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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오바마의 한국 교육 칭찬, 그 허와 실 /조경근

청소년에 가해지는 과도한 경쟁 고치고 공부 외의 성공가도 사회가 열어주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2-27 20:45:4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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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초 의회 국정연설에서 7번이나 '한국'을 언급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모 다음으로 아이들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교사다. 한국에서는 교사가 국가 건설자(National builder)로 불린다"고 언급하면서 미국도 교사들을 한국과 같은 수준의 존경심으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드는 생각은 오늘의 한국에서 교사가 여전히 그 정도 존경을 받고 있는가, 그리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려는 자식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의문이다. 그러나 그런 점은 제쳐두고 오바마가 칭찬을 아끼지 않은 우리 교육의 여러 문제점들 중 '경쟁'의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경쟁은 사람을 힘들게 만들지만 발전의 원동력이다. 문제는 지나친 경쟁의 폐해다. 우리 사회가 가진 과도한 교육 경쟁의 폐해는 세 가지다.

첫째,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탈락하는 것을 곧 패배로 인식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다. 공부 경쟁에서 맛보는 좌절과 열등감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부정적이다. 청소년들의 높은 자살률이 이를 대변한다. 어릴 때의 아픈 경험이 더 나은 성장과 성숙의 약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1등과 이기는 것만 칭송되는 분위기는 분명 병적인 현상이다.

둘째, 타고난 능력 차이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전에 체력장이 입시 종목이었던 적이 있다. 달리기, 턱걸이, 넓이뛰기, 던지기를 하는데 신체조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점수 기준이 적용됐다. 정말 우스운 일이었다. 1, 2점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는 입시에서 체격 조건이 완전 무시된 것은 누가 봐도 후진적이다. 공통적으로 꼭 필요한 학습영역만 필수로 하고 나머지 영역은 다양화해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한 방법이다. 그러나 보다 핵심적인 것은 공부 잘하는 것 외의 성공가도를 정부 정책과 사회 분위기가 열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경쟁의 내용이다. 한국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학습 경쟁은 질적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다. 경쟁을 위한 경쟁이 강요되고 있다. 수많은 시험 경쟁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얻는 것이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요구해야 할 경쟁의 내용이 정말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당국의 진지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오바마의 미국이 질적 선진국인 것은 지나친 경쟁의 부정적 영향력이 제어되어 있다는 점에 있다. 거기 살면서 겪은 일이다. 절약을 위해 평소에는 가정집 안에 미용실 의자 하나 갖추고 있는 아주머니께 머리를 깎았다. 그러다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비싸기로 소문난 스탠포드쇼핑센터에 가서 팁까지 비싸게 주고 이발을 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뒷머리 아랫부분의 한 쪽이 올라가 있었다. 또 한번은 안경렌즈를 바꾸러 동네 안경점에 갔다. 백인 아주머니가 주인이었는데 새 렌즈를 끼우는데 작은 나사를 계속 떨어뜨렸다. 30분을 그러고 있어서 "내가 할게요"라는 말이 튀어 나왔다.

한국이었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어떻게 머리카락을 삐뚤게 깎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 30분간 나사를 떨어뜨리는 안경점이 안 망할 수가 있는가. 그래도 그 나라에서는 오랫동안 버젓이 그 일을 계속하는데 문제가 없다. 진짜 모델처럼 머리 하려면 그렇게 해주는 아주 비싼 곳에 가서 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서로 이해하면서 함께 먹고사는 데 있는 것이다. 부족한 것을 보듬고 함께 사는 데 더 큰 가치를 둔 사회임을 느꼈다.

작은 덩치의 우리 한국이 이처럼 발전해온 것은 1등 아니면 안 된다는 그런 경쟁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요즘 바깥에서도 크게 각광 받는 걸그룹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나친 경쟁사회는 건강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경쟁은 하되, 내실 있는 질적 도약을 위한 경쟁이 되도록 하는 것 그리고 뒤처진 다수를 보듬고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분하는 사회가 질적 선진국이다. 먼저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지나친 교육 경쟁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경성대 교수·기획조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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