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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반근착절(盤根錯節) 동남권 신공항 /이해영

입지 논란 때문에 정부 뒷짐 안 될 말

정치논리 치닫기 전 최적지 선정해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1-04 20:05:08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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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뽑은 2010년 사자성어 중에 반근착절(盤根錯節)이 있다. 얽혀있어 해결하기 매우 어려운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꼭 그렇다. 한쪽은 가덕도를, 또 다른 한쪽은 밀양을 최적지라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갑론을박으로 자기네 주장을 꺾지 않고 평행선을 달린다. 신공항 입지선정으로 지역갈등이 비등해지고 있는데도 뾰족한 해법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 광경이 수도권 일부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지, 신공항건설 자체를 뿌리 채 흔들어 버린다. 하기 쉬운 말로, 수요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회적 인프라인 국제공항을 건설하여 국가 경쟁력을 상실할 우를 범할 수 있으며, 후손들에게 막대한 부채를 떠넘길 수 있으니 재고해야 된다는 논리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수요도 확실하지 않은 광양항에 정부의 투 포트 정책으로 막대한 국고를 투입하여 초현대식 항만시설을 해두고도, 아직까지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3분의1 밖에 안되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4억 달러나 들여 만든 양양국제공항은 이용객이 전무한 유령공항이 되어 있고 서해안의 무안공항, 동해안 울진공항도 비슷한 꼴이 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동남권국제공항건설에까지 그 잣대를 들이 대며 발목을 잡아서야 될 일이 아니다. 동남권신공항건설은 수출입 1조 달러 시대의 대한민국에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우선 부산을 중심으로 동남권지역에 포진해 있는 중추산업들을 살펴보자. 부산의 자동차 부품 및 조선 기자재, 창원의 정밀기계, 울산의 석유화학, 거제의 조선, 대구와 구미의 전자와 섬유, 포항의 제철, 사천의 항공산업이 그것이다. 이들 산업은 동남권신공항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면, 활발한 인적 교류와 신속한 정보교환 그리고 원활한 물류흐름으로, 저 넓은 창공을 훨훨 날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세계 제5위 항구인 부산항이 근접해 있어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시너지효과도 나타나게 될 게 분명하다. 특히 부산의 영상, 관광, 국제금융, 디자인산업과 같은 고부가 서비스산업은 미래부산의 먹거리산업으로 국제노선의 직항로가 사업의 승패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뿐이랴, 동남권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부산의 컨벤션센터(벡스코·BEXCO)는 세계적인 전시회나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공간으로 국제공항이 근접해 있지 않고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도시 경우 특화산업 하나만 있어도 반드시 국제공항을 갖추고 있는데, 부산근교에 동남권 발전의 초석이 될 국제공항 하나 건설을 추진하지 못한대서야 오히려 후세에 부끄럽지 않겠는가?

정부의 동남권공항건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국토부의 공항개발종합계획에서 잘 나타난다. 저가항공사의 출현과 중국여행객 증가분을 소극적으로 반영해 수요예측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있다. 전 세계 공항 중 연간 이용승객 수로 따진다면 세계 30위권에 미국의 공항이 무려 9개나 포함되어 있다. 공항 이용 승객 수는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대한민국도 국가 경쟁력이나 경제력으로 볼 때, 30위권 내 2~3개 공항이 진입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정부는 동남권 국제공항 건설 의지를 대승적 차원에서 확고히 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전환하길 바란다.

그리고 공항의 입지선정은 먼 훗날 백년대계를 내다보면, 해안을 활용해 건설하는 것이 옳다. 가덕도가 싫다면 밀양대신 동남권 어디라도 유휴 해안을 대안으로 내놓으면, 얼마든지 의견접근이 가능하리라 본다. 우리는 좁은 국토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또한 이착륙시 소음공해로 인한 주민의 피해가 없어 24시간 항공기 운항이 자유롭고, 산악지대가 없어 활주로가 안전하게 확보되는 공간으로는 해안이 최적지다. 더욱이 가덕도 신공항은 거가대교와 어우러져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여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 밀양을 선호하는 측에서는 단지 가덕도가 근접성에서 불편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와 같이 사통팔달로 탁 트인 도로사정은 오히려 가덕도가 훨씬 편리하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은 늦어질수록 잡음이 많아지고 정치논리로 흐를 수 있다. 정부는 확고한 의지와 의연한 자세로 현명한 결정을 내려 자손만대에 후회 없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중앙해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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