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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미래도시 부산과 소프트 파워 /이해영

매력 넘치는 도시 만들려면 기초질서의식부터 바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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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09-12-29 20:50:31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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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학자이자 외교전문가인 '조지프 S. 나이'는 하드 파워가 군사력과 경제력을 통해 대상 국가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회유(당근)와 위협(채찍)에 의존하여 국가 간의 우위를 결정짓는 파워라면 소프트 파워는 그런 위협이나 보상수단을 동원하지 않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는 파워라고 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방 스스로 원하게 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소프트 파워란 한마디로 매력적인 파워이며, 소프트 파워 자원은 그런 매력을 만들어 내는 자산인 것이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국가 간의 경쟁보다 도시발전이 국가지도자들의 이슈로 떠오르는 현 시점에서 소프트 파워를 국가 간의 의미가 아닌, 창조도시라는 원제하에서 미래도시 부산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어 내는 자산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보자.

도시발전을 위해서는 창조도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창조적 인력이 모여야 하며, 이를 위해 포괄적인 '지역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지역의 질에는 문화 예술 자연 환경 디자인 등을 꼽을 수 있겠으나, 또 하나의 측면으로는 그 지역인의 질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야구가 있는 날 사직구장을 가 보면 정말 신이 난다. 롯데를 응원 나온 2만여 팬들은 오랜지색 봉다리(비닐백)를 머리 위에 이고 야구장이 떠나갈 듯이 '부산 갈매기'를 합창하기도 하고, 구호에 맞춰 타자로 나온 롯데 선수이름을 외쳐 부르기도 한다. 롯데 선수들은 절로 힘이 솟아 공수 모두 기대 이상의 경기를 할 때가 많은 반면 상대 선수들은 그 기세에 눌려 시합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이 어떤 타 도시민이 따라 할 수 없는, 일사불란함과 정열적인 기질을 부산사람은 갖고 있다. 그리고 또 부산사람들은 유별나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부산시민은 4·19항쟁으로 자유당 정권을 무너뜨린 것을 비롯하여 유신정권에 항거한 부마항쟁, 6·29선언을 이끌어낸 민주항쟁 등 불의를 참지 못해 맨주먹으로 항거하였으며, 독재정권들을 줄줄이 굴복시킨 정의에 불타는 위대한 시민들이다. 이 '정열'과 '정의'는 매우 독특한 것으로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없고, 따라 하지 못하는 부산시민만이 갖고 있는 자산이다. 밝고 희망 찬 창조도시 부산 만들기에 이러한 부산시민들의 참여의식을 불러일으켜 힘을 응집해 나간다면 보다 빠른 성과와 결실을 이루어 낼 것이며, 미래부산에 대한 희망이 보일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면과 대칭되는 부산사람의 부정적 요소와 후진국성 사고를 개선하는 것도 도시 소프트 파워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 우선 기초 질서의식이다. 서울에 사는 지인 한 분은 부산에 와서 택시를 타면 도착지까지 차라리 눈을 꼭 감는다 한다. 자가 운전자든 택시기사든 끼어들기는 예사고 과속, 난폭운전은 아예 두 번 다시 오기 싫은 도시로 만들어 버린단다. 음주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3명 이상만 모였다 하면 술판이 벌어진다. 술잔 돌리기는 기본이고 맥주 소주 양주 그리고 폭탄주에 2, 3차까지 가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네 음주습관을 바꿀 수는 없을까? 고성방가는 예사요, 사양하는 상대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모습은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요즘 아침 출근길에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면 어른에게 인사하는 학생을 보기가 극히 드물다. 해서 먼저 학생에게 인사를 건네 본다. 그러면 미안한 듯 미소를 띠우기도 하고, 방긋 웃기도 한다. 남에 대한 배려와 서로 인사하기도 소중한 자원이다.

어느 스님이 '행복 만들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시는 말씀 중에 부드러운 눈길과 부드러운 미소는 행복 만들기의 초석이라 하셨다. 상호 존경하는 마음 갖기, 고운 말 쓰기, 항상 감사한 마음 갖기 또한 도시 소프트 파워의 자원이 아닐까 한다. 부산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산시민의 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정열과 정의에 불을 지펴야 하고, 우리가 부끄러워하는 추한 모습은 과감히 떨쳐버려야 하며, 쑥스럽고 습관이 안 되어서 하지 못한 선행은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매력으로 지역의 질을 높여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미래도시 부산을 만들어 행복한 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가꾸어 나갔으면 한다.

(주)중앙해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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