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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통 부재의 미디어법 정치 /유창선

親정부적 방송 얻고 민심 영영 잃어버릴

미디어법 불통 정국 … 큰 후유증 남을 것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22 21:36:2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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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로 여름철 정국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미디어법의 취지에 대한 여러 설명이 정부 여당으로부터 있었지만, 결국 핵심은 메이저 신문사들의 방송진출 허용으로 요약된다. 한동안 미디어법의 처리 필요성을 산업논리로 설명하던 여권 내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목적을 솔직하고도 공공연하게 밝히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런데 의문이 든다. 특정 신문사들의 방송진출을 위한 미디어법 처리 문제로 여야가 사활적 대결을 벌이고, 국론이 이렇게까지 분열되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인가. 거기에는 여러 원인을 짚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법안을 주도했던 여권의 일방적인 방식에 일차적 책임이 따른다.

여당이 야당과 언론노조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법을 밀어붙인 것은 이들 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직권상정-강행처리-파국을 감수하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만 할 어떤 이유 말이다. 그러나 미디어법이 지금 반드시 통과되어야만 할 그 이유가 어떤 것인지, 정작 대다수 국민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방송에 대한 진입장벽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원론에는 공감하는 사람들조차도, 이 시기에 여당이 국론의 분열을 초래하면서까지 꼭 통과시켜야 할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미디어법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이러한 여론의 동향을 전해주고 있다. 이는 여당이 미디어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동의를 제대로 구하지 않는, 소통 부재의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미디어법의 필요성에 대해 수없이 말해왔지만, 일방적인 홍보논리일 뿐이었다. 국민이 우려하는 여론 독과점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등에 대해서는 성의있는 답을 내놓지 않다가, 막바지에 와서야 급조된 대책을 내놓는 정도였다. 정부 여당이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이었다면 먼저 국민을 이해시키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했는데, 그 과정은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미디어법을 둘러싼 소통 부재는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났다. 물론 야당 측이 미디어법을 원천적으로 거부하며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책임도 있지만, 여당은 야당의 우려를 최소화할 적극적인 유인책을 제시하며 협상을 진전시킬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여당은 자신의 안조차 정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다가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표' 발언이 있고 나서야 야당과의 협상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적 논란이 따르는 법안일수록 소통의 과정을 거치며 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인데, 한나라당은 소통부재의 미디어법 정치를 보인 셈이었다.

결국 박근혜 전 대표가 이런 문제를 짚고 나서야 한나라당은 수정안을 마련하고 야당과 협상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미디어법은 여야 모두에게 너무 커져 버린 사안이 되고 말았다. 미디어법이 여야 간 대결에 있어서 상징적인 문제가 되어 버린 모습은, 17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의 경우와 비슷하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보수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못이겨 결국 국가보안법 폐지를 포기하고 말았다. 집권세력으로서 정치사회적 갈등의 격화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 미디어법을 대하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다르다. 제1야당 대표의 단식농성을 비롯한 결사적인 저지투쟁에도 불구하고, 또한 국민의 취약한 동의 수준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의장석을 점거한 채 직권상정해 강행처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대선의 최대 공약이었던 대운하사업조차도 여론의 반대로 포기했던 정부 여당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격렬한 반대가 계속되는데도 미디어법에 대해서만은 흔들리지 않고 밀어붙였다.

미디어법의 통과는 정부여당에게 그만큼 큰 이익을 안겨다주는 결과를 보장하는 것일까. 물론 보수성향의 메이저 신문사가 방송에 진출할 경우 방송환경은 현재의 여권에게 상당히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자칫하면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친정부적인 방송을 얻는 대신 민심을 잃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법 통과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보인 소통 부재의 모습은 두고두고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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