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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대구·경북 밀양공항유치단체 상경집회 자제해야 /신정택

남의 옷 가지더라도 입을 순 없어…공항유치 주장 전에 자성·비판 우선돼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3-21 21:09:5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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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의 참사를 애도하며 슬픔을 함께 나누는 숙연함에 잠겨 있다. 지난주에는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각 단체가 성금으로 구호품을 구입해 전달하는 등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활동에 일본 언론은 물론 모든 일본인이 놀라워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번 재앙이 일본에는 큰 생채기를 남길 것이 분명하지만 한일간에는 역사 속에 응어리진 해묵은 감정을 녹이는 역설적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공항 밀양 유치를 위한 대구·경북의 공항유치단체들은 이런 분위기에서 또다시 대규모 상경 집회를 예고했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극단적 행동으로까지 내몰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특히 대구는 주력산업이 몰락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주도 산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모티브를 찾고 싶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남의 몫일지라도 빼앗고 싶을만큼 다급한 것이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남의 옷은 내가 억지로 소유할 수는 있어도 입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한테 맞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도 지난 20년 가까이 산업구조 개선 실패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아왔다. 심각한 산업공동화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20년의 실패를 교훈삼아 끊임없이 노력해 왔고 눈앞의 성과보다 먼 미래를 보고 달려왔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 역시 부산이 겪은 실패의 교훈에서 만들어진 사업이다. 20년 가까이 준비한 사업이기 때문에 신공항 건설에 대한 부산시민의 열망은 일시적이고 즉흥적으로 분출되고 있는 대구·경북과는 사뭇 다르다.

대구·경북은 신공항 밀양 유치를 목놓아 주장하기보다는 오늘 그들의 모습에 대한 통철한 자성과 비판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20~30년을 내다보고 내 몸에 맞는 옷을 재단해야 한다. 밑그림에 대한 구상 없이는 아무리 좋은 물감도 빛을 발하기 어렵다. 밀양에 과연 신공항이라는 옷이 정말 맞다고 보는지 다시 한 번 반문하고 싶다. 국내선만 놓고보면 대구시민들은 KTX를 이용해 서울에 가는 것이 훨씬 편하고 빠르다. 굳이 밀양까지 와서 항공편으로 서울에 갈 이유가 없다. 대구 시민들조차도 이용하지 않을 공항을 만들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또 대구·경북이 밀양에 건설하고자 하는 공항은 국제공항이다. 하지만 밀양은 24시간 운항이 불가능해 국제공항으로 제대로 기능하기 어렵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밀양에 공항이 건설된다고 해도 김해공항이 밀양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무안공항의 실패 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다. 대도시 수요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공항의 특성상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공항 이전은 불가능하다. 광주공항이 무안공항으로 옮겨가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무안공항은 거액의 국비 손실을 야기한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정치적 선택이 남긴 뼈아픈 교훈이다.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놓고 정치적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가적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지역균형발전이다. 신공항을 둘러싼 지역 간의 극한 대립은 지역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객관적 기준이 우선되어야 할 국가적 프로젝트에 지역의 의사를 제안토록 한 정부의 잘못에서 비롯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의료복합단지, 신공항, LH 본사 이전 등은 모두 명확한 원칙을 제시하지 못한 정부의 오류 사례라고 하겠다.

이젠 바로 잡아야 한다. 공항은 인프라가 있는 곳에 건설되어야 한다. 중국인 관광수요와 일본인 국제선 환승수요에 대비하고 항만, 철도, 항공을 잇는 세계적 물류허브 구축을 위해서라도 공항은 부산에 있어야 한다. 정부는 국가 경쟁력 향상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더이상 정치적 셈법 속에 매몰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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