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 /장순근

해외 전문가들의 인류 조상 연구, 끊임없는 열정과 무한한 지원 부러워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01-25 20:54:26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해 세계 고생물학계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440만 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인류의 조상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를 복원한 연구라 생각한다. 복원된 조상은 여자이며 키 1.2m 정도에 54kg 정도로, 작고 뚱뚱했던 것으로 보인다. 팔은 무릎에 닿을 정도로 길어 나무를 오르내리기에 좋았지만, 불편하나마 두 다리로 걸었던 것으로도 보인다.

1992년 12월 17일, 현재 동경대학교 박물관에 있는, 당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 팀 화이트 교수의 대학원생이었던, 겐 수와는 에티오피아 아와시 강변의 아라미스 마을 부근의 땅바닥 자갈 사이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반짝이는 것이 사람과(科)에 속한 동물의 어금니뿌리라는 것을 알아챘다. 연구팀은 며칠 동안 부근을 샅샅이 뒤져, 젖니가 있는 어린애 아래턱뼈화석을 찾기에 이르렀다. 그 젖니는 아주 유치해서 340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조상 루시(Lucy)보다 오랜 것이었다.

이후 그 화석을 "오래 찾아 헤매던 사람과의 중요한 종이 될 것"이라고 1994년 9월 학술지에 발표했고 이어서 골반, 다리, 발목, 발, 팔과 손, 아래턱과 이빨, 무엇보다 중요한 두개골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화석들의 상태가 워낙 나빠 손만 대도 부스러졌고 어떤 뼈는 100개가 넘는 조각이 됐다. 두개골은 부서져 높이가 4cm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자 연구팀은 몇 년에 걸쳐 화석이 나왔던 퇴적물더미 전체를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으로 가져갔다.

마침내 그들은 퇴적물더미를 체로 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붓으로 털어내어, 110개가 넘는 사람과의 화석들을 찾아냈다. 머리뼈는 상당히 많고 팔과 손과 다리와 발의 뼈, 골반 뼈도 있으나 등뼈와 갈비뼈와 어깨뼈와 위팔뼈는 없었다. 또 코끼리, 새, 노래기, 화석목, 꽃가루, 달팽이, 유충들의 화석을 포함해 동식물화석 15만 점을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흙에서 화석을 빨아내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이후 화석은 전문가들에게 넘겨져 컴퓨터 단층촬영(CT)을 비롯한 조사방법으로 원래의 자리로 복원되었다. 겐 수와는 9년에 걸쳐 65개의 머리뼈 조각들을 맞추어 머리뼈를 10회에 걸쳐 복원했다. 오하이오 켄트대학교의 전문가는 골반을 14회에 걸쳐 복원했다. 또 다른 고생물학자들, 예컨대 고식물학자와 무척추동물학자들과 척추동물학자들은 자신의 전공에 맞추어 화석들을 연구했다. 화석이 없는 퇴적물은 퇴적물대로 지구화학자들의 연구재료가 되어, 그들은 퇴적물의 절대연령과 당시의 온도를 계산했다. 층서(層序)학자들은 나름대로 화석이 나온 지층과 상하층 간의 관계를 해석했고 퇴적학자들은 화석이 나온 퇴적층이 쌓인 시간범위와 환경과 퇴적과정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적어도 36 명의 주인공은 10만 년에 걸쳐 쌓였다. 그들은 지하수로 땅바닥이 축축할 정도의 숲 속에 살면서 나무를 기어올라가 무화과, 야자, 팽나무열매를 따먹었다. 원숭이, 쿠두영양, 공작 같은 동물들도 있었고 머리 위로는 비둘기와 앵무새가 날아다녔다. 또 주인공의 이빨 크기와 모양과 에나멜의 분포로 봐 침팬지보다 식성이 좋아서 과일과 단단한 열매와 덩어리 줄기를 먹었고 가끔 곤충과 작은 동물과 새알을 먹었으며 풀밭의 식물보다는 숲의 식물들을 먹었다. 무화과와 다른 과일들을 먹었지만 오늘날의 침팬지만큼 많이 먹지는 않았다. 사람의 조상은 440만 년 전, 과거에 상상했듯이 풀밭에서 살면서 두 다리로 걸었던 게 아니라 숲 속에 살면서 걸었다.

이 연구를 보면서 인간조상의 뼈화석들을 놓고 20년 가까이 수 십 명의 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정책이 부러웠다. 미지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학문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그런 호기심과 열정을 불평 없이 지원한 결과가 세계의 과학사에 남을 유수한 결과를 낳았다는 생각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런 호기심과 열정과 지원과 협조가 우리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길이라고 굳게 믿는다. 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장기표류'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재추진
  2. 2명지신도시 2단계 사업…2.4㎞ 인공수로 뚫고 산책길 조성
  3. 3재판 족쇄 벗고 대선? 김경수에 쏠린 눈
  4. 4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 경질, 새 사령탑에 서튼
  5. 5부산 강서구 행복주택 사업, 지역민 거센 반발
  6. 620대 AZ 금지도 모르고 주사 놔준 병원…백신관리 도마 위
  7. 7부산 7만 소상공인 부담 던 ‘무료 콜체크인’
  8. 8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7-중> 박원욱병원②
  9. 9특정선수만 기용, 유망주 외면…‘꼴찌 롯데’ 전락에 팬도 등 돌려
  10. 10부산 남구청장 공약 ‘안심상가’, 임기 안에 달성하려 졸속 추진
  1. 1재판 족쇄 벗고 대선? 김경수에 쏠린 눈
  2. 2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4> 김웅
  3. 3국힘 당권 ‘영남권 중진-수도권 신진’ 대결로
  4. 4김미애, 백신 부작용 국가가 입증하는 법안 발의
  5. 5문재인 대통령, 장관 후보 3명 청문보고서 재요청
  6. 6홍준표 복당 선언에…국힘 PK 초선들 찬반 팽팽
  7. 7취임 4주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33.9%
  8. 8국힘 당권 레이스, 불 붙은 혁신경쟁
  9. 9문재인 대통령 "흠결 무안주기식 청문회" 장관후보 3인 임명강행 의지
  10. 10부산 여야정 상생협의체 구축 합의…초당적 협치 가속화
  1. 1명지신도시 2단계 사업…2.4㎞ 인공수로 뚫고 산책길 조성
  2. 2부산 7만 소상공인 부담 던 ‘무료 콜체크인’
  3. 3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7-중> 박원욱병원②
  4. 4해수부 석연찮은 감사 연장 비난 봇물
  5. 5떠오르는 사하 ‘대티역스마트W인공지능’ 특별분양
  6. 6저공해차 구매 실적 기장도시공단 150%, 동래구 0%
  7. 7최준우 주금공 사장 “40년 청년 모기지 하반기 도입”
  8. 8스벅 ‘굿즈 이벤트’ 1회 주문 20잔으로 제한
  9. 9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업비트, 또 서버 오류로 매매 지연
  10. 10“콘텐츠 외부 개방해 초연결 과학관 만들 것”
  1. 1‘장기표류' 부산 해상관광케이블카 재추진
  2. 2부산 강서구 행복주택 사업, 지역민 거센 반발
  3. 320대 AZ 금지도 모르고 주사 놔준 병원…백신관리 도마 위
  4. 4부산 남구청장 공약 ‘안심상가’, 임기 안에 달성하려 졸속 추진
  5. 5양산 명언마을 양돈단지 전원주택 탈바꿈
  6. 6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9> 동래구 ‘허그라운드’
  7. 7김해, 부울경 순환선 건설 맞춰 연계 교통망 구축 나선다
  8. 8부산대 등 10개 국립대, 학생지도비 94억 허위로 타내
  9. 9해상타워 줄여(6개→ 3개) 환경훼손 최소화…매출 3% 지역기부 계획도
  10. 10부산관광공사 등 지분 참여 가능성…시민 공모도 검토
  1. 1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 경질, 새 사령탑에 서튼
  2. 2특정선수만 기용, 유망주 외면…‘꼴찌 롯데’ 전락에 팬도 등 돌려
  3. 3“선수 성장 집중…공격야구 펼칠 것”
  4. 4공격 본능 깨어난 아이파크…‘닥공’으로 부활하나
  5. 5kt 허훈, 어린이 후원금·쌀 기부
  6. 6멀티골 황준호, 11라운드 MVP
  7. 7웨스트브룩 ‘182번째 트리플더블’
  8. 8롯데 새 감독 래리 서튼은 누구?
  9. 9롯데, 허문회 감독 경질...후임 래리 서튼 감독
  10. 10“최강은 나야 나”…‘고교 월드컵’ 16일 개막
우리은행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김웅
국민의힘 대표 후보 인터뷰
조해진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글로벌 마이스 도시 부산을 꿈꾸며 /오흥철
한국 해운, 재건을 넘어 부활로 /김형준
기명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 포퓰리즘, 가짜와 짝퉁의 대결
수에즈 단상
기자수첩 [전체보기]
부산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경찰 출신…취지 역행 우려 /박호걸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미얀마의 봄
미·EU 백신 갈등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우리에게 외교 전략이 있는가 /허만
불법 주·정차 단속 애환 /박정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음식은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사설 [전체보기]
취임 한 달 박 시장, 이제부턴 과감한 실행력 보여야
지역 소상공인 오픈마켓 지원, 성공적 정착 기대한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시험대 오른 박형준표 협치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정책 제언 [전체보기]
코로나19는 사람을 차별했다 /박민성
목전에 다가온 메가시티 실현 /강병중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오월의 노래
봄날의 상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와인어게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공공콘텐츠 없인 북항 성공 없다 /서의택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해양컨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