가 드문 법이다. 이주노동자 도입에 대한 송출협약과 도입쿼터는 여타 외교적 관계나 경제적 조약들을 배경으로 체결되곤 한다. 따라서 고용노동부가 국가 차원의 다른 복잡한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쿼터 축소나 송출중단 의지를 관철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은 본국의 높은 실업률로 인해 돌아가도 일자리 자체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은 기능훈련을 받아봐야 쓸 곳이 없고, 창업훈련을 받아봐야 창업할 거리가 없다.

또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은 당장 내일 필요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인 영세기업들이 많다. 그런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미등록 체류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고용노동부가 생각하듯 방금 한국에 입국한 이주노동자 한 사람과 수년 동안 한국에서 일해 온 이주노동자를 등가로 여기지 않는다. 단기 로테이션 정책만으로는 중소기업의 숙련노동자를 확보할 수 없다는 문제점은 법무부 내에서도 제기된 바 있었다. 이에 법무부는 2008년부터 숙련인력으로 발전한 이주노동자에게 장기체류와 영주를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했었다. 그러나 그 요건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지금까지 이 제도를 이용한 이주노동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단기 로테이션 제도는 이주노동자의 정주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피하고, 경기변동에 따라 외국인력 규모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주노동자의 관리와 통제, 단속·추방에 드는 엄청난 행정적·사회적 비용이 정주로 인한 부담보다 더 높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변동에 따른 외국인력 규모 조절이 얼마나 가능한지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동아시아 경제의 통합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경기가 나빠지면 송출국 경기는 그보다 더 나빠지기 때문이다. 결국 고용허가제는 본래의 의도와 달리 이미 숙련된 이주노동자들은 강제로 돌려보내면서 신규인력은 그와 별개로 도입하고, 다시 이들 중 다수가 미등록 체류자로 남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비현실적이고 경직적인 단기순환정책에 대한 합리적 개선책을 찾으려는 진지한 논의만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이주와 인권연구소 소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2살 어려져 다시 20대” 기대감…“친구가 형·언니로” 혼선 우려도
  2. 2배 못 띄워 300명 제주여행 망친 해운사, 보상 1년째 회피
  3. 3부산 전셋값 급락…하반기 역전세 쏟아진다
  4. 4부산 대학 전임교원 강의 비율…동의대 82%, 교대 52%
  5. 5[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16> 오리 음식과 낙동강
  6. 6서부산 공급과잉 지식산업센터 대규모 공실 우려
  7. 7부산의료원 코로나 사투 3년 후유증…일반환자 뚝 끊겼다
  8. 8부산 청년 39세로 확대 땐 정책 수혜 20만명 는다
  9. 9[정가 백브리핑] 윤심 잡은 ‘김장 연대’가 그의 작품…국힘 ‘찐실세’ 떠오른 박성민
  10. 10주말 황령산 고갯길 넘는 차량들로 몸살…좁은 도로 주민 위협
  1. 1부산 청년 39세로 확대 땐 정책 수혜 20만명 는다
  2. 2[정가 백브리핑] 윤심 잡은 ‘김장 연대’가 그의 작품…국힘 ‘찐실세’ 떠오른 박성민
  3. 3호국 형제 73년 만에 유해 상봉…尹 “한미 핵기반 동맹 격상”(종합)
  4. 4"5년 간 991개 업체, 95억 원 노동부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5. 5‘택시 등 대중교통비 인상 전 의견수렴 의무화’ 조례 시끌
  6. 6“천안함 자폭” 논란 이래경, 민주 혁신위원장 9시간 만에 사의(종합)
  7. 7한국 유엔 안보리 11년만에 재진입할까
  8. 8뮤지컬 보고 치킨 주문까지...교육재정교부금도 줄줄 샜다
  9. 9'호국 형제' 73년 만에 만나 함께 묻혔다
  10. 10원점 돌아간 ‘민주 혁신기구’…되레 혹 붙인 이재명 리더십
  1. 1부산 전셋값 급락…하반기 역전세 쏟아진다
  2. 2서부산 공급과잉 지식산업센터 대규모 공실 우려
  3. 3부산신발 기술 에티오피아 전수…엑스포 우군도 만든다
  4. 4설립허가 난 27곳 중 14곳이 ‘사하’, 지자체 승인 남발 과잉공급 부채질
  5. 5“부산·인천노선 병행…부정기 항공편 적극 발굴”
  6. 6노 “인상” 사 “동결”…與는 지역 차등 최저임금제 발의
  7. 7기아 폭스바겐 등 車 9종, 5만4412대 제작 결함 리콜
  8. 8‘회식에서 혼술로’...편의점 숙성회 나왔다
  9. 9‘5000만 원 목돈’ 청년도약계좌 6% 금리 나올까
  10. 10균형발전 특별법 내달 9일 시행…'지방시대위'에 전문가 300명
  1. 1“2살 어려져 다시 20대” 기대감…“친구가 형·언니로” 혼선 우려도
  2. 2배 못 띄워 300명 제주여행 망친 해운사, 보상 1년째 회피
  3. 3부산 대학 전임교원 강의 비율…동의대 82%, 교대 52%
  4. 4부산의료원 코로나 사투 3년 후유증…일반환자 뚝 끊겼다
  5. 5주말 황령산 고갯길 넘는 차량들로 몸살…좁은 도로 주민 위협
  6. 6부산노동안전보건센터 추진 3년…市, 구체적 건립 계획도 못 세워
  7. 7습기 폭탄, 찬물 샤워…오전 6시면 출근전쟁 소리에 잠 깨
  8. 8카메라에 담은 위트컴 장군의 부산 사랑
  9. 9오늘의 날씨- 2023년 6월 7일
  10. 10“성폭행 당하고도 가해자 낙인” 59년의 恨 대법은 풀어줄까
  1. 1안권수 롯데 가을야구 위해 시즌중 수술
  2. 2메시 어디로? 바르샤냐 사우디냐
  3. 3‘레전드 수비수’ 기리며…16개팀 짜장면 먹으며 열전
  4. 4클린스만호 수비라인 세대교체 성공할까
  5. 5유해란 LPGA 신인왕 굳히기 들어간다
  6. 6추신수, 부산고에 소고기 50㎏ 쐈다…황금사자기 첫 우승에 동문도 ‘들썩’
  7. 7U-20 3연속 4강…브라질·잉글랜드 차례로 격파
  8. 8U-20 월드컵 축구 한국 2회 연속 4강 진출 쾌거
  9. 9롯데, kt 고영표 공략 실패…1-4 패배
  10. 10세트피스로 ‘원샷원킬’…최석현 95분 침묵 깬 헤딩골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황령산 봉수전망대에 보내는 간곡한 바람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바뀐 것이 원인이다
낙동강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기고 [전체보기]
당신이 부산에서 다치면 안 되는 이유
제28회 바다의 날을 보내며
기자수첩 [전체보기]
BIFF 사태, 단순 내부갈등으로 치부될 일인가
업자에 돈 빌려준 경찰들…전세사기 피해자 두 번 울었다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한일회담, 그들의 영구집권은 가능할까?
한국은 여기까지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3차 세계화, 우리는 괜찮을까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거울아, 거울아!” 그 중독의 마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피리와 히치리키
엑스포와 나비효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산은, 새 성장축 발전에 동참하길
‘소통 부재’를 해결하는 법
도청도설 [전체보기]
BTS와 김시스터즈
국가대표의 품격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해 뒷고기
명태 산업
사설 [전체보기]
해파리부터 사고 예방까지…해수욕장 안전 최선을
혁신위원장 낙마, 그만큼 멀어보이는 민주당 쇄신
세상읽기 [전체보기]
6·25전쟁, 의사, 그리고 부산
증거에 기반한 최저임금 인상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복지 지출의 원칙과 난방비 지원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새로운 해양시대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가족에게 감사의 꽃을 드립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나에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한국경제 괜찮은가
한반도에 새로운 국제질서가 등장하고 있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그림의 맛, 돈의 맛
중세의 혐오와 공감의 정치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밥의 길, 쌀의 미래
원전에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세계의 대전환, 2030 부울경세계박람회
근고지영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대통령의 초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
새옹지마
특별기고 [전체보기]
한일관계, 기초 제대로 잡아가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음악
두 마리 토끼, 콘골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남농산수화’의 탄생
의재 허백련의 한국적인 산수화
CEO 칼럼 [전체보기]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는 부산을 꿈꾸며
지역서도 유니콘 기업 나와야 한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